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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AI 시대에 오래 쓰는 전공은 이름이 아니라 힘에서 나와요

EDU HIGH 운영자 · 2026.07.17

"AI 때문에 없어질 직업 목록 봤어요? 제가 생각하던 거 거기 있던데요." 고1 학생이 휴대폰 화면을 내밀며 한 말이에요. 요즘 이런 목록이 자주 돌아다니죠. 학생들은 그걸 보고 불안해하고, 부모님들은 "그럼 뭘 전공해야 안전하냐"고 물으세요.

솔직히 말하면, 어떤 학과가 10년 뒤에도 '안전하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그 목록들도 하나의 예측일 뿐이고요. 다만 AI가 일을 바꾸는 방식을 보면 어떤 힘이 오래 쓰일지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요. 오래 쓸 전공은 학과 이름이 아니라, 그 학과에서 키우는 힘으로 판단하는 게 더 정확해요.

노트북을 들고 있는 로봇 손

AI는 직업보다 일의 조각을 바꿔요

AI가 직업 하나를 통째로 없앤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직업 안의 여러 일 가운데 일부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요. 변호사의 일 중 문서를 찾고 정리하는 부분, 회계사의 일 중 반복적인 계산 부분, 디자이너의 일 중 시안을 여러 개 만드는 부분이 빨라지는 식이죠. 그러면 그 직업에 남는 일은 판단하고, 설명하고, 책임지는 부분이에요.

새로운 일이 생기기도 해요. AI가 내놓은 결과를 검토하는 일, AI를 업무에 맞게 들여오고 관리하는 일, AI 때문에 생긴 문제를 다루는 일처럼요. 지금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직업이 아이들이 졸업할 무렵에는 흔한 직업이 되어 있을 수도 있어요. 이렇게 보면 질문이 바뀌어요.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보다 "어떤 일의 조각이 사람에게 남을까"를 물어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남는 조각을 잘하는 힘을 키우는 전공이 오래 쓸 전공이에요.

기준 하나, 기초가 깊은 학문인가요

첫 번째로 볼 것은 그 학과가 기초를 얼마나 깊이 다지는가예요. 수학, 물리, 언어, 경제의 원리처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기초는 새 기술이 나와도 다시 배우는 데 큰 힘이 돼요. 반면 특정 도구나 프로그램 사용법 위주로 배우는 과정은 그 도구가 바뀌면 함께 낡아요.

그래서 이름에 최신 기술 용어가 붙은 학과를 볼 때는 교육과정 표에서 기초 과목이 얼마나 탄탄하게 들어 있는지 꼭 확인해 보세요. 유행하는 말만 있고 기초가 얇다면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기준 둘, 사람과 맞닿는 힘을 키우나요

두 번째는 사람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힘이에요. AI가 아무리 좋은 분석을 내놓아도, 그걸 사람에게 설명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결정을 함께 내리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에요. 의료, 교육, 상담처럼 사람을 직접 돌보는 분야도 그렇고, 기술 분야에서도 사용자의 마음을 읽는 사람이 필요해요.

어떤 전공이든 발표하고, 토론하고, 팀으로 일하는 경험을 많이 주는 학과라면 이 힘을 함께 키울 수 있어요.

화이트보드 앞에 모여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

기준 셋, AI를 도구로 쓰는 법을 배우나요

세 번째는 AI를 피하는 게 아니라 잘 다루는 힘이에요. 앞으로는 어느 분야에서든 AI를 도구로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빠르게 일하게 될 거예요. 인문학 전공자가 데이터를 다룰 줄 알고, 공학 전공자가 AI의 한계를 알고 결과를 검증할 줄 아는 것처럼요.

요즘은 많은 대학이 전공과 관계없이 데이터나 AI 기초 과목을 듣게 하거나 관련 융합 과정을 열어 두고 있어요. 관심 대학이 어떤 기회를 주는지 학사 안내를 한번 살펴보세요.

부모님께도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AI 관련 학과에 가야만 AI 시대에 살아남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각자의 전공 분야를 깊이 알면서 AI를 잘 쓰는 사람이 더 귀해질 거예요. 의학을 아는 사람이 AI를 쓰면 더 나은 진단을 돕고, 법을 아는 사람이 AI를 쓰면 더 빠르게 자료를 찾죠.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를 버릴 이유가 없어요.

고1의 지금을 이렇게 써 보세요

고1에게 가장 확실한 준비는 사실 아주 평범해요. 공통 과목의 수학과 국어를 탄탄히 하는 것, 수업 시간에 내 생각을 말로 정리해 보는 것, 그리고 AI 도구를 쓰더라도 그 답이 맞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이 세 가지는 어느 전공으로 가든 오래 쓰여요.

없어질 직업 목록을 다시 보게 되면, 그 직업에서 사람에게 남을 일이 무엇일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그 상상이 목록보다 더 쓸모 있는 진로 지도가 되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