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AI대학이 공식 자료에서 바라는 학생상
인공지능 학과를 꿈꾸는 고2가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은 이거예요. "코딩 대회 상이 없으면 안 되나요?" 학교 밖 수상 실적은 학생부에 쓸 수도 없는데, 그럼 대학은 무엇을 보고 뽑을까요. 숭실대가 좋은 답안지예요. 숭실대는 학종 가이드북에서 스스로를 '국내 최초 AI대학'을 둔 대학으로 소개하고, 그 안의 AI소프트웨어학부를 비롯한 공학 계열 학생을 어떻게 뽑는지 꽤 자세히 적어 두었어요.
이 글은 대학 관계자의 발언을 옮기는 대신, 숭실대 입학처가 공식 가이드북에 적어 둔 인재상을 읽어 보는 방식으로 썼어요. 대학이 직접 문서로 밝힌 기준이 사실 가장 믿을 만한 '대학의 말'이니까요. 그 문장을 따라가 보면 요구하는 바는 의외로 단순해요. 학교 수업 안에서 깊이 파고든 학생, 그리고 전공을 향해 적극적으로 길을 찾아온 학생이에요.
AI소프트웨어학부, 트랙으로 배우는 학과
숭실대 가이드북에 따르면 AI소프트웨어학부는 입학할 때는 학부로 들어오고, 졸업할 때는 소프트웨어, 정보보호, 인공지능, AI시스템 가운데 하나의 전공으로 졸업하는 트랙 제도를 운영해요. 1, 2학년에는 기초 수학과 프로그래밍 같은 공통 역량을 쌓고, 그 위에 전공을 고르는 구조예요. 학과 사이의 벽을 낮추고 AI를 중심으로 여러 기술을 엮겠다는 설계죠.
최근에는 지능전자공학부도 새로 생겼어요. 이전 전자정보공학부의 전자공학전공과 IT융합전공을 합친 학부로, 3학년이 되면 반도체, 피지컬AI, AI인프라, 전파통신 네 트랙 중 하나를 자유롭게 고른다고 안내돼 있어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서 AI를 다루는 학과가 함께 생긴 셈이에요.
서류형은 '깊이', 면접형은 '방향'을 봐요
숭실대는 대표 학종인 SSU미래인재전형을 서류형과 면접형으로 나눴어요. 그리고 두 전형의 인재상을 따로 적어 두었어요. 서류형은 '자기주도적으로 깊이 있는 탐구활동을 수행한 학생', 면접형은 '적극적으로 전공(계열) 관련 진로를 탐색해 온 학생'이에요. 서류형은 탐구역량을, 면접형은 진로역량을 평가의 중심에 둔다고 밝히고 있어요.
AI 학과 지원자에게 이 두 문장은 꽤 구체적인 지도예요. 수학이나 정보 수업에서 생긴 질문 하나를 끝까지 파고든 기록이 있다면 서류형이 맞아요. 반대로 여러 활동을 거치며 AI라는 진로를 점점 또렷하게 만들어 온 과정이 있고, 그걸 말로 설명할 자신이 있다면 면접형이 맞고요. 면접형은 1단계 서류 3배수에서 3.5배수, 2단계 1단계 성적 50%와 면접 50%로 면접 비중이 절반이에요.
코딩 실적보다 수업 속 질문이에요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볼게요. 학교 밖 대회 수상은 학생부에 쓸 수 없고, 대학도 평가에서 볼 수 없어요. 그러니 AI 학과를 준비하는 학생이 쌓아야 할 건 학교 안의 기록이에요. 정보 수업에서 만든 작은 프로그램, 수학 시간에 배운 행렬이나 확률이 인공지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찾아본 과정, 그 과정에서 막혔던 지점과 해결 방법 같은 것들이요.
이런 기록은 크고 화려할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무엇이 궁금했고, 어디까지 알아냈고, 무엇이 아직 남았는지'가 분명한 짧은 탐구가 서류형 인재상인 '깊이 있는 탐구'에 더 가까워요.
숭실대 가이드북에는 자유전공학부(인문, 자연) 입학생도 나중에 AI소프트웨어학부나 지능전자공학부 전공을 고를 수 있다고 안내돼 있어요. 자유전공학부는 서류형으로만 뽑으니, AI 분야를 생각하지만 학과를 확정하기 이른 학생에게는 이 길도 하나의 선택지예요.
고2가 이번 겨울에 할 일
첫째, 3학년 과목 선택에서 수학과 정보 관련 과목을 빼지 마세요. 트랙 제도로 공부하는 학과는 1, 2학년 공통 과목에서 수학과 프로그래밍 기초를 다지니, 고등학교에서 그 바탕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해요. 둘째, 지금까지의 학생부를 읽고 내가 서류형에 가까운지 면접형에 가까운지 먼저 판단해 보세요. 그 판단에 따라 3학년 1학기에 채울 기록의 방향이 달라져요.
AI 학과의 시작은 결국 질문이에요
인공지능은 빠르게 바뀌는 분야라, 고등학생이 지금 배운 기술이 대학 졸업 때도 그대로 쓰일 거라는 보장은 없어요. 대학이 정말 보고 싶은 건 기술이 바뀌어도 계속 질문하고 파고드는 사람이에요. 오늘 수업 시간에 '이건 왜 이렇게 될까'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그 질문을 노트 한쪽에 적어 두세요. 그 한 줄이 AI 학과로 가는 가장 정직한 첫걸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