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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미술 점수 낮아도 앱 화면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EDU HIGH 운영자 · 2025.08.21

네, 될 수 있어요. 미술 시간에 사람 얼굴 하나 제대로 그려 본 적 없어도 괜찮아요. UX 디자이너가 다루는 건 예쁜 그림이 아니라 사람이 무언가를 쓸 때 겪는 경험이거든요. 앱에서 버튼을 어디에 둘지, 회원가입을 몇 단계로 할지, 사람들이 어디서 헷갈려 포기하는지를 찾아 고치는 일이에요.

UX는 사용자 경험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UX 디자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건 손재주보다 사람을 관찰하는 눈, 그리고 "왜 저기서 막혔을까?"를 끝까지 묻는 태도예요. 그림 실력은 있으면 좋은 도구일 뿐, 입장권은 아니에요.

스마트폰 앱 화면을 그린 일러스트

할머니가 키오스크 앞에서 멈춘 이유

식당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서 계시던 어르신을 본 적 있을 거예요. 메뉴는 분명 화면에 있는데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르시는 거죠. 글씨가 작아서일 수도 있고, 버튼이 버튼처럼 안 보여서일 수도 있고, 단계가 너무 많아서일 수도 있어요. UX 디자이너는 이런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않아요. 무엇이 사람을 멈추게 했는지 찾아내고, 다음 사람은 멈추지 않도록 설계를 바꿔요.

이 일에는 공감 능력이 꼭 필요해요. 나에게는 쉬운 화면이 누군가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진심으로 이해해야 하니까요. 디자이너 자신이 아니라 실제로 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연습이 이 직업의 기본기예요.

이런 시선은 화면 밖에서도 쓰여요. 지하철 안내판, 병원 접수 과정, 공공기관 서류 양식처럼 사람이 무언가를 이용하는 모든 곳에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UX 디자이너 중에는 앱뿐 아니라 서비스 전체의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도 있어요. 사람이 불편을 느끼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 직업의 일터가 될 수 있어요.

UX 디자이너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가요

먼저 사용자를 알아보는 일부터 해요. 사람들을 인터뷰하거나, 실제로 앱을 쓰는 모습을 관찰하거나, 이용 기록을 분석하죠. 그다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법을 여러 개 떠올려요. 이때 그리는 건 멋진 그림이 아니라 네모와 선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화면 구조도예요. 종이에 대충 그려도 되고, 요즘은 디자인 도구로 쉽게 만들 수 있어요.

시안이 나오면 다시 사람들에게 써 보게 하고 반응을 살펴요. 예상과 다르게 헤매면 다시 고치고요.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게 UX 디자인이에요. 개발자, 기획자, 그래픽 디자이너와 계속 대화하며 일하니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해요.

이 반복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의외로 "생각과 달랐어요"예요. 디자이너가 확신했던 배치에서 사람들이 헤매고, 별 기대 없던 작은 문구 하나가 문제를 해결하기도 해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 그게 그림 실력보다 훨씬 자주 쓰이는 능력이에요.

키보드를 그린 스케치

그래도 미적 감각은 필요하지 않나요

필요해요. 다만 그 감각은 그림 실력과는 조금 달라요. 글자 크기와 간격을 어떻게 하면 읽기 편한지, 어떤 색이 눈에 잘 띄는지, 정보를 어떤 순서로 배치해야 자연스러운지를 아는 감각이에요. 이건 좋은 디자인을 많이 보고 왜 좋은지 따져 보는 경험으로 충분히 기를 수 있어요. 손으로 그리는 재능과는 다른 근육이에요. 잘 만든 앱과 불편한 앱을 나란히 놓고 차이를 말로 설명해 보는 연습만 꾸준히 해도, 몇 달 뒤엔 화면을 보는 눈이 달라져 있을 거예요.

어떤 전공과 공부가 연결될까요

대학에서는 디자인 계열뿐 아니라 산업공학, 심리학, 인지과학, 컴퓨터공학,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UX 분야로 많이 와요.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하는 공부, 데이터를 읽는 공부가 모두 쓰이거든요. 디자인 계열 학과 중에는 실기 시험을 보는 곳도 있고 보지 않는 곳도 있으니, 관심 있는 대학의 모집요강을 미리 확인해 두면 좋아요.

고등학교 공부로 보면 통계를 배우는 수학, 사회 문화 현상을 다루는 사회 과목, 그리고 생각을 정리해 전달하는 국어가 모두 이 일과 닿아 있어요.

오늘 해 볼 수 있는 관찰 연습

지금 휴대폰에서 자주 쓰는 앱 하나를 열어 보세요. 그리고 "가장 불편한 순간"을 하나 찾아 적어 보는 거예요. 왜 불편한지, 나라면 어떻게 바꿀지 종이에 네모 몇 개로 그려 봐도 좋아요. 삐뚤빼뚤해도 괜찮아요. 그 종이 한 장이 바로 UX 디자이너가 매일 하는 일의 축소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