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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실기 합격 이후에 시작되는 실용음악과 공부

EDU HIGH 운영자 · 2025.10.25

실용음악과를 준비하는 학생의 하루는 대부분 연습실에서 지나가요. 입시곡 한 곡을 수백 번 부르거나 치고, 레슨 선생님의 한마디에 표정이 오르락내리락하죠. 그러다 보면 머릿속에 "합격"이라는 단어 하나만 남게 돼요. 그런데 합격 다음 날부터 4년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미리 생각해 보는 학생은 많지 않아요.

실용음악과에 들어간 뒤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어요. "입시 때 연주랑 대학에서 하는 음악은 달라요." 입시가 내가 준비한 곡을 잘 보여 주는 무대라면, 대학은 처음 보는 음악을 빨리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맞추고, 내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곳이에요.

기타가 걸린 벽과 믹싱 콘솔이 있는 음악 녹음 스튜디오

합주는 혼자 잘하는 것과 달라요

실용음악과 수업의 큰 부분은 앙상블, 즉 합주예요.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이 한 팀이 되어 곡을 맞추는 시간이죠. 여기서는 혼자 얼마나 화려하게 하느냐보다 다른 악기 소리를 듣고, 빠질 때 빠지고, 받쳐 줄 때 받쳐 주는 능력이 더 중요해요.

입시 연습을 혼자서만 오래 한 학생은 이 시간에 처음 당황하기도 해요. 내 소리가 너무 크다는 지적, 박자를 혼자 앞서 간다는 지적을 받는 거죠. 그래서 고등학생 때 밴드 동아리나 교회 찬양팀, 친구들과의 합주 경험이 있으면 대학 생활 적응에 꽤 큰 도움이 돼요.

이론과 청음이 생각보다 많아요

화성학, 편곡, 청음 같은 이론 수업도 1학년부터 빠지지 않아요. 왜 이 코드 다음에 저 코드가 오면 안정감이 드는지, 들은 멜로디를 바로 악보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요. 느낌으로만 음악을 해 온 학생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이 공부가 쌓이면 다른 연주자와 말이 훨씬 잘 통하게 돼요.

작곡이나 프로듀싱 쪽으로 가려는 학생이라면 이론의 중요성은 더 커져요.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미디 작업, 녹음과 믹싱 같은 기술 수업도 함께 듣게 되고요. 보컬 전공이라도 예외가 아니에요. 노래하는 사람이 코드를 알고 간단한 편곡을 할 줄 알면 연주자들과 합을 맞출 때 훨씬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실용음악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론은 무대에서 시간을 벌어 준다"는 말이 오가기도 해요. 처음 보는 악보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는 힘이 거기서 나오니까요.

무대 밖의 진로도 넓어요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모두가 무대 위의 가수나 연주자가 되지는 않아요. 그건 이 분야를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에요. 대신 길은 생각보다 넓어요. 다른 가수의 음반에 참여하는 세션 연주자, 곡을 쓰는 작곡가와 편곡가, 녹음실의 엔지니어, 공연 기획자, 음악 학원이나 레슨으로 후배를 가르치는 교육자, 영상과 게임에 쓰이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까지 있어요.

그래서 대학 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졸업 후 갈 수 있는 길을 크게 바꿔요. 자기 악기만 파는 학생보다 녹음, 편곡, 공연 운영까지 조금씩 경험해 본 학생이 선택지가 많아져요.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

학업 성적은 정말 상관없을까요

실용음악과 입시는 실기 비중이 크지만, 대학과 전형에 따라 학생부나 수능 성적을 함께 보는 경우도 있어요. 반영 방식이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실기만 잘하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관심 있는 대학의 모집요강에서 실기와 학업 성적이 각각 어떻게 반영되는지 꼭 확인하세요.

그리고 성적과 별개로, 고등학교 수업에서 배운 것들이 대학에서 의외로 쓰여요. 영어는 해외 음악 자료와 가사를 이해하는 데, 수학적 감각은 박자와 리듬 구조를 이해하는 데, 국어는 가사를 쓰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고1이 지금 연습실 밖에서 할 일

연습 시간은 소중해요. 다만 하루 중 짧게라도 연습실 밖의 음악 공부를 넣어 보세요. 좋아하는 곡 하나를 골라 악기별로 어떤 소리가 나는지 귀로 하나씩 분리해 들어 보는 거예요. 드럼만, 베이스만, 코러스만. 처음엔 어렵지만 점점 들리기 시작하면 음악을 보는 눈이 달라져요.

친구 한두 명과 한 곡을 맞춰 보는 경험도 꼭 해 보세요. 혼자 완벽하게 연습한 곡이 다른 사람과 만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느끼는 것, 그게 대학 4년의 첫 수업을 미리 듣는 일이에요.

오늘 연습을 마치기 전에 한 번만 녹음해서 들어 보세요. 연주할 때는 몰랐던 내 소리가 들릴 거예요. 그 소리를 듣는 귀가 실기 점수보다 오래 남는 실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