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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전략

우리 학교엔 그 과목이 아예 없는데 어떡하죠

EDU HIGH 운영자 · 2026.05.15

과목 선택 설문지를 받아 든 고1 아이가 대학 권장과목 목록과 학교 개설 과목표를 나란히 놓고 한참을 들여다봐요. 그러다 고개를 들고 묻죠. "근데 우리 학교엔 이 과목이 없는데요?" 작은 학교, 지역 학교일수록 이런 장면이 자주 나와요.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부터 말할게요. 학교에 개설되지 않아 들을 수 없었던 과목 때문에 학생을 탓하는 평가는 대학들이 공식적으로 피하겠다고 밝히고 있어요. 다만 안심해도 되는 범위와, 그래도 학생이 해 볼 수 있는 일은 나눠서 생각해야 해요.

시간표와 달력이 붙은 교실 벽

대학은 우리 학교 과목표를 함께 봐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학은 학생부만 따로 읽지 않아요. 학교마다 내는 학교 소개 자료와 교육과정 편성표를 함께 보면서, 이 학생이 다닌 학교에 어떤 과목이 열려 있었는지를 확인해요. 그래서 평가자는 "이 학생은 왜 이 과목을 안 들었지?"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이 학교에 이 과목이 있었나?"를 먼저 살펴요.

연세대 전공 연계 과목 안내서는 이 부분을 분명하게 적어 두었어요. 같은 과목이라도 개설되어 있었는데 듣지 않은 경우와 개설되지 않아 들을 수 없었던 경우를 구분해서 평가한다고요. 서울대도 학생이 다닌 학교의 교육환경을 고려한다는 원칙을 오래전부터 밝혀 왔어요. 학교에 없던 과목의 빈칸은 학생 개인의 선택으로 읽히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래도 차이가 생기는 지점은 있어요

그렇다면 학교에 과목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될까요. 여기서 차이가 생겨요. 같은 조건에서 손을 놓은 학생과 길을 찾아본 학생이 서류 위에서 똑같이 보이지는 않거든요. 연세대는 학교 여건상 과목이 없을 때 공동교육과정 참여처럼 적극적으로 학업을 이수하려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불이익이 없다는 말과 가산점이 생긴다는 말은 다른 이야기예요. 없는 과목 때문에 깎이지는 않지만, 없는 과목을 찾아 들은 노력은 그 자체로 이 학생의 학업 태도를 보여 주는 기록이 돼요.

한 가지 오해도 풀어 둘게요. 학교 밖에서 들은 과목은 평가자가 덜 믿는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신데, 공동교육과정으로 이수한 과목도 학생부에 정식 과목으로 기록돼요. 오히려 그 과목을 듣기 위해 다른 학교까지 오가거나 저녁 시간을 따로 낸 사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서, 같은 과목을 학교에서 들은 학생보다 학업 의지가 또렷하게 보일 때도 있어요.

학교 밖에서 과목을 듣는 길

고교학점제가 자리 잡으면서 학교에 없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어요. 가까운 여러 학교가 함께 과목을 여는 공동교육과정, 교육청이 운영하는 온라인 수업, 지역 대학과 연계한 과목처럼 형태가 여러 가지예요. 어떤 길이 열려 있는지는 시도 교육청마다, 해마다 달라요.

마우스 옆에 놓인 노트북

그래서 제일 빠른 방법은 학교 교육과정 담당 선생님이나 담임 선생님께 직접 여쭤보는 거예요. "우리 학교에 없는 ○○ 과목, 다른 방법으로 들을 수 있나요?" 이 한 문장이면 충분해요. 신청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과목 선택 설문을 받는 시기에 같이 물어보는 게 좋아요. 수업이 방과 후나 주말에 열리기도 하니 체력과 다른 과목 공부 시간까지 따져 보고 결정하세요.

학교 밖이 어렵다면, 가까운 과목에서 깊이를 보여 주세요

거리나 시간 때문에 공동교육과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학생도 있어요. 그럴 땐 들을 수 있는 과목 안에서 그 영역을 깊게 다룬 흔적을 남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 돼요. 화학 진로선택 과목이 없다면 일반선택 화학 시간에 반응 속도나 평형처럼 깊이 들어가는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써 보는 식이에요.

이런 기록은 선생님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줄여서 세특이라고 부르는 칸에 적어 주세요. 평가자는 과목 이름이 빠진 자리를 이 세특에서 다시 확인하게 돼요. 혼자 책으로 공부한 내용이 있다면 그 공부를 수업 시간의 질문이나 발표로 연결해 보세요. 수업과 닿지 않은 개인 공부는 학생부에 남기기 어렵거든요.

부모님께서 학교와 함께 움직여 주세요

학부모 설명회나 교육과정 설문 때 학교에 개설을 요청하는 것도 의미가 있어요. 학교는 수요가 있어야 과목을 열 수 있거든요. 혼자 요청하기 어렵다면 같은 진로를 가진 친구들이 함께 이야기를 꺼내도 좋아요.

오늘은 아이와 함께 학교 교육과정 편성표를 펴서, 가고 싶은 학과의 권장과목 중 우리 학교에 없는 과목에 동그라미를 쳐 보세요. 동그라미가 몇 개인지 알면, 다음 주에 선생님께 무엇을 여쭤볼지가 저절로 정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