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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전략

언어와 매체 시간에 한 활동, 세특엔 이렇게 남아요

EDU HIGH 운영자 · 2025.03.31

문법 시간에 "음운 변동 규칙을 외워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한숨부터 나와요.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시험 범위로만 보면 외울 목록이에요. 그런데 이 단원에서 세특이 빛나는 학생은 외운 학생이 아니라, 규칙이 어긋나는 예를 찾아 들고 온 학생이에요. "선생님, 이 단어는 규칙대로면 이렇게 발음해야 하는데 다들 다르게 말하잖아요?"

언어와 매체 영역의 수업 활동은 이런 질문이 생기기 정말 좋은 곳이에요. 우리가 매일 쓰는 말과 매일 보는 매체가 그대로 탐구 대상이니까요. 세특에 남는 것도 그 질문과, 질문을 따라간 과정이에요.

스마트폰 화면을 함께 들여다보는 젊은이들

과목 이름부터 짚고 갈게요

'언어와 매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이름이에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법과 말하기를 함께 다루는 과목, 매체를 중심으로 하는 과목 등으로 나뉘어 있어요. 학교마다 어떤 과목을 언제 개설하는지가 다르니 우리 학교 편성표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이름이 바뀌어도 '말과 글의 원리'와 '매체를 읽고 만드는 힘'이라는 두 기둥은 그대로예요.

문법 단원, 규칙의 틈에서 탐구가 시작돼요

문법 세특에서 가장 흔한 문장은 "국어의 음운 체계를 정확히 이해함" 같은 거예요. 이해했다는 판단은 성적으로도 확인돼요. 세특에서 더 보고 싶은 건 그 이해를 가지고 무엇을 했는지예요.

가상의 장면을 하나 그려 볼게요. 표준 발음법을 배우던 학생이 친구들 사이에서 자주 쓰는 몇 단어가 규정과 다르게 발음된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반 친구들에게 짧은 녹음 설문을 해 보니 많은 친구가 규정과 다른 발음을 쓰고 있었죠. 학생은 그 이유를 발음하기 쉬운 쪽으로 변하는 경향과 연결해 설명하고, 규범과 실제 언어 사용 사이의 거리를 어떻게 봐야 할지 자기 생각을 정리했어요.

설문을 하면서 학생은 연령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져, 가족에게도 같은 단어를 읽어 달라고 부탁해 비교해 봤어요. 이 활동은 교과서 규칙에서 출발해, 실제 자료를 모으고, 규칙의 한계를 생각해 본 탐구예요. 세특에 담기면 문법 지식과 탐구 태도가 한꺼번에 보여요.

매체 단원, 소비자에서 분석자로

매체 단원은 학생들이 가장 익숙한 소재를 다뤄요. 영상, 광고, 기사, SNS 게시물.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깊이 보지 않게 되죠. 세특에서 힘을 갖는 건 이 익숙한 매체를 낯설게 보는 장면이에요.

예를 들어 같은 사건을 다룬 기사 세 개를 비교하며 제목에 쓰인 단어 선택이 독자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활동, 짧은 영상 광고에서 화면 구성과 자막 배치가 시선을 어떻게 이끄는지 장면별로 나눠 본 활동 같은 거요. 분석할 때는 '좋다, 나쁘다'로 끝내지 말고, 어떤 장치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게 좋아요. 이런 장면은 매체를 그냥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매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읽어 내는 사람으로 학생을 보여 줘요.

글자가 빼곡한 책 페이지 확대 사진

만들어 본 경험은 더 진하게 남아요

매체 활동 중에는 분석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 만들어 보는 활동도 많아요. 카드 뉴스, 짧은 영상, 학교 소식지 같은 것들이요. 여기서도 세특에 남는 건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만드는 과정의 판단이에요.

누구를 독자로 정했는지, 그래서 어떤 단어와 이미지를 골랐는지, 처음 만든 것에서 무엇을 고쳤는지. 가령 처음에는 정보를 빽빽하게 넣었다가 친구들 반응을 보고 핵심 메시지 하나만 남기는 쪽으로 바꿨다면, 그 수정의 이유가 곧 매체 이해의 깊이를 보여 줘요. 결과물만 내지 말고, 짧은 제작 노트를 함께 내 보세요. 선생님이 과정을 볼 수 있는 창이 돼요.

진로와 만나는 자리

언어와 매체 영역은 생각보다 많은 진로와 닿아 있어요. 언어학이나 국어교육은 물론이고, 미디어, 광고, 심리, 인공지능 언어 처리까지요. 다만 진로와 연결할 때도 출발점은 수업이어야 해요. 수업에서 배운 개념으로 무언가를 들여다본 흔적이 먼저 있고, 그 끝에 관심 분야가 살짝 보이는 정도가 가장 자연스러워요.

오늘 하루 동안 들은 말 중에 '이거 문법적으로 맞나?' 싶은 표현이 있었다면, 휴대폰 메모장에 하나만 적어 두세요. 그 한 줄이 다음 탐구의 재료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