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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략

우리 애 때부터 다 바뀐다는 말, 반만 맞아요

EDU HIGH 운영자 · 2026.09.22

"선생님, 우리 애 때부터 입시가 다 바뀐다면서요?" 고등학생 학부모 상담에서 가장 먼저 듣는 말이에요. 그런데 막상 무엇이 바뀌는지 물어보면 대답이 흐려져요. 뉴스 제목만 여러 번 지나가서 불안은 커졌는데, 정작 손에 잡히는 정보는 없는 상태죠.

짧게 말하면 이래요. 성적을 매기는 방식과 수능 과목 구성은 크게 바뀌었고, 대학에 들어가는 길의 큰 틀은 그대로예요. 새 제도로 치르는 대입에도 수시와 정시가 있고, 학생부교과·학생부종합·논술·수능위주 전형이 있다는 점에서 형님 누나들 때와 똑같아요. 바뀐 건 그 길 위를 걸을 때 들고 가는 성적표의 모양이에요.

청록색 문 앞에서 이야기하는 두 여성

성적표의 모양이 달라졌어요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는 내신이에요. 9등급이던 고등학교 내신이 5등급으로 줄었어요. 같은 과목을 들은 학생 중 상위 10%가 1등급, 누적 34%까지가 2등급, 66%까지가 3등급, 90%까지가 4등급이에요. 예전 1등급이 상위 4%였던 걸 생각하면 1등급 칸이 넓어진 셈이죠. 여기에 A부터 E까지의 성취도가 함께 적혀요. 등급은 몇 번째인지를, 성취도는 기준에 얼마나 닿았는지를 보여 주는 거예요.

또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고1에서 고3까지 같은 방식으로 등급이 매겨져요. 사회와 과학의 융합 선택과목 몇 개, 체육과 예술, 과학탐구실험, 교양 과목은 등급 없이 성취도나 이수 여부만 나와요. 그러니 아이 성적표를 보면 등급이 있는 과목과 없는 과목이 섞여 있을 거예요. 이상한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설계된 거예요.

수능은 모두가 같은 시험을 봐요

수능에서는 선택과목이 사라졌어요. 국어와 수학은 모두가 같은 문제를 풀고, 사회·과학탐구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봐요. 지금까지는 탐구에서 과목 두 개를 골라 응시했는데, 이제는 고1 때 배우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그 자리를 채워요. 한때 논의되던 심화수학은 수능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어요.

시험 날짜와 모의평가 일정은 해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하니, 응시할 해의 시행 계획을 꼭 확인해 주세요. 수시 원서를 쓰기 전에 모의평가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는지도 그때 함께 살펴보면 좋아요.

그대로인 것들이 오히려 길잡이예요

바뀌지 않는 것도 짚어 볼게요. 수능의 점수 체제, 그러니까 표준점수·백분위·등급으로 성적을 알려 주는 방식은 유지돼요. 영어와 한국사가 절대평가인 것도 같고요. EBS 연계 방식도 현행대로 간다고 했어요. 수시와 정시의 시기를 조정하는 문제도 이번 개편에는 들어가지 않았고요.

대학들이 내놓는 시행계획을 보면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수시가 훨씬 큰 몫을 차지해요.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이 그 중심이에요. 결국 고등학교 생활을 성실히 기록으로 남기는 학생이 가장 넓은 문을 쓰게 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정시도 사라지지 않아요. 수능 성적으로 뽑는 자리는 여전히 있고, 특히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정시 비중이 작지 않아요. 다만 일부 대학이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함께 보겠다고 밝힌 점은 달라진 부분이에요. 정시만 바라보고 학교 수업을 내려놓는 계획은 예전보다 위험해졌다고 보시면 돼요. 대학마다 방식이 다르니 관심 있는 대학이 생기면 그 대학 입학처의 시행계획부터 찾아보세요.

객관식 답안지 위에 놓인 연필

바뀐 것보다 덜 바뀐 것이 더 불안을 줄여 줘요

새 제도를 앞두면 사람들은 바뀐 것만 쳐다봐요. 그러다 보면 "그럼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고, 그 틈으로 온갖 소문이 들어와요. 실제로는 수업 잘 듣고, 시험 꾸준히 준비하고, 관심 있는 주제를 수업 안에서 깊게 파 보는 학생이 유리하다는 그림은 예전과 거의 같아요. 등급 칸이 넓어진 만큼 대학은 등급 말고 다른 것도 더 들여다보려 하겠죠. 그 다른 것은 결국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줄여서 세특이라고 부르는 선생님의 관찰 기록이에요.

고교학점제도 같은 흐름 위에 있어요. 고2부터 아이가 직접 과목을 골라 듣게 되는데, 어떤 과목을 골랐는지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가 돼요. 대학은 성적표에서 "이 학생은 무엇을 배우려고 했나"를 읽어 내려고 해요. 그러니 과목 선택을 등급 받기 쉬운 쪽으로만 몰아가기보다, 아이가 가고 싶은 방향과 함께 놓고 고민해 보시는 게 좋아요.

오늘 아이와 해 볼 한 가지

오늘 저녁에 아이와 함께 지난 학기 성적표를 한번 펼쳐 보세요. 등급이 있는 과목과 성취도만 있는 과목을 손가락으로 짚어 가며 구분해 보는 거예요. 낯설던 새 제도가 우리 아이 성적표 위에서는 생각보다 단순하게 보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