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입 전략

강남 학교 정시 합격이 많다는 소문, 우리 학교는 어떨까

EDU HIGH 운영자 · 2025.12.08

"정시는 결국 강남 애들 판 아닌가요?" 학부모 설명회가 끝나고 한 어머님이 조용히 다가와 하신 말이에요. 뉴스에서 상위권 대학 정시 합격자가 특정 지역과 특정 유형의 학교에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자연스러워요. 정시 비중이 커질수록 그 쏠림이 더 심해질 거라는 걱정도 함께요.

그 걱정에는 근거가 있어요. 다만 그 숫자가 왜 생기는지를 알면, 우리 아이 학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함께 보여요. 정시 성과의 차이는 학교 간판보다 '수능에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매달릴 수 있는 환경인가'에서 더 많이 갈리거든요.

넓은 광장을 지나 석조 건물의 큰 계단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정시 합격자 숫자에 숨은 졸업생

정시 합격자를 출신 고교로 세면 재학생만 세는 게 아니에요. 그 학교를 졸업하고 재수, 삼수를 해서 합격한 학생도 함께 들어가요. 교육열이 높은 지역일수록 졸업 후 다시 도전하는 학생이 많고, 그 학생들이 정시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서 그 지역 고교의 정시 숫자가 커져요.

그러니 "그 학교 정시 합격자가 많다"는 말은 "그 학교 재학생이 수능을 잘 본다"와 같은 말이 아닐 수 있어요. 학교가 3년 동안 만들어 낸 결과라기보다, 졸업 후 1~2년을 수능에 더 투자한 결과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요.

내신이 불리한 학교가 정시로 향하는 이유

학생 수가 많고 성적이 높은 학생이 몰린 학교에서는 내신 등급을 잘 받기가 어려워요. 5등급제에서도 1등급은 상위 10%라서, 우수한 학생이 많은 학교일수록 그 10% 안에 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요. 그러다 보니 이런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는 일찍부터 수시보다 정시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도 그 흐름에 맞춰 수능 대비를 중심으로 수업과 분위기를 꾸리게 되고요. 결국 정시 성과가 높은 학교는 처음부터 정시를 주된 길로 정하고 3년을 그 방향으로 걸어온 학교인 셈이에요. 수시를 주로 준비하는 학교와 같은 잣대로 숫자를 비교하면 공정한 비교가 되기 어려워요.

천장 등이 이어진 학교 복도

우리 아이 학교에서 정시를 바라보는 법

그렇다면 일반고, 특히 비교적 내신을 받기 수월한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정시를 포기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다만 출발점을 다르게 잡으셔야 해요. 이런 학교에서는 내신을 잘 챙겨 수시를 중심에 두고, 수능은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힘으로 함께 키우는 방식이 대개 가장 현실적이에요.

물론 모의고사 성적이 내신보다 꾸준히 좋은 아이라면 정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만해요. 그럴 땐 학교 등급과 모의고사 백분위를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더 높은 대학으로 이어지는지 담임 선생님과 함께 따져 보세요. 정시 비중이 커졌다는 뉴스보다, 우리 아이 숫자가 어느 쪽에 더 유리한지가 훨씬 중요해요.

또 하나 기억하실 점이 있어요.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은 정시에서도 수능 점수만 보지 않고 학생부의 교과 이수 내용이나 성취도를 함께 반영하는 방식을 쓰고 있어요. 정시라고 해서 학교 생활과 완전히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대학마다 방식이 다르니 관심 있는 대학의 모집요강에서 정시 평가 방법을 꼭 확인해 보세요.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들은 아이가 정시에서도 손해 보지 않는 흐름이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숫자 비교가 아이를 흔들지 않게

학부모 모임에서 "그 학교는 정시로 몇 명 보냈대"라는 이야기가 오가면 마음이 급해지기 쉬워요. 그런데 다른 학교의 숫자는 우리 아이의 숫자가 아니에요. 그 숫자를 가지고 아이에게 학교 탓을 하거나, 고2 중간에 갑자기 방향을 바꾸라고 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해 온 게 다 잘못된 것처럼 느껴져요.

방향을 바꾸는 게 맞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아이의 성적 흐름과 학생부를 차분히 들여다본 뒤에 내리는 결정이어야 해요. 다른 집 이야기에서 출발한 결정은 오래가지 못해요.

정시 확대 뉴스를 읽는 부모님의 자리

정시 비중을 늘리는 대학이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대학이 어떤 전형을 줄이고 정시를 늘렸는지 입학처의 모집요강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숫자가 바뀐 이유와 방식은 대학마다 달라요. 그리고 그 내용을 아이에게 겁주는 말이 아니라 같이 고민할 자료로 건네 주세요.

오늘 저녁엔 아이의 최근 내신 성적표와 모의고사 성적표를 식탁 위에 함께 펼쳐 놓고, "너는 어느 쪽이 더 편하게 느껴져?"라고 한번 물어봐 주세요. 그 대답 안에 우리 아이만의 정시와 수시의 비율이 들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