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는 누가 언제 쓸까요, 부모님이 궁금해하는 것들
고1 첫 학부모 상담 주간, 담임 선생님 앞에 앉은 부모님이 가장 많이 꺼내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해요. "학생부에는 정확히 뭐가 들어가나요?"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생부라는 말은 수없이 듣는데, 정작 그 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적은 없는 분이 많아요.
학생부는 크게 보면 학생의 인적사항과 출결,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 성적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 쓰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모든 칸을 어떻게 채울지 정해 둔 규칙이 학생부 기재요령이에요. 이걸 대략만 알아도 아이의 고등학교 3년을 바라보는 눈이 훨씬 차분해져요.
학생부는 누가, 언제 쓰나요
교과 성적과 세특은 그 과목을 가르친 선생님이 써요. 창의적 체험활동은 활동마다 담당 선생님이나 담임 선생님이,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담임 선생님이 써요. 모두 학교 선생님이 학생을 직접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해요.
기록 시점은 대개 학기말이나 학년말이에요. 다만 선생님들은 학기 중에 관찰한 내용을 메모해 두었다가 그걸 바탕으로 써요. 그래서 학생부는 학기말 며칠에 만들어지는 문서가 아니라, 한 학기 동안 차곡차곡 쌓인 관찰의 결과예요. 이 점을 알면 학기말에 몰아서 무언가를 하려는 마음이 줄어들어요.
들어가는 것과 빠지는 것
학생부에는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한 활동만 들어가요. 수업, 학교가 운영하는 동아리, 학교 행사, 학교가 계획한 봉사활동 같은 것들이에요. 학교 밖 대회 수상, 공인어학시험 점수, 논문이나 책 출간, 사교육 기관 활동, 부모님 직업처럼 가정 배경을 드러내는 내용은 들어가지 않아요.
몇 해 사이 대입에서 반영하지 않게 된 항목도 있어요. 교육부가 대입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정한 방향에 따라 학교 안 수상 경력, 자율동아리, 개인 봉사활동 실적, 독서활동 같은 항목은 대입 자료로 넘어가지 않게 됐어요. 학생부 안에 남아 있는 칸이라도 대학에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만큼 교과 세특과 정규 창의적 체험활동의 비중이 커졌어요.
세특은 몇 글자까지 쓰나요
과목마다 세특에 쓸 수 있는 분량은 정해져 있어요. 특히 고1이 듣는 공통과목은 1학기와 2학기를 합쳐 최대 500자까지예요.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운영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학기별 500자씩이던 것을 합산 500자로 줄였어요. 짧은 분량 안에 선생님이 가장 의미 있는 장면을 골라 쓰게 되는 거예요.
교과 성적 칸도 함께 알아 두시면 좋아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배우는 학생의 성적에는 원점수와 과목평균, 성취도, 성취도별 분포비율, 5등급제 석차등급, 수강자수가 적혀요. 첫째 아이 때 보셨던 표준편차는 이번 교육과정에서 빠졌어요.
이 분량 기준은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적용돼요. 그래서 "우리 아이 세특을 길게 써 달라"는 요청은 애초에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에요. 분량보다 그 안에 아이만의 장면이 담겼는지를 보시는 게 맞아요.
부모님이 하지 말아야 할 일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선생님께 특정 문장을 넣어 달라고 부탁하지 않으시는 거예요. 학생부는 선생님이 관찰한 사실을 바탕으로 쓰는 공적 기록이라, 학생이나 학부모가 내용을 정해 줄 수 없어요. 아이가 직접 써서 선생님께 드리는 이른바 '자기 세특'도 마찬가지로 바람직하지 않아요.
수행평가 결과물을 대신 만들어 주시는 것도 피해 주세요. 결과물이 좋아도 아이가 직접 한 과정이 없으면 선생님이 기록할 장면이 생기지 않아요. 면접이 있는 전형에서는 아이가 자기 기록을 설명하지 못해 곤란해질 수도 있고요.
부모님이 해 주실 수 있는 일
반대로 집에서 해 주실 수 있는 일은 많아요. 아이에게 오늘 수업에서 무엇이 궁금했는지 물어봐 주시는 것, 아이가 쓴 보고서를 읽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을 솔직하게 말해 주시는 것, 학교에서 학생부를 열람할 기회가 있을 때 아이와 함께 읽어 보시는 것. 이런 작은 일들이 아이가 수업 안에서 더 많은 걸 보여 주게 만들어요.
정확한 최신 기준은 해마다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지원포털에 올라오는 기재요령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학교 설명회에서도 안내하니 한 번쯤 참석해 보시길 권해요.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아이에게 한 가지만 물어봐 주세요. "요즘 수업 중에 제일 재미있는 과목이 뭐야?" 그 대답 안에 아이의 학생부에서 가장 빛날 칸이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