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로·교육

교육과정이 좋다는 소문, 학교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요

EDU HIGH 운영자 · 2025.06.30

"그 학교 교육과정이 좋다던데요." 고입 상담을 하다 보면 이 말을 정말 자주 들어요. 그런데 "어떤 점이 좋다고 하던가요?" 하고 되물으면 대부분 말끝이 흐려집니다. 들은 말은 있는데, 무엇을 보고 좋다고 하는지는 모르는 거죠.

다행히 이건 소문에 기댈 일이 아니에요. 일반고의 교육과정은 학교 홈페이지와 학교알리미에 공개되어 있고, 부모님이 저녁 한두 시간만 들이면 웬만한 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제목에 동대부여고와 인창고를 넣은 건 학부모님들이 이름을 들고 자주 물어 오시는 학교라서예요. 다만 두 학교의 개설 과목 수나 진학 결과를 이 글에 숫자로 적지는 않을게요. 해마다 바뀌는 정보라서, 확인하는 방법을 아는 쪽이 훨씬 오래 쓸모 있거든요.

갈색 탁자 위의 노트북

편제표 한 장이 학교 소개 영상보다 솔직해요

가장 먼저 찾을 자료는 '교육과정 편제표'예요. 3년 동안 어느 학기에 어떤 과목을 몇 학점 여는지 적어 둔 표인데, 보통 학교 홈페이지 교육과정 메뉴나 입학 안내 자료에 올라와 있어요. 학교 소개 영상이나 설명회 발표는 잘하는 것만 골라 보여 주지만, 편제표는 학교가 실제로 시간과 교사를 어디에 쓰는지 그대로 드러내요.

예를 들어 동대부여고를 알아본다고 해 볼게요. 학교 이름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편제표를 내려받고, 2학년과 3학년에서 학생이 고를 수 있는 선택과목 칸을 먼저 보세요. 같은 시간대에 묶인 과목이 몇 개인지, 과학이나 사회 쪽에 심화 과목이 들어 있는지,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 과목이 아예 빠져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하는 거예요. 인창고도 같은 순서로 보시면 되고, 두 학교를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금방 눈에 들어와요.

과목이 많다는 것보다 실제로 열리느냐가 먼저예요

편제표에 과목 이름이 많다고 다 열리는 건 아니에요. 신청 인원이 적으면 폐강되는 과목도 있거든요. 그래서 설명회에 가시면 "작년에 이 과목은 실제로 몇 반이 열렸나요?" 하고 한 번 물어보시길 권해요. 학교 입장에서도 대답하기 어렵지 않은 질문이고, 대답하는 태도에서 그 학교가 선택과목 운영을 얼마나 진지하게 하는지가 보여요.

학교 안에서 못 여는 과목을 공동교육과정이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 채우는지도 함께 보세요. 고교학점제 이후로는 학교 하나가 모든 과목을 다 가르치기 어려워서, 이런 통로를 얼마나 잘 열어 주는지가 실제 선택의 폭을 정해요.

학교알리미에서는 이 세 칸을 보세요

학교알리미에 학교 이름을 검색하면 공시 항목이 잔뜩 나와요. 다 볼 필요는 없어요. 교육과정 편성 관련 항목, 교과별 학업성취 사항, 그리고 학년별 학생 수 정도면 충분해요.

교과별 학업성취 사항에는 과목마다 성취도 분포와 평균 같은 정보가 나와요. 처음 보면 숫자가 많아 어지럽지만, 아이가 갈 학년의 주요 과목 몇 개만 골라 보세요. 시험이 지나치게 쉽게 나와 다들 비슷한 점수인지, 반대로 너무 어렵게 나와 점수가 넓게 퍼지는지 정도는 짐작할 수 있어요. 학생 수는 내신 등급과 직결돼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어 상위 10%까지 1등급인데, 수강 인원이 많을수록 1등급을 받는 인원 자체도 늘어나니까요.

줄 쳐진 종이 옆에 놓인 노트북

설명회에서는 이 질문 두 개면 충분해요

학교 설명회에 가면 발표가 끝난 뒤 질문 시간이 있어요. 이때 진학 실적을 묻는 분이 가장 많은데, 그 숫자는 학교가 이미 발표 자료에 넣어 두었을 가능성이 커요. 대신 "2학년 선택과목은 학생 신청을 받은 뒤에 개설 여부를 정하나요, 미리 정해 두나요?" 그리고 "진로가 바뀐 학생은 과목을 어떻게 다시 고르나요?" 이 두 가지를 여쭤보세요. 첫 질문에는 학교가 학생 선택을 얼마나 존중하는지가, 두 번째 질문에는 학생 한 명을 얼마나 세심하게 챙기는지가 드러나요.

좋은 교육과정이 우리 아이에게 좋은 학교는 아닐 수도 있어요

편제표가 아무리 화려해도 아이가 그 과목들을 소화하지 못하면 내신만 힘들어져요. 심화 과목이 많은 학교는 그 과목을 듣는 학생들도 대개 단단한 편이라, 같은 과목 안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반대로 과목 선택지는 조금 적어도 아이가 관심 분야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학교가 대입에서는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해요.

그래서 학교를 비교할 때는 "이 학교가 좋은가"보다 "우리 아이가 이 학교에서 3년 동안 무엇을 들을 수 있고, 그걸 버틸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해요. 아이와 함께 편제표를 펴 놓고 "너라면 2학년 때 뭘 고를 것 같아?" 하고 물어보세요. 대답이 술술 나오는 학교가 있고, 고를 게 없어 머뭇거리는 학교가 있을 거예요.

오늘 저녁, 마음에 둔 학교 두 곳의 편제표를 내려받아 나란히 출력해 보세요. 소문 열 개보다 그 종이 두 장이 더 많은 걸 알려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