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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략

정시는 수능만 본다던데, 학생부를 어떻게 읽는다는 걸까

EDU HIGH 운영자 · 2026.09.14

"정시는 수능 점수만 보는 거 아니었어요?" 진학 상담에서 교과역량평가 이야기를 꺼내면 대부분 이렇게 되물어요. 맞아요. 아직도 정시 대부분은 수능 점수로 뽑아요. 그런데 일부 대학이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그 방식 중 하나를 흔히 교과역량평가라고 불러요.

가장 먼저 알아 두실 건 이거예요. 정시에서 학생부를 본다고 해서 모든 대학이 내신 등급을 점수로 바꿔 더하는 건 아니에요. 서울대처럼 평가자가 학생부를 읽고 등급을 매기는 방식도 있고, 몇몇 대학처럼 교과 성적을 일정 비율로 환산해 더하는 방식도 있어요. 이름은 비슷해도 속은 꽤 달라요.

![오래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https://images.unsplash.com/photo-1741707596397-efaae09503b5?fm=jpg&q=70&w=1400&auto=format&fit=crop) ## 서울대가 하는 방식부터 볼게요

정시 교과평가를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도입한 곳은 서울대예요. 서울대 입학본부의 전형 안내를 보면, 정시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80과 교과평가 20을 합산해요. 지역균형전형은 수능 60과 교과평가 40을 합산하고요.

교과평가는 숫자를 기계적으로 계산하지 않아요. 평가자 두 명이 따로 학생부의 교과 영역을 읽고 A, B, C 중 하나를 줘요. 두 사람의 등급 조합을 점수로 바꾸는 방식이에요. 어떤 과목을 들었는지, 그 과목에서 어떤 성취를 보였는지, 세특에 어떤 학업 태도가 적혀 있는지를 함께 봐요.

서울대는 이 평가에 전공 연계 권장 과목의 이수 여부도 반영한다고 밝혔어요. 반영 비율은 해마다 바뀔 수 있고 정시 모집요강에서 최종 안내하니, 지원하는 해에 꼭 다시 확인하셔야 해요.

다른 대학들은 어떻게 할까요

서울대 말고도 정시에 학생부를 넣는 대학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어떤 대학은 정시를 수능 100%로 뽑는 유형과 수능 점수에 학생부를 일부 더하는 유형으로 나누기도 하고, 수학·과학 과목 이수 정도를 따로 살피는 곳도 있어요. 구체적인 방식은 해당 대학 모집요강에서 확인해 주세요.

대교협이 정리한 시행계획에서도 정시에서 학생부 교과를 반영해 뽑는 인원이 늘었어요. 다만 전체 정시 인원과 비교하면 아직 작은 규모예요. 대부분의 대학은 여전히 정시를 수능 중심으로 운영해요. 그러니 "이제 정시도 내신 싸움"이라는 말은 과장이에요. 하지만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이 그 일부에 들어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죠.

쌓인 헌책들에 둘러싸여 책을 읽는 안경 쓴 여성

등급표보다 과목표가 먼저 읽혀요

서울대식 교과평가에서 흔히 놓치는 지점이 있어요. 평가자는 등급 평균보다 먼저 아이가 어떤 과목을 어떤 순서로 들었는지를 봐요. 서울대도 "교과(군)별 과목의 위계를 고려하여 평가"한다고 설명해요. 쉽게 말하면 기초 과목을 듣고 그다음 단계 과목으로 나아갔는지, 진로와 관련된 과목에서 도전을 피하지 않았는지를 본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정시를 노리는 아이도 고2 과목 선택을 가볍게 넘기면 안 돼요. 수능 공부할 시간을 벌겠다고 부담 없는 과목만 골라 들었다면, 수능 점수는 충분해도 교과평가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정시러에게 학생부란

"저는 정시러라서요." 학교에서 자주 듣는 말이에요. 정시에 집중하겠다는 결심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다만 그 말이 학교 수업을 내려놓겠다는 뜻이 되면 곤란해요. 교과평가를 하는 대학에서는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있던 기록과 성실하게 참여한 기록이 같은 점수를 받지 않아요.

좋은 소식은 정시용 공부와 학교 공부가 생각보다 많이 겹친다는 거예요. 특히 고1 공통 과목은 수능 출제 범위와 거의 같아요. 학교 수업을 잘 듣는 것이 곧 수능 기초 공사예요. 그 위에 세특 한 줄이 덤으로 얹히는 셈이고요.

한 가지 덧붙이면, 정시 학생부 반영은 재수생에게도 그대로 적용돼요. 졸업한 뒤에는 학생부를 고칠 수 없으니, 재학 중에 남긴 기록이 몇 년 뒤까지 따라가는 셈이에요.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정시를 생각하든 안 하든 학교에서 보내는 하루가 나중에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자산이라고 여겨 두시면 좋아요.

지원하고 싶은 대학 하나만 찾아보세요

교과역량평가가 우리 아이와 상관있는지 알려면 대학 하나만 정해서 그 대학 입학처를 찾아보면 돼요. 정시 전형 안내에 학생부 반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인지 확인하는 거예요. 꿈꾸는 대학 이름 하나를 검색창에 넣어 보는 일, 그게 막연한 소문을 내 아이의 정보로 바꾸는 첫걸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