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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략

영어 2등급이면 충분하다는 공식이 무너지는 해

EDU HIGH 운영자 · 2025.11.10

"영어는 절대평가니까 2등급만 맞으면 돼요." 고3 교실에서 이 말은 거의 공식처럼 돌아요. 국어와 수학에 시간을 몰아주고, 영어는 감만 유지하자는 거죠. 모의고사에서 영어 1등급이 몇 번 나온 학생일수록 이런 생각이 더 단단해져요. 영어가 무난하게 나온 해라면 크게 틀린 판단이 아니에요. 그런데 영어가 어렵게 나온 해에는 이 공식이 정시 원서 앞에서 무너져요.

수능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 그 아래로 10점 단위로 등급이 내려가요. 다른 학생과 비교하지 않으니 시험이 쉬우면 1등급이 많이 나오고, 어려우면 확 줄어요. 1등급이 귀해진 해에는 영어 등급 하나 차이가 대학 환산점수에서 국어나 수학 몇 문제만큼의 차이로 벌어질 수 있어요. 영어가 '약한 과목'이라는 말은 그해 시험이 어떻게 나왔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예요.

펼쳐진 책들

절대평가인데 왜 차이가 생길까요

영어 등급 자체는 절대평가지만, 대학이 그 등급을 점수로 바꾸는 방식은 대학마다 달라요. 어떤 대학은 1등급과 2등급 사이를 아주 좁게, 어떤 대학은 꽤 넓게 벌려 놓아요. 영어를 가산점이나 감점으로만 쓰는 곳이 있고, 총점 안에 일정 비율로 넣는 곳도 있어요.

등급 간 점수 차가 큰 대학에서는 영어 2등급을 받는 순간 국어나 수학에서 그만큼을 만회해야 해요. 영어가 쉽게 나온 해에는 대부분 지원자가 1등급이라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아요. 하지만 어려운 해에는 1등급과 2등급 사이에 학생들이 갈라지면서, 그 점수 차가 실제 당락을 흔들 만큼 커져요.

불영어 해에 벌어지는 일

영어가 어렵게 나오면 국어와 수학이 비슷한 학생들 사이에서 영어 등급이 순서를 정하는 일이 생겨요. 특히 상위권 대학 지원자들은 국어와 수학 점수가 촘촘하게 몰려 있어서, 작은 차이 하나가 크게 작용해요. 그 해에는 "영어 1등급"이 생각보다 강한 무기가 되죠.

또 하나,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에도 영향을 줘요. 영어를 최저 기준 영역에 넣는 전형이 많은데, 영어 등급이 한 칸 떨어지면 최저를 못 맞추는 학생이 늘어나요. 그 결과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오는 인원이 달라질 수 있고, 정시 판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줘요.

책상에서 종이에 글을 쓰는 사람

내 지원 대학의 영어 표를 먼저 보세요

영어가 정시에서 얼마나 힘을 쓰는지는 결국 내가 지원할 대학이 영어를 어떻게 쓰는지에 달려 있어요. 대학 정시 모집요강에는 영어 등급별 환산 점수표가 나와 있어요. 이 표에서 1등급과 2등급, 2등급과 3등급 사이가 몇 점인지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그 점수가 대학 총점에서 어느 정도 비중인지 함께 보면 돼요.

같은 영어 2등급이라도 어떤 대학에서는 거의 손해가 없고, 어떤 대학에서는 꽤 큰 손해가 돼요. 영어 성적이 아쉬운 학생이라면 등급 간 차이가 작은 대학을 찾아보는 게 정시 전략의 한 축이 될 수 있어요. 반대로 영어에 자신 있는 학생이라면 차이가 큰 대학에서 영어가 강점이 되고요.

이 비교는 수능 성적이 나온 뒤에 해도 늦지 않지만, 표가 어디 있는지 미리 알아 두면 성적 발표 날 훨씬 빨리 움직일 수 있어요. 대학마다 반영 방식이 해마다 조금씩 바뀌기도 하니, 지난해 자료가 아니라 올해 모집요강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친구가 알려 준 "그 대학 영어 차이 별로 없대" 같은 말은 확인 전까지는 소문일 뿐이에요.

남은 기간 영어를 대하는 태도

수능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때 영어를 내려놓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영어는 매일 짧게라도 손을 대지 않으면 금방 감이 무뎌지는 과목이에요. 하루 이삼십 분만이라도 지문을 읽고,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을 꾸준히 이어 가는 게 좋아요.

특히 영어가 어렵게 나오는 해에는 빈칸 추론이나 문장 삽입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형에서 등급이 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유형에 너무 오래 붙잡혀 뒤쪽 쉬운 문제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실전처럼 시간을 재고 푸는 연습을 해 두세요. 어려운 문제 하나를 붙잡기보다 맞힐 수 있는 문제를 확실히 챙기는 쪽이 등급을 지키는 길이에요.

오늘 확인해 볼 표 한 장

지원을 고민하는 대학 하나를 골라 정시 모집요강의 영어 환산표를 찾아보세요. 1등급과 2등급 사이 점수 차를 적고, 그게 국어나 수학 몇 점 정도와 맞먹는지 대략 계산해 보는 거예요. 그 숫자를 보고 나면 오늘 영어 지문 한 세트를 더 풀지 말지 고민이 훨씬 짧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