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입결, 지금 고2는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요
지금 고2 교실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이거예요. "작년 선배들 입결 보면 뭐 해요, 우리는 완전히 다른 시험인데." 맞는 말이기도 하고 아닌 말이기도 해요. 지금 고2는 2028학년도 대입을 치러요. 내신 5등급제와 선택과목 없는 수능으로 대학에 가는 첫 학년이에요.
문제는 바로 위 학년이에요. 지금 고3은 2027학년도 대입을 치르고, 9등급 내신과 선택형 수능의 마지막 세대예요. 고2가 참고할 수 있는 입시 결과는 내년 이맘때까지 전부 옛 제도에서 나온 숫자예요. 새 제도로 시험을 보는데 지도는 옛 지도뿐인 상황, 이게 '낀 학년'이라는 말의 정체예요.
옛 지도에서 그대로 쓸 수 있는 것
선배들의 결과가 모두 쓸모없는 건 아니에요. 대학별로 어느 학과에 지원자가 몰렸는지, 어느 전형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했는지 같은 흐름은 제도가 바뀌어도 쉽게 변하지 않아요. 학과의 인기, 대학의 위치, 전형 방식에서 오는 차이는 등급 체계와 무관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학교 안의 자료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학교에서 어느 대학에 몇 명이 지원했고 어떤 학생부를 가진 선배가 어디에 붙었는지는 여전히 좋은 참고 자료예요.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선배들의 학생부가 어떤 모습이었는지가 등급 숫자보다 더 많은 걸 알려 줘요.
옛 지도로 읽으면 안 되는 것
조심해야 할 건 등급 숫자를 그대로 옮기는 일이에요. 선배들의 교과전형 합격선이 1.8등급이었다고 해서 5등급제에서 1.8을 받으면 된다는 뜻이 아니에요. 9등급제의 1등급은 상위 4%, 5등급제의 1등급은 상위 10%라서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위치를 가리켜요.
수능도 마찬가지예요. 선배들은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시험을 봤어요. 새 수능은 국어와 수학을 모두 같은 문제로 보고, 탐구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에요. 영역별 점수 분포가 어떻게 나올지는 실제 시험을 치러 봐야 알 수 있어요. 선배들의 수능 점수 합격선을 그대로 목표로 삼기는 어려워요.
새 기준은 대학의 2028 계획에 있어요
그럼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요. 가장 확실한 건 대학들이 이미 발표한 2028학년도 시행계획이에요. 대교협이 2026년 4월에 주요사항을 정리해 공개했고, 대학마다 자기 입학처에 시행계획을 올려 두었어요. 전형별 모집 인원, 수능 최저기준, 학생부 반영 방식이 여기 나와 있어요.
여기서 눈여겨볼 건 대학들이 5등급제에 맞춰 무엇을 바꿨는지예요. 교과전형에 서류평가를 섞은 대학, 정시에 학생부를 넣은 대학, 수능 최저를 조정한 대학이 있어요. 지역균형전형 지원 자격을 졸업예정자로 좁힌 대학도 있고요. 이런 변화는 대학이 새 제도에서 무엇으로 학생을 가르려 하는지 알려 주는 신호예요.
첫 학년이라서 생기는 기회도 있어요
새 제도의 첫 학년이 늘 불리한 것만은 아니에요. 재수생이 같은 시험을 준비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은 재학생에게 작은 이점이에요. 졸업생도 2028 수능을 처음 보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고1 때 배운 과목이라, 학교 수업을 성실히 들은 재학생이 기본기에서 앞설 수 있어요.
대학들도 첫해라서 조심스러워요. 합격선을 예측할 자료가 없으니 학생부를 더 꼼꼼히 읽으려 하는 경향이 생겨요. 등급 숫자 외에 수업 속 기록이 탄탄한 학생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넓어질 수 있어요.
그리고 이번 고3 선배들의 결과가 나오는 내년 초를 너무 기다리지 마세요. 그 결과도 옛 제도에서 나온 마지막 숫자라 여러분에게 그대로 들어맞지는 않아요. 차라리 지금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과 학력평가에서 내 위치를 꾸준히 확인하는 게 더 정확한 정보예요. 같은 제도로 시험을 보는 같은 학년 친구들 사이의 위치가 바로 여러분의 진짜 좌표거든요.
오늘 열어 볼 문서 하나
오늘은 지망 대학 한 곳의 입학처에 들어가 2028학년도 시행계획을 찾아보세요. 작년 입결표 대신 이 문서를 먼저 펼쳐서, 내가 지원할 만한 전형의 수능 최저기준과 반영 방식만 메모해 두는 거예요. 옛 지도를 내려놓고 새 지도의 첫 줄을 읽는 일, 낀 학년의 준비는 거기서 시작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