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5대 1은 다섯 명 중 한 명만 붙는다는 뜻일까
5대 1. 정시 원서 접수 마감 날 실시간 경쟁률 화면에서 이 숫자를 본 학생은 대개 겁을 먹어요. 다섯 명 중 한 명만 붙는다는 뜻처럼 들리니까요. 그런데 정시에서는 이 계산이 잘 맞지 않아요. 원서를 낸 다섯 명 중 상당수는 다른 군에 더 가고 싶은 대학을 써 둔 학생들이고, 그들 중 일부는 붙어도 오지 않아요.
그래서 정시 경쟁률은 "얼마나 붐볐나"를 보여 주는 숫자일 뿐, "내가 붙을 확률"을 바로 알려 주지는 않아요. 진짜 확률은 최초합격 이후 얼마나 많은 학생이 빠져나가는지, 즉 추가합격이 얼마나 도는지와 함께 봐야 보이기 시작해요. 숫자 세 개를 엮어 읽는 법을 차근차근 풀어 볼게요.
경쟁률은 지원자 수를 모집 인원으로 나눈 값일 뿐이에요
경쟁률 계산은 단순해요. 지원한 사람 수를 뽑는 인원으로 나눈 거예요. 열 명 뽑는데 쉰 명이 지원하면 5대 1이죠. 이 계산에는 지원자의 성적도, 그들이 다른 군에 어디를 썼는지도 들어 있지 않아요. 상위권 학생 쉰 명이 몰린 5대 1과, 점수대가 넓게 퍼진 쉰 명의 5대 1은 숫자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싸움이에요.
또 정시는 한 사람이 가군, 나군, 다군에 한 장씩 원서를 써요. 같은 학생이 세 곳의 경쟁률에 모두 한 번씩 들어가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모든 학과의 경쟁률을 합쳐 보면 실제 수험생 수보다 훨씬 부풀려져 있어요. 경쟁률이 높게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최초합격은 첫 줄 세우기예요
원서 접수가 끝나고 전형이 진행되면 대학은 모집 인원만큼 첫 합격자를 발표해요. 이게 최초합격이에요. 열 명 뽑는 학과라면 환산점수 순으로 1등부터 10등까지가 최초합격자가 되죠. 여기까지는 경쟁률과 거의 상관이 없어요. 쉰 명이 지원했든 스무 명이 지원했든, 위에서부터 열 명을 자르는 건 같아요.
그다음부터가 진짜 이야기예요. 최초합격한 열 명 중 일부는 다른 군에서 더 가고 싶은 대학에도 붙어 있어요. 그 학생들이 등록하지 않으면 11등, 12등에게 차례가 넘어가요. 이게 추가합격이에요. 대학 입학처가 공개하는 전년도 결과를 보면 학과별로 추가합격이 몇 명까지 나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진짜 합격선은 몇 번째 줄까지인가로 정해져요
결국 내가 붙으려면 지원자 중 몇 등 안에 들어야 할까요? 모집 인원에 추가합격 인원을 더한 등수 안에 들면 돼요. 열 명 뽑는데 추가합격이 열다섯 명까지 돌았다면, 25등까지 합격한 거예요. 이걸 지원자 수와 견줘 보면 실제로 느끼는 경쟁의 강도가 나와요. 쉰 명 중 25등이면 절반이에요. 처음에 본 5대 1과는 꽤 다른 그림이죠.
그래서 경쟁률을 볼 때는 반드시 지난해 충원 인원을 함께 보세요. 경쟁률이 높아도 충원이 많이 도는 학과는 실질적인 문이 넓고, 경쟁률이 낮아도 충원이 거의 없는 학과는 문이 생각보다 좁아요. 숫자 두 개를 함께 놓아야 비로소 내 자리가 보여요.
여기에 한 가지만 더 얹어 볼게요. 쉰 명 중 25등이라는 말은 지원자 쉰 명이 모두 비슷한 실력이라는 전제 위에 있어요. 실제로는 그 안에 상향으로 지원한 학생도 있고, 안정적으로 넣은 학생도 섞여 있어요. 상향 지원자가 많은 학과는 하위권 원서가 두꺼워서, 내 점수가 웬만큼만 되어도 생각보다 앞줄에 설 수 있어요. 이런 감각은 숫자만으로 얻기 어렵고, 비슷한 점수대 친구들이 어디를 쓰는지 학교 상담에서 함께 이야기해 볼 때 조금씩 생겨요.
마감 직전 경쟁률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원서 접수 마지막 날에는 실시간 경쟁률을 보며 학과를 바꾸는 학생들이 많아요. 경쟁률이 낮은 곳으로 옮기면 유리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같은 생각을 하는 학생이 많아서, 마감 직전에 낮았던 학과가 최종 경쟁률에서는 확 뛰는 일이 흔해요. 공개된 경쟁률은 마감 몇 시간 전 기준인 경우가 많아서 마지막 순간의 움직임을 다 보여 주지 못하기도 해요.
경쟁률은 참고만 하고, 결정은 내 환산점수가 그 학과 지원자 사이에서 어느 위치일지에 맞춰야 해요. 대학 입학처의 모의 지원 서비스나 학교 진학 상담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미리 쓸 곳을 정해 두고, 마지막 날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계획을 지키는 게 덜 후회하는 길이에요.
부모님과 함께 볼 숫자 세 개
정시 원서를 앞두고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은 숫자는 세 개예요. 모집 인원, 지난해 경쟁률, 지난해 충원 인원. 이 세 숫자를 관심 학과마다 한 줄씩 적어 두면, 실시간 경쟁률이 아무리 출렁여도 대화가 차분해져요. "몇 대 일이래!"보다 "작년엔 몇 번까지 돌았대"가 훨씬 쓸모 있는 말이거든요. 오늘 관심 학과 하나만 골라 그 세 숫자를 먼저 찾아 적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