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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입학해 보니 생각과 달랐다는 선배들의 전공 후기

EDU HIGH 운영자 · 2025.06.17

졸업한 제자들이 대학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학교에 놀러 오면 꼭 비슷한 이야기를 해요. "선생님, 심리학과가 이렇게 통계를 많이 하는 데인 줄 몰랐어요." "컴퓨터공학과 갔는데 수학만 한 학기 내내 했어요." 웃으며 하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꽤 진지한 당황스러움이 섞여 있어요.

학과 이름이 주는 인상과 실제 교육과정은 생각보다 자주 어긋나요. 이 어긋남을 고등학생 때 미리 알면 덜 흔들리고, 모르고 들어가면 1학년 내내 "내가 잘못 왔나" 하는 고민을 하게 돼요. 아래에 나오는 장면들은 특정 학생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담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유형을 모아 본 거예요.

푸른 숲 옆에 서 있는 높은 붉은 벽돌 건물

사람을 알고 싶었는데 숫자를 만났어요

심리학과, 사회학과, 경영학과처럼 사람과 사회를 다루는 학과에 들어간 학생들이 가장 많이 놀라는 건 통계예요.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을 '연구'하려면 많은 사람의 반응을 모아 숫자로 분석해야 하거든요. 상담을 하고 싶어서 심리학과에 갔는데 실험 설계와 통계 프로그램을 배우느라 한 학기가 가는 경우가 흔해요.

이건 학과가 잘못된 게 아니라, 학문이 원래 그렇게 생긴 거예요. 다만 고등학교 때 수학을 일찍 내려놓은 학생이라면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어요.

만들고 싶었는데 이론부터 만났어요

공학 계열에서는 반대 방향의 당황스러움이 있어요. 로봇을 만들고 싶어 기계공학과에 갔는데, 1학년은 미적분과 물리, 2학년은 역학 과목들로 채워져 있어요.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수업은 3, 4학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죠. 게임을 만들고 싶어 컴퓨터공학과에 간 학생도 처음 몇 학기는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이산수학 같은 기초를 쌓느라 바빠요.

이 시기를 견딘 선배들은 하나같이 "그 기초가 없었으면 나중에 아무것도 못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1학년에게는 그 말이 잘 와닿지 않죠.

비슷한 일은 예체능과 인문 계열에서도 일어나요. 그림을 좋아해서 디자인 계열에 갔더니 시장 조사와 기획서 쓰기가 많고, 글쓰기를 좋아해서 국문과에 갔더니 소설을 쓰기보다 문법과 문학 이론을 분석하는 시간이 길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어요. 좋아하는 '활동'과 그 활동을 연구하는 '학문'은 꽤 다른 얼굴을 하고 있어요.

좋아하던 과목과 대학의 그 학문은 달랐어요

고등학교에서 좋아했던 과목 이름을 그대로 따라 학과를 고른 학생들도 종종 놀라요. 고등학교 생명과학이 재밌어서 생명과학과에 갔더니 화학과 실험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고, 역사를 좋아해서 사학과에 갔더니 옛 문헌을 해석하고 논문을 읽는 훈련이 중심이었던 거예요.

고등학교 과목은 그 학문의 입구만 보여 줘요. 대학은 그 입구 안쪽의 넓은 방을 하나하나 열어 보는 곳이고요.

교실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

어긋남을 줄이는 세 가지 확인법

고2라면 관심 학과를 두고 이렇게 해 보세요. 먼저 학과 홈페이지에서 1학년과 2학년 전공 필수 과목 이름을 찾아보세요. 4학년 과목보다 1, 2학년 과목이 실제 대학 생활의 첫인상을 더 정확하게 보여 줘요. 다음으로 그 과목 이름 중 낯선 것 두세 개를 골라 무엇을 배우는지 찾아보세요. 마지막으로 학교에 오는 선배나 대학 학과 설명회, 전공 체험 프로그램에서 "1학년 때 가장 힘들었던 과목이 뭐였어요?"라고 물어보세요. 이 질문 하나가 학과 소개 영상보다 많은 걸 알려 줘요.

학과 소개 자료는 대개 그 학과의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만들어져요. 멋진 졸업 작품, 유명 기업에 간 졸업생, 첨단 실험 장비 같은 것들이죠. 거짓은 아니지만, 그 장면에 이르기까지의 지루하고 힘든 시간은 잘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일부러 '힘들었던 것'을 물어봐야 진짜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어요.

예상과 달라도 괜찮은 이유

그렇다고 예상과 다른 학과는 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오히려 처음의 당황스러움을 지나 그 학문의 진짜 재미를 찾은 선배도 많아요. 통계가 싫었는데 데이터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재미에 빠진 학생, 수학이 지루했는데 그 수학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걸 보고 감동한 학생도 있어요. 중요한 건 미리 알고 가느냐, 모르고 가느냐의 차이예요.

이번 주에 관심 학과의 1학년 시간표를 한 번만 찾아보세요. 그 시간표 앞에서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미 첫 번째 확인은 끝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