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이 꿈이면 전자기와 양자는 피할 수 없나요
"전자기와 양자요? 이름만 들어도 어려워 보여서 피하고 싶어요." 전자공학과를 생각하는 고1이 과목 안내서를 넘기다 이렇게 말하곤 해요. 솔직히 쉬운 과목은 아니에요. 그런데 전자공학을 생각한다면 이 과목은 웬만하면 피하지 않는 쪽을 권하고 싶어요. 학과 이름 속 '전자'가 바로 이 과목의 주인공이거든요.
여러 대학의 권장과목 안내도 같은 쪽을 가리켜요. 중앙대가 공개한 권장과목 자료에는 전자전기공학부에 물리학과 함께 역학과 에너지, 전자기와 양자가 들어 있어요. 꼭 들어야 지원할 수 있는 과목은 아니지만, 이 학과를 쓰면서 이 과목이 빠져 있다면 평가자가 그 이유를 궁금해할 가능성이 커요.
이 과목이 다루는 건 전자공학의 첫 장이에요
전자기와 양자는 이름처럼 두 부분으로 나뉘어요. 앞부분에서는 전기장과 자기장, 전류가 만드는 자기, 전자기 유도처럼 전기와 자기가 서로 얽히는 원리를 배워요. 발전기와 모터, 무선 충전이 모두 이 원리 위에 있어요. 뒷부분에서는 빛과 전자가 입자이면서 파동처럼 움직인다는, 고전 물리로는 설명이 안 되는 세계로 들어가요.
전자공학과에 들어가면 회로이론, 전자기학, 반도체 소자 같은 과목을 차례로 만나요. 회로와 전자기학은 앞부분과, 반도체 소자는 뒷부분과 곧바로 이어져요. 고등학교에서 맛보기로라도 한 번 만나 본 학생과 처음 보는 학생은 대학 첫 학기에 느끼는 거리감이 꽤 달라요. 낯선 개념에 한 번 부딪혀 본 경험 자체가 힘이 돼요.
물리학과 역학과 에너지가 먼저 놓여야 해요
전자기와 양자를 제대로 들으려면 그 앞에 일반선택 물리학이 있어야 해요. 힘과 에너지, 전기의 기초를 물리학에서 먼저 다지거든요. 학교에 따라 역학과 에너지를 먼저 열고 전자기와 양자를 다음 학기에 여는 경우가 많으니, 고2와 고3 시간표에 어떤 순서로 놓이는지 미리 확인해 두세요.
수학도 함께 가야 해요. 전기 신호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양이라 미분과 적분 없이는 다루기 어렵고, 전기장과 자기장은 방향을 가진 양이라 벡터가 자주 나와요. 그래서 전자공학 지망생에게도 미적분Ⅱ와 기하를 함께 권하는 대학이 많아요. 연세대 안내서는 자연계열 모든 모집단위에 이 두 과목 이수를 권한다고 밝혀 두었어요.
정보 과목도 눈여겨보세요. 전자공학은 하드웨어만 다루는 학문이 아니에요. 회로를 설계하고 나면 그 회로를 움직일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센서에서 들어온 신호를 처리하는 일도 코드로 해요. 고등학교에서 간단한 코딩으로 센서 값을 읽어 본 경험은 전자공학과 1학년 실습 시간에 꽤 든든한 밑천이 돼요.
어렵다는 이유로 피하면 무엇이 보일까요
5등급제에서 수강생이 적은 과목은 등급 걱정이 커요. 이해해요. 그런데 평가자는 성적표에서 수강자 수와 성취도를 함께 보면서, 이 학생이 어떤 과목을 견뎌 냈는지를 읽어요. 전자공학과 지원자가 물리 진로선택을 비워 두고 쉬운 과목으로 채웠다면, 그 선택은 꽤 또렷하게 눈에 띄어요.
반대로 이 과목에서 성취도가 조금 아쉽더라도, 수업 안에서 질문을 던지고 끝까지 붙들어 본 흔적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예를 들어 코일 감은 수를 바꿔 가며 유도 전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 본 탐구, 태양전지가 빛을 전기로 바꾸는 원리를 광전 효과와 연결해 본 발표 같은 장면이요.
학교에 이 과목이 없다면
전자기와 양자가 학교에 열려 있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땐 공동교육과정이나 교육청 온라인 수업으로 들을 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세요. 대학들은 학교에 없던 과목을 못 들은 건 학생 탓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혀 두었고, 길을 찾아 들은 노력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도 했어요.
학교 밖 수업이 어렵다면 물리학 시간에 전기와 자기 단원을 깊게 다루는 탐구로 그 자리를 채워 보세요. 과목 이름은 빠져도 그 영역을 공부한 흔적은 남길 수 있어요. 이때 혼자 책으로만 공부하지 말고, 수업 시간의 질문이나 과제 발표로 꼭 연결하세요. 선생님이 직접 보고 들은 장면이어야 학생부에 적을 수 있거든요.
겁보다 호기심을 먼저 꺼내 보세요
이 과목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권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어떻게 선 없이 전기를 보내는지, 오늘 한 번 찾아보세요. 그 답의 절반이 이 과목 안에 있어요. 궁금함이 생기면 어려움은 생각보다 견딜 만해져요. 그 궁금함을 들고 물리 선생님을 찾아가면, 수업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