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에 쓸 게 없다는 중3, 상장 말고 궁금했던 일을 써요
자기소개서를 처음 쓰려고 빈 칸 앞에 앉으면 대부분 이런 생각부터 들어요. "나는 쓸 게 없는데." 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도 없고, 특별한 활동을 한 것도 없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자사고 자기소개서에 필요한 건 특별한 활동이 아니에요. 평범한 활동 안에서 내가 무엇을 궁금해했고, 그걸 어떻게 풀어 갔는지예요.
그리고 하나 미리 알아 둘 게 있어요. 고입 자기소개서에는 쓰면 안 되는 내용이 정해져 있어요. 교외 수상 실적, 각종 인증 시험 점수, 교과 성적을 직접 적는 것은 금지되고, 부모님 직업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도 쓸 수 없어요. 이걸 어기면 감점이나 불이익이 있을 수 있으니, 지원할 학교 요강의 기재 금지 사항을 꼭 확인하세요.
상장이 아니라 질문이 있었던 경험을 고르세요
활동을 고를 때 기준은 하나예요. 그 활동을 하면서 내 머릿속에 질문이 생겼는가. 예를 들어 과학 시간에 한 실험 결과가 교과서와 달라서 이유가 궁금했던 경험, 국어 시간에 읽은 소설의 결말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다른 결말을 써 본 경험 같은 거요. 이런 경험에는 '왜'라는 출발점이 있어서 자기주도학습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 줄 수 있어요.
반대로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시키는 대로만 한 활동은 쓰기 어려워요. 무엇을 했는지는 적을 수 있어도,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비어 있으니까요.
학교생활기록부와 연결되는 이야기가 좋아요
자기소개서는 학생부와 함께 읽혀요. 그래서 학생부에 흔적이 남아 있는 활동을 고르면 이야기의 신뢰가 높아져요. 담임 선생님이 써 주신 행동특성, 과목 선생님이 적어 주신 세부능력 특기사항, 동아리 활동 기록을 다시 읽어 보세요. 거기서 "아, 이때 이걸 했었지" 하는 활동이 있다면 그게 좋은 재료예요.
학생부에 없는 활동도 쓸 수는 있어요. 다만 면접에서 그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면접은 자기소개서에서 질문이 나오니까요.
하나를 깊게 쓰는 게 여럿을 나열하는 것보다 나아요
분량이 정해져 있으니 활동 대여섯 개를 짧게 나열하고 싶은 유혹이 들어요. 하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하나를 깊게 쓴 글이 훨씬 기억에 남아요. 계기, 과정에서 막힌 점,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리고 끝나고 내가 무엇이 달라졌는지. 이 네 단계를 한 활동으로 충실히 쓰면 그것만으로도 꽤 단단한 글이 돼요.
글을 쓰다 막히면 친구에게 말로 설명해 보세요. "그때 내가 이게 궁금해서, 이렇게 찾아봤는데, 이게 안 돼서, 결국 이렇게 했어." 말로 할 때 나오는 문장이 오히려 글보다 생생할 때가 많아요.
처음 쓴 글은 대부분 이렇게 생겼어요
중3 친구들이 처음 쓴 자기소개서를 보면 비슷한 모습이 자주 보여요. 첫 문단은 "저는 어릴 때부터 ○○에 관심이 많았습니다"로 시작하고, 가운데는 활동 이름이 줄줄이 나열되고, 마지막은 "귀교에 입학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로 끝나요. 틀린 글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이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잘 떠오르지 않아요.
고칠 때는 문장을 다듬기보다 질문을 던져 보세요.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면, 그걸 보여 주는 장면은 뭐야?" "이 활동에서 네가 한 생각은 뭐였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그대로 글에 옮기면, 활동 목록이 하나의 이야기로 바뀌어요. 두세 번 고쳐 쓰는 건 당연한 일이니, 첫 원고가 마음에 안 들어도 실망하지 마세요.
자기소개서는 혼자 다 쓰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담임 선생님이나 국어 선생님께 한 번 읽어 봐 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다만 선생님이 고쳐 주시는 문장을 그대로 받아 적기보다, 왜 그렇게 고치셨는지 여쭤보고 내 말로 다시 써 보세요. 면접에서는 그 글을 내 입으로 설명해야 하니, 끝까지 내 문장이어야 해요. 부모님이나 학원이 대신 써 준 글은 면접 몇 분 만에 티가 나요.
학교가 원하는 학생과 겹치는 지점 찾기
마지막으로 지원할 학교의 인재상을 확인하세요. 학교 홈페이지에 보통 나와 있어요. 그리고 내가 쓴 활동이 그 인재상과 어디서 만나는지 한 문장으로 연결해 보세요.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어요. 다만 그 학교에서 이 경험을 어떻게 이어 가고 싶은지를 마지막에 담으면 글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돼요.
오늘은 중학교 3년 동안 수업 시간에 "왜 그럴까?" 하고 궁금했던 순간을 세 개만 적어 보세요. 그중 하나가 자기소개서의 첫 문장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