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공계 희망, 기하랑 미적분Ⅱ 둘 다 필요할까
짧게 답하면, 서울대가 수학과 과학 과목을 권장하는 모집단위라면 둘 다 듣는 쪽이 맞아요. 서울대 전공 연계 과목 선택 안내는 이 유형의 모집단위에 수학 교과에서 기하와 미적분Ⅱ를 권장한다고 밝혔어요.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두 과목을 함께요.
예외도 적혀 있어요. 간호대학과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는 기하와 미적분Ⅱ 중 하나만 이수해도 된다고 따로 안내해요. 이 두 곳이 아니라면 둘 다 권장된다고 보면 돼요. 물론 권장과목은 지원자격이 아니라서 안 들었다고 원서를 못 내는 건 아니지만, 수시 서류평가와 정시 교과역량평가에 반영된다는 점은 기억해 두세요.
왜 하나가 아니라 둘일까요
기하와 미적분Ⅱ는 다루는 내용이 꽤 달라요. 미적분Ⅱ는 미적분Ⅰ에서 배운 미분과 적분을 더 여러 종류의 함수로 넓혀 가는 과목이에요. 변화를 다루는 거의 모든 자연과학과 공학 수업이 이 위에서 출발해요. 기하는 공간 속의 도형과 벡터를 다뤄요. 힘의 방향을 계산하는 물리, 3차원 구조를 다루는 공학, 컴퓨터 그래픽까지 벡터 없이는 설명하기 어려운 분야가 많아요.
그래서 자연계열 1학년 수업에서는 두 과목의 내용이 모두 기초로 쓰여요. 하나만 들은 학생은 다른 하나의 내용을 대학에서 따로 메워야 해요. 서울대가 둘을 함께 권하는 건 대학 공부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수학의 두 다리를 모두 갖추고 오라는 뜻으로 읽혀요.
간호대학과 치의학과에 예외를 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전공 공부에서 두 과목의 내용이 모두 무겁게 쓰이는 정도가 다르다는 거죠. 그러니 이 예외를 다른 학과에 함부로 넓혀 적용하지는 마세요. 안내에 적힌 곳만 예외예요.
다른 대학도 비슷한 방향이에요
이건 서울대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연세대도 전공연계과목 선택 가이드라인에서 자연계열과 의·치·약학계열 모든 모집단위에 진로선택 과목으로 기하와 미적분Ⅱ 이수를 권장해요. 상위권 대학들이 자연계열 학생에게 바라는 수학의 범위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다른 대학을 함께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이 공통점이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에요. 기하와 미적분Ⅱ를 모두 들어 두면 여러 대학의 권장 조건을 한꺼번에 채울 수 있으니까요. 다만 대학과 학과마다 세부 내용은 다를 수 있어서, 관심 대학이 있다면 그 대학의 최신 안내를 직접 확인하는 게 좋아요.
수능에 안 나오는데 들어야 할까요
많은 학생이 여기서 망설여요. 새 수능에서 수학은 공통 과목으로 치러져서 기하나 미적분Ⅱ는 수능 범위에 들어가지 않아요. 수능 준비만 생각하면 이 두 과목에 시간을 쓰는 게 아깝게 느껴질 수 있죠.
그런데 서울대는 바로 이 공백 때문에 학생부를 함께 봐요. 수능 성적표에는 나타나지 않는 수학 공부를 학생부의 이수 기록과 성적, 세특으로 확인하는 거예요.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도 서울대를 생각한다면 교과역량평가에서 이 두 과목이 읽힌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두 과목에서 다지는 개념은 수능 공통 수학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수능 공부와 학교 공부가 서로 발목을 잡는 관계는 아니에요.
시간표에 둘을 다 넣는 현실적인 방법
두 과목을 함께 듣는 게 부담스러운 학생도 있을 거예요. 성적이 걱정되기도 하고, 시간표에 자리가 부족하기도 하고요. 이럴 땐 학년별로 나눠 배치하는 걸 생각해 보세요.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다르지만, 미적분Ⅰ을 먼저 듣고 그다음 학기에 미적분Ⅱ와 기하를 나눠 듣는 식으로 짤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 둘 중 하나가 개설되지 않았다면, 공동교육과정이나 온라인 수업으로 들을 수 있는 길이 있는지 담임 선생님께 여쭤보세요. 여러 대학이 학교에 개설되지 않아 듣지 못한 경우는 따로 고려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다른 경로로 채우려 한 노력은 긍정적으로 읽힐 수 있어요.
고1 겨울에 미리 해 둘 일
지금 고1이라면 이번 겨울방학에 수학 공부의 방향을 한번 점검해 보세요. 미적분Ⅰ의 기초를 단단히 해 두면 미적분Ⅱ가 덜 버겁고, 고1 수학에서 배운 도형과 좌표 내용을 정리해 두면 기하로 넘어가기가 수월해요.
그리고 다음 과목 선택 때 기하와 미적분Ⅱ를 언제 넣을지 미리 표시해 두세요. 막상 신청서를 받으면 성적 걱정에 흔들리기 쉬운데, 미리 정해 둔 계획이 있으면 그 흔들림을 버티기가 훨씬 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