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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략

수능 끝난 미대 지망생에게 남은 두 번째 시험

EDU HIGH 운영자 · 2025.01.16

수능 다음 날 아침, 미대 입시 화실은 유난히 붐벼요. 전날 시험장을 나선 아이들이 쉬지도 못하고 다시 화판 앞에 앉거든요. 친구들이 가채점표를 들고 웃거나 우는 동안, 미술 계열 정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은 아직 시험 하나가 더 남아 있어요.

정시 실기전형은 수능 점수와 실기 점수를 함께 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수능이 끝났다고 마음을 놓는 순간, 남은 실기 준비가 급해지고 동시에 수능 점수가 어디쯤인지에 따라 지원 전략이 완전히 달라져요. 지금 고3에게 필요한 건 그림 실력 하나가 아니라, 점수와 실기를 함께 놓고 판단하는 눈이에요.

이젤 앞에서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

수능 점수가 실기 전략을 정해요

미술 계열 정시는 대학마다 수능과 실기의 비율이 달라요. 실기 비중이 큰 대학이 있는가 하면, 실기 없이 수능만으로 뽑는 미술 관련 학과도 있어요. 수능에서 국어나 영어 같은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도 있고요.

그래서 가채점이 나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을 두 갈래로 나눠 보는 거예요. 수능 점수가 기대보다 잘 나왔다면 수능 비중이 큰 대학이나 실기 없는 학과까지 시야를 넓혀도 돼요.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면 실기 비중이 높은 대학에서 그림으로 만회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죠. 이 판단을 성적 발표일까지 미루면 실기 준비 방향을 잡는 데 귀한 몇 주를 흘려보내게 돼요.

대학마다 실기 주제와 재료가 달라요

미술 실기는 대학별로 시험 유형이 꽤 달라요. 기초 디자인, 사고의 전환, 발상과 표현, 정물 수채화, 소묘 같은 유형이 있고, 같은 이름이어도 대학마다 요구하는 화면 구성이나 재료가 달라요. 시험지에 사물이나 사진, 글귀를 주고 그 자리에서 해석해서 그리게 하는 곳도 있고, 미리 공개된 범위 안에서 출제하는 곳도 있어요.

원서를 쓰기 전에 지원하려는 대학의 실기 유형과 시험 시간, 화지 크기, 허용 재료를 모집요강에서 꼭 확인하세요. 해마다 바뀌는 부분이 있어서, 작년 선배 이야기만 듣고 준비하면 시험장에서 당황할 수 있어요. 대학이 공개하는 실기 문제와 출제 의도 자료가 있다면 그것이 가장 정확한 연습 교재예요.

작업실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는 두 여성

수능 후 몇 주는 '대학별 모의 실기'로 써요

수능이 끝난 뒤에는 그림 시간 자체는 넉넉해져요. 이때 막연히 많이 그리는 것보다, 지원할 대학의 시험 조건을 그대로 재현해서 연습하는 편이 훨씬 효과가 커요. 같은 시간, 같은 화지, 같은 재료로 시계를 옆에 두고 그려 보는 거예요.

어떤 아이는 평소엔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리는데 시험 시간 안에 마무리를 못 해요. 또 어떤 아이는 손은 빠른데 주제를 엉뚱하게 해석해서 점수가 깎이고요. 대학별 조건으로 몇 번 그려 보면 이런 버릇이 금방 드러나요. 그림이 끝난 뒤에는 선생님께 "이 대학 기준으로 보면 어디가 아쉬워요?"라고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막연한 칭찬보다 그 한마디가 시험 직전에는 더 쓸모 있어요. 그린 그림은 날짜를 적어 한곳에 모아 두세요. 일주일 뒤 처음 그림과 마지막 그림을 나란히 놓고 보면, 무엇이 나아졌고 무엇이 그대로인지 스스로도 보여요.

원서 접수와 실기 일정을 한 장에 그려 두세요

정시는 가, 나, 다 군별로 한 곳씩 지원할 수 있고, 실기 시험 날짜도 대학마다 달라요. 군이 달라도 실기 날짜가 겹치거나 너무 붙어 있으면 체력과 집중력이 버티지 못해요. 원서를 쓰기 전에 지원 후보 대학의 실기 날짜를 달력 한 장에 모두 적어 보세요. 날짜를 보면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조합이 저절로 걸러져요.

조합을 고를 때는 세 곳을 모두 같은 높이로 쓰지 않는 게 좋아요. 한 곳은 내 수능 점수와 실기 실력으로 넉넉히 노릴 수 있는 대학, 한 곳은 조금 높지만 실기로 승부해 볼 만한 대학, 나머지 한 곳은 그 사이에서 고르는 식이죠. 실기 시험은 당일 주제와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크게 흔들려서, 세 장을 모두 높게 쓰면 한 해를 통째로 다시 준비해야 할 수도 있어요. 화실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의 의견을 함께 들어 보면 판단이 훨씬 단단해져요.

몸이 버텨야 손도 버텨요

수능을 치른 몸은 생각보다 지쳐 있어요. 여기에 하루 몇 시간씩 실기 연습이 더해지면 손목과 어깨가 먼저 신호를 보내요. 시험 직전 일주일은 새로운 시도를 줄이고, 이미 손에 익은 방식으로 완성도를 다듬는 데 집중하세요. 오늘 밤에는 붓을 씻어 정리하면서, 시험장에 가져갈 재료 목록부터 한 줄씩 적어 보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해 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