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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시험 전날, 아이 불안 옆에 앉은 부모의 불안

EDU HIGH 운영자 · 2025.08.02

시험 전날 밤, 고2 아이가 "머리가 하얘질 것 같아"라며 책상 앞에서 울먹여요. 공부는 했는데 시험지만 받으면 아는 것도 생각이 안 난대요. 이런 아이를 보면 부모님은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으시죠. 그래서 "긴장하지 마", "넌 할 수 있어"를 반복하세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들을수록 아이는 더 긴장해요.

시험 불안이 큰 아이를 도우려면, 아이에게 무언가를 더 해 주기 전에 부모가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게 있어요. 아이의 불안은 혼자 생긴 게 아니라, 아이를 둘러싼 공기 속에서 자라기 때문이에요.

종이를 손에 든 여성

고2의 불안이 유난히 큰 이유

고2는 시험 불안이 커지기 쉬운 학년이에요. 고1 때는 "아직 처음이니까"라는 말이 통했는데, 고2가 되면 내신이 쌓여 가고 있다는 게 실감 나거든요. 게다가 주변에서 "이번 학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매번 들어요. 모든 시험이 중요하다는 말은, 아이에게 모든 시험이 무섭다는 말로 들려요.

내려놓을 것 하나, 결과에 대한 기대

부모님이 가장 먼저 내려놓으셨으면 하는 건 이번 시험의 결과에 대한 기대예요. 아이를 믿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아이가 "이번에 1등급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할 때 부모가 "그래, 이번엔 꼭 받자"라고 맞장구치면 아이 어깨에 무게가 하나 더 얹혀요. 대신 "결과는 시험 끝나고 생각하자. 지금은 아는 거 하나씩만 확인하자"라고 해 주면, 아이의 시선이 결과에서 지금 할 일로 옮겨 가요.

내려놓을 것 둘, 불안을 고치려는 마음

두 번째는 불안을 없애 주려는 마음이에요. "긴장하지 마"라는 말은 불안을 없애라는 명령처럼 들려요. 그런데 불안은 명령으로 사라지지 않아요. 오히려 "나는 긴장하면 안 되는데 긴장하고 있어"라는 생각 때문에 더 커지죠. 시험 전 약간의 긴장은 누구에게나 있고, 적당한 긴장은 집중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긴장되는 게 당연해. 엄마도 그랬어." 이렇게 불안을 인정해 주면, 오히려 아이 마음이 조금 풀려요.

불안을 다루는 작은 방법을 함께 연습해 보는 것도 좋아요. 시험지를 받기 전에 천천히 숨을 몇 번 깊게 쉬는 것, 첫 문제가 막히면 표시만 해 두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 머리가 하얘지면 이미 아는 쉬운 문제부터 풀며 손을 먼저 움직이는 것. 이런 방법은 집에서 모의 시험을 풀 때 미리 해 봐야 실전에서도 나와요. 불안을 없애는 게 아니라 불안한 채로도 시험을 치를 수 있다는 경험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어요.

안경을 쓰고 펜을 든 여성

내려놓을 것 셋, 부모 자신의 불안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아이가 시험을 보는 날, 부모님도 하루 종일 불안하시죠. 그런데 그 불안은 생각보다 잘 전해져요. 시험 전날 집 안의 긴장된 공기, 아침에 유난히 굳은 부모 얼굴, 시험 끝나자마자 오는 "어땠어?" 문자. 아이는 이 모든 걸 읽어요. 부모의 불안이 아이 불안을 키우는 거예요. 부모님의 불안은 아이 앞이 아닌 곳에서 덜어 내 주세요.

시험 기간에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의외로 평범한 일들이에요. 밥을 제때 차려 주고, 아침에 깨워 주고,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두는 것. 아이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게 받쳐 주는 거예요. 공부 내용에 대해서는 아이가 묻지 않는 한 말을 아껴 주세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또 한 명의 선생님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집이에요.

시험 전날, 집의 모습

시험 전날 밤엔 집이 평소와 비슷해야 해요. 특별한 보양식, 갑자기 조용해진 거실, "오늘은 일찍 자"라는 반복된 당부는 오히려 "내일은 특별한 날"이라는 신호를 보내요. 평소처럼 저녁을 먹고, 평소 시간에 자게 해 주세요. 아이가 잠들기 전에 불안해한다면, 공부한 내용을 묻는 대신 내일 아침 메뉴를 같이 정하는 것처럼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아요.

불안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시험 때마다 몸이 아플 정도라면 학교 상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세요. 시험 불안을 다루는 방법을 함께 찾아 주실 수 있어요.

이번 시험이 끝나는 날, "어땠어?" 대신 "수고했어, 뭐 먹고 싶어?"라고 문자를 보내 보세요. 결과를 묻지 않는 그 문자 하나가, 다음 시험 전날 아이의 불안을 조금 덜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