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17만 명 틈에서 재학생이 지킬 영역별 한 수
9월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숫자는 예상보다 많았어요. 2027학년도 수능에 원서를 낸 졸업생은 17만 3천여 명이고, 검정고시 출신까지 더하면 재학생이 아닌 지원자가 전체의 35%를 조금 넘어요. 시험은 11월 19일 목요일이에요.
이 숫자가 무겁게 느껴지는 건 당연해요. 그래도 수능 점수는 남이 몇 명 왔느냐보다 내가 시험지 앞에서 몇 문제를 지켜 내느냐로 정해져요. 남은 몇 주 동안 재학생이 영역별로 무엇에 손을 대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이야기해 볼게요.
지금은 넓히는 시기가 아니라 좁히는 시기예요
수능 한 달여 전에 새로운 문제집을 사는 학생이 꽤 많아요. 불안하니까요. 그런데 이 시기에 새로운 걸 펼치면 모르는 게 더 많이 보여서 불안이 커지기만 해요. 지금은 이미 푼 문제, 이미 본 개념을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때예요.
틀렸던 문제를 모아 둔 오답 노트나 표시해 둔 기출이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교재예요. 그런 게 없다면 9월 모의평가 시험지부터 다시 꺼내 보세요. 평가원이 직접 낸 시험이라 출제 방향을 가장 가깝게 보여 줘요. 한 번 풀었던 시험지라도 다시 풀어 보면 그때와 다른 곳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어요. 그 자리가 지금 내가 가장 먼저 메워야 할 빈틈이에요.
국어와 수학, 시간 배분부터 정하세요
국어는 시험장에서 순서를 정해 두는 게 중요해요. 독서, 문학, 선택과목 중 무엇부터 풀지, 막히는 지문에서 몇 분이 지나면 넘어갈지. 이걸 남은 모의고사에서 같은 순서로 연습해 두면 당일에 덜 흔들려요.
수학은 내가 어디까지 안정적으로 맞히는지를 아는 게 먼저예요. 끝 번호 고난도 문제에 매달리다 중간 문제를 놓치는 게 재학생이 가장 흔히 겪는 실수예요. 안정적으로 맞힐 수 있는 문제를 먼저 다 풀고, 남은 시간에 어려운 문제를 보는 순서를 몸에 익혀 두세요.
영어와 탐구는 감각을 끊지 않는 게 먼저예요
영어는 절대평가라 등급 기준 점수만 넘기면 돼요. 그러니 매일 같은 시간에 한 세트씩 풀어 감각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아요. 며칠 쉬면 듣기부터 흔들려요.
탐구는 남은 기간에 점수가 가장 많이 오를 수 있는 영역이에요. 개념이 정리된 과목이라면 자주 틀리는 단원 위주로 반복하고, 기출 선지를 다시 보며 헷갈리는 표현을 정리하세요. 두 과목 사이 시간 배분도 미리 연습해 두면 좋아요.
한국사도 잊으면 안 돼요. 한국사는 필수 영역이라 응시하지 않으면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돼요. 대부분의 대학이 등급에 따라 가산하거나 감점하는 정도로만 반영하지만, 시험장에서 대충 넘기면 아쉬운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남은 기간에 기출 몇 회분을 가볍게 다시 보며 헷갈리는 시대 흐름만 정리해 두세요. 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지킬 수 있는 영역이에요. 수시 최저에 영역을 몇 개 쓰는지에 따라 집중할 과목이 달라지니, 지원한 대학의 기준도 한 번 더 확인해 두세요.
수능 시간표대로 하루를 살아 보세요
졸업생은 수능 당일의 긴 하루를 이미 한 번 겪어 봤어요. 재학생이 그 경험을 따라잡는 방법은 미리 연습하는 거예요. 주말 하루를 골라 실제 수능 시간표대로 국어부터 탐구까지 풀어 보세요. 점심도 그 시간에 먹고, 쉬는 시간도 그 길이만큼만 쉬고요.
한 번 해 보면 오후 탐구 시간에 집중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직접 느끼게 돼요. 그걸 알고 대비하는 것과 당일 처음 겪는 건 전혀 달라요.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을 때 오후에 덜 졸린지도 이때 확인해 두면 좋아요. 평소 먹던 소화 잘되는 음식이 가장 무난해요. 올해부터는 수험표 뒷면에 가채점표가 인쇄되니, 연습할 때 답을 옮겨 적는 습관도 같이 들여 두세요. 시험 종료령이 울린 뒤에 적으면 부정행위가 되니 시간 안에 적는 연습이 필요해요.
숫자보다 나의 다음 한 문제
남은 기간 동안 "N수생이 많아서"라는 말은 마음속에서 내려놓으세요. 시험지 위에는 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요. 보이는 건 내 앞의 문제 하나예요. 오늘 저녁엔 9월 모의평가에서 틀린 문제 중 하나를 골라 다시 풀어 보세요. 그 한 문제가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능 준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