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입 전략

수시 원서 접수가 끝나고 경쟁률이 오른 진짜 이유

EDU HIGH 운영자 · 2025.08.27

수시 원서 접수 마지막 날 저녁, 휴대폰으로 실시간 경쟁률을 새로 고치던 고3이 한숨을 쉬어요. "작년보다 훨씬 올랐어요. 저 떨어지는 거 아니에요?" 9월이면 교실 곳곳에서 들리는 말이에요. 원서를 다 내고 나서 경쟁률 기사를 보면 괜히 내가 잘못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죠.

먼저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셨으면 해요. 경쟁률이 올랐다는 건 지원서가 많아졌다는 뜻이지, 나보다 잘하는 학생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경쟁률이 오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겹쳐 있고, 그중 상당수는 내 합격 가능성과 직접 관련이 없어요.

나무 판 위에 놓인 노트

학생 수가 같아도 원서는 늘 수 있어요

수시는 한 학생이 최대 여섯 장의 원서를 쓸 수 있어요. 예전에는 네다섯 장만 쓰던 학생이 올해 여섯 장을 꽉 채우면, 학생 수는 그대로여도 전체 원서 수가 늘어요. 불안한 해일수록 학생들이 원서를 아끼지 않고 다 쓰는 경향이 있어요.

고3 학생 수가 조금 늘어난 해라면 경쟁률은 더 쉽게 올라가요. 졸업생 중에 수시에 다시 지원하는 학생이 늘어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이유로 오른 경쟁률은 학과 전체가 고르게 붐빈 결과라서, 특정 학과의 합격선을 크게 바꾸지는 않아요.

오히려 이런 해에는 원서 한 장 한 장의 무게가 가벼워져요. 많은 학생이 여섯 장을 다 쓰면서 그중 일부는 붙어도 가지 않을 곳에 쓰거든요. 그 원서들은 경쟁률은 올리지만, 합격 발표 뒤에는 추가 합격으로 빠져나가는 자리가 돼요. 경쟁률이 오른 해에 예비 번호가 평소보다 깊이 내려가는 일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모집인원이 줄면 숫자가 확 뛰어요

경쟁률은 지원자 수를 모집인원으로 나눈 값이에요. 그래서 지원자가 그대로여도 모집인원이 줄면 경쟁률이 올라가요. 어떤 대학이 수시 인원 일부를 정시로 옮기거나 특정 전형의 인원을 줄이면 그 전형의 경쟁률이 크게 뛰어 보여요.

모집인원이 몇 명 안 되는 학과는 더 예민해요. 다섯 명 뽑는 곳에 지원자가 열 명만 늘어도 경쟁률이 두 칸이나 올라가요. 그러니 경쟁률이 크게 오른 학과를 보면 먼저 모집인원이 바뀌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대학이 발표하는 수시 모집요강에 모집단위별 인원이 나와 있어요.

수능 최저가 바뀌면 지원자가 몰려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추거나 없앤 전형에는 지원자가 몰리기 쉬워요. "최저가 없으니까 일단 써 보자"는 학생이 늘거든요. 반대로 최저 기준이 있는 전형은 경쟁률이 높아 보여도, 실제로 기준을 통과하는 학생이 줄어서 실질 경쟁률은 훨씬 낮을 수 있어요.

그래서 논술 전형처럼 최저 기준이 있는 곳은 수십 대 일의 경쟁률에 겁먹을 필요가 없어요. 그 숫자 안에는 최저를 맞추지 못해 빠질 학생들이 꽤 섞여 있거든요. 내가 할 일은 최저를 확실히 맞추는 거예요.

학생부종합전형도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경쟁률이 높아도 그 안에는 학과와 잘 맞지 않는 서류도 섞여 있어요. 입학사정관이 끝까지 고민하는 건 그 학과에 맞는 이야기를 가진 몇몇 지원자예요. 내 서류가 그 안에 들어갈 만큼 방향이 분명하다면, 경쟁률 숫자는 생각보다 힘을 쓰지 못해요.

쌓여 있는 책

작년에 낮았던 곳은 올해 오르기 쉬워요

입시에는 반사 효과라는 게 있어요. 작년에 경쟁률이 낮았거나 합격선이 내려간 학과는 올해 학생들 눈에 '해 볼 만한 곳'으로 보여서 지원자가 몰려요. 그 결과 올해 경쟁률이 크게 오르고, 내년에는 또 반대로 움직이기도 해요.

이런 흐름은 원서를 다 쓴 뒤에는 바꿀 수 없어요. 다만 결과를 받아들일 때 도움이 돼요. 내가 쓴 학과의 경쟁률이 크게 올랐다면, 작년 결과가 어땠는지 한번 찾아보세요. 작년이 유난히 낮았다면 올해 오른 건 자연스러운 되돌아옴일 수 있어요.

원서를 낸 뒤, 숫자 대신 붙잡을 것

경쟁률은 이미 정해졌어요. 지금부터 내 결과를 바꾸는 건 남은 준비예요. 면접이 있는 전형이라면 내 학생부를 다시 읽으며 예상 질문에 답해 보세요. 논술이 있다면 그 대학의 기출 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어 보고요. 최저 기준이 있다면 수능까지 남은 날짜를 거꾸로 세며 과목별 계획을 다시 세우세요.

경쟁률 화면은 이제 닫아도 괜찮아요. 오늘은 내가 지원한 여섯 곳의 면접, 논술, 최저 일정과 조건을 한 장에 적어 책상 앞에 붙여 두세요. 숫자를 들여다보던 시간을 그 한 장을 채우는 데 쓰면, 결과도 훨씬 덜 무서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