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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수학이 아쉬운 아이도 데이터 분석가가 될 수 있을까요

EDU HIGH 운영자 · 2026.03.18

수학 성적이 아쉬운데 데이터 분석가를 꿈꿔도 될까요? 고2 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먼저 되묻고 싶어요. "궁금한 게 생기면 끝까지 파고드는 편이야?" 데이터 분석가에게 수학은 분명 필요한 도구예요. 하지만 이 직업에서 사람을 가르는 건 계산 실력보다 자료 앞에서 무엇을 물을지 아는 힘이에요.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수십만 줄의 판매 기록이 있어도 "그래서 뭘 알고 싶은데?"라는 질문이 없으면 그냥 숫자 더미예요. 분석가는 그 더미에 질문을 던져 의미 있는 답을 꺼내는 사람이에요.

노트북으로 비즈니스 차트를 분석하는 사람

좋은 질문과 나쁜 질문의 차이

어느 온라인 쇼핑몰에서 "요즘 매출이 왜 떨어졌는지 알아봐 주세요"라는 요청이 왔다고 해 볼게요. 막연한 분석가는 온갖 그래프를 다 그려 봐요. 시간은 많이 드는데 답은 흐릿하죠. 질문을 잘하는 분석가는 먼저 쪼개요. 방문자가 줄었을까, 방문은 그대로인데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떨어졌을까, 한 사람이 사는 금액이 줄었을까. 이렇게 나누면 어디를 봐야 할지 바로 좁혀져요.

여기서 또 한 번 질문이 이어져요. 구매 비율이 떨어졌다면 언제부터였지? 그때 무슨 일이 있었지? 결제 화면을 바꾼 날과 겹친다면? 이렇게 질문이 질문을 낳으며 원인에 다가가는 과정이 분석의 진짜 모습이에요.

반대로 질문이 잘못되면 아무리 정교한 분석도 엉뚱한 곳에 도착해요. "어떤 광고가 가장 효과가 좋았나?"를 물어야 할 때 "광고를 본 사람이 몇 명인가?"만 세고 있으면, 숫자는 많이 나오지만 결정에는 도움이 안 되죠. 분석가가 자료를 열기 전에 요청한 사람과 충분히 대화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진짜 궁금한 게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만 하루를 쓰기도 해요.

분석가의 시간은 생각보다 지루한 곳에 쓰여요

데이터 분석이라고 하면 멋진 그래프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자료를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어요. 빠진 값, 잘못 입력된 값, 중복된 기록을 찾아 고치는 일이죠. 이 과정을 대충 넘기면 아무리 멋진 분석도 틀린 결론에 이르러요. 그래서 꼼꼼함과 인내심이 중요해요.

그다음 분석 도구를 써서 자료를 살피고, 결과를 그래프와 글로 정리해 사람들에게 설명해요. 이때 상대가 데이터를 모르는 사람이어도 이해할 수 있게 말해야 해요. 결국 분석의 가치는 누군가 그 결과를 보고 더 나은 결정을 내렸을 때 생겨요.

일하는 곳도 넓어요. 쇼핑몰이나 게임 회사처럼 이용자 기록이 많이 쌓이는 곳은 물론, 병원, 공공기관, 스포츠 구단, 제조 공장까지 데이터를 다루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어요. 같은 분석가라도 어느 분야에 있느냐에 따라 매일 마주하는 질문이 완전히 달라요.

스타일러스로 주식 차트를 분석하는 모습

그래도 수학은 필요해요

질문하는 힘이 먼저라고 해서 수학을 놓으라는 뜻은 아니에요. 평균이 왜 함정이 될 수 있는지, 두 숫자가 함께 움직인다고 해서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 표본이 작으면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것. 이런 통계적 감각이 없으면 질문을 잘 던져도 답을 잘못 읽어요. 고등학교 확률과 통계는 이 감각의 뼈대가 되니 꼭 챙겨 두세요.

프로그래밍도 도구로 필요해요. 요즘 분석가들은 자료를 다루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많이 써요. 다만 이건 대학이나 그 이후에 충분히 배울 수 있어요. 지금은 개념과 생각하는 습관이 우선이에요.

어떤 전공으로 갈 수 있을까요

통계학과, 수학과,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많지만 경영학, 경제학, 심리학, 사회학을 전공한 분석가도 적지 않아요. 특정 분야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그 분야 데이터에서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거든요. 의료 데이터는 의료를, 스포츠 데이터는 스포츠를 아는 사람이 유리하죠. 그래서 관심 분야와 데이터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게 좋은 전략이에요.

고2라면 이런 탐구를 해 보세요

공공기관이 공개하는 데이터는 누구나 내려받아 볼 수 있어요. 관심 있는 주제 하나를 골라 질문을 먼저 세우고 자료를 살펴보세요. "우리 지역 공공도서관 이용자는 어떤 계절에 많을까?"처럼 작은 질문이면 충분해요. 결과보다 질문을 어떻게 쪼갰고 어떤 한계를 발견했는지를 기록해 두면 탐구 보고서로도 의미가 있어요.

오늘은 휴대폰 화면 사용 시간 기록을 열어 보세요. 어떤 요일에 가장 많이 썼는지, 왜 그랬을지 질문 세 개를 만들어 보는 거예요. 그게 데이터 분석가의 첫 번째 작업과 똑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