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나 PD가 꿈인데 과목은 뭘 골라야 할지 막막해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나 신문방송학과를 꿈꾸는 아이들의 과목 신청서를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고민한 흔적이 유난히 많아요. 지웠다 썼다 한 자국이 여러 군데죠. 의대 지망생은 생명과학, 공대 지망생은 물리처럼 떠오르는 과목이 있는데, 미디어 쪽은 딱 이거다 싶은 과목이 없거든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기회예요. 정답 조합이 없다는 건, 내가 어떤 미디어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가 과목표에 그대로 드러난다는 뜻이니까요. 기자를 꿈꾸는 아이와 콘텐츠 기획자를 꿈꾸는 아이, 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하고 싶은 아이의 과목표는 달라야 자연스러워요.
국어에서 시작하는 게 자연스러워요
미디어는 결국 메시지를 만들고 전달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국어 과목이 바탕이 돼요. 2022 개정 교육과정 국어에는 매체 의사소통, 문학과 영상 같은 과목이 있는데, 이름만 봐도 미디어 지망생과 잘 어울리죠. 매체 의사소통은 뉴스나 광고, 영상 콘텐츠가 어떻게 메시지를 짜는지 비판적으로 읽어 보는 과목이고, 문학과 영상은 이야기가 글에서 화면으로 옮겨질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다뤄요. 학교 사정에 따라 열리는 과목이 다르니 편성표부터 확인해 보세요.
사회 과목은 '무엇을 보도할 것인가'를 길러 줘요
기사를 잘 쓰는 기술만큼 중요한 게 무엇이 기사가 될 만한지 알아보는 눈이에요. 사회와 문화를 들으면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과 조사 방법을 배우고, 정치나 경제를 들으면 뉴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제를 깊이 이해하게 돼요. 기자를 꿈꾸는 아이라면 이쪽에 무게를 두는 게 좋아요. 어떤 사건을 두고 "왜 이 언론사는 이렇게, 저 언론사는 저렇게 보도했을까"를 탐구해 본 경험은 미디어 지망생의 학생부에서 늘 힘이 있어요.
요즘 미디어는 데이터를 빼고 말하기 어려워요
플랫폼이 어떤 영상을 추천하는지, 구독자가 어디서 이탈하는지, 여론이 어떻게 퍼지는지. 지금 대학의 미디어 관련 학과에서는 이런 질문을 데이터로 다루는 수업이 적지 않아요. 그래서 정보 교과의 데이터 과학이나 인공지능 기초, 수학의 확률과 통계를 곁들이는 아이들이 늘고 있어요. 문과 성향인 아이에게 이 과목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하나만 들어도 "미디어를 숫자로도 볼 줄 아는 학생"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어요.
꿈에 따라 조합의 무게를 옮겨 보세요
기자나 PD처럼 취재와 보도에 관심이 있다면 국어와 사회 쪽에, 광고나 콘텐츠 기획에 관심이 있다면 국어의 매체 과목과 심리에 가까운 사회와 문화 쪽에, 미디어 산업이나 플랫폼 분석에 관심이 있다면 데이터 과학과 통계 쪽에 무게를 두는 식이에요. 모든 걸 다 넣으려고 하면 시간표도 내신도 버티기 어려워요. 한쪽을 중심에 두고 다른 쪽에서 한 과목씩만 빌려 오는 정도가 적당해요.
두 아이를 떠올려 볼게요. 한 아이는 매체 의사소통과 사회와 문화, 정치를 들었고, 다른 아이는 매체 의사소통과 확률과 통계, 데이터 과학을 들었어요. 둘 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지망하지만 과목표만 봐도 앞의 아이는 저널리즘 쪽, 뒤의 아이는 미디어 산업 분석 쪽으로 읽혀요.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건 없어요. 다만 자기소개 면접이나 세특에서 하는 이야기와 과목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야 서로를 받쳐 줘요. 과목표가 한쪽을 가리키는데 활동은 엉뚱한 쪽에 있으면, 읽는 사람이 헷갈리게 돼요.
영어도 잊지 마세요. 해외 언론 기사나 글로벌 플랫폼 자료를 직접 읽을 수 있다는 건 미디어 계열에서 꽤 큰 무기예요. 영어 진로선택 과목까지는 아니더라도, 영어 시간에 다룬 기사문을 매체 비평과 연결해 보는 정도의 시도는 충분히 해 볼 만해요.
과목보다 먼저 정할 것
방송부나 교지편집부 활동을 하고 있다면, 그 경험이 과목 선택의 힌트가 될 수 있어요. 편집을 하면서 영상 연출이 재미있었는지, 취재하면서 사람 만나는 게 즐거웠는지, 조회수 통계를 보면서 궁금한 게 생겼는지요. 오늘 저녁엔 내가 최근에 끝까지 본 영상이나 기사 세 개를 떠올려 보고, 그걸 끝까지 보게 만든 게 무엇이었는지 한 줄씩 적어 보세요. 그 세 줄이 과목표의 방향을 알려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