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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전략

수학 선생님이 되려면 수능에 없는 기하도 듣나요

EDU HIGH 운영자 · 2026.01.28

기하 신청란 앞에서 펜을 멈춘 아이에게 저는 보통 이렇게 말해요. 수학교육과를 진지하게 지망한다면, 학교에 기하가 열리는 한 들어 두는 쪽을 권해요. 수능에 안 나오는 과목이라 아깝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학교육과 지망생의 과목표에서 기하가 비어 있으면 평가자는 그 빈칸을 꽤 오래 들여다보게 돼요.

이유는 간단해요. 수학 선생님이 되면 교실에서 가르치는 내용에 기하가 들어 있어요. 장래에 가르칠 과목을 고등학교 때 피했다는 인상은, 다른 계열 지망생이 기하를 안 들었을 때와 무게가 달라요.

경사면 위 힘의 벡터를 그린 도형 도해

수능에서 빠진 과목이 왜 서류에서는 남을까요

개편된 수능에서 수학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공통으로 보고, 미적분Ⅱ와 기하는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아요. 그래서 "수능에 안 나오는데 왜 들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그런데 대학이 서류에서 보는 건 시험 범위가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배우려고 했는지예요. 서울대처럼 전공 연계 권장과목을 공개한 대학도 있는데, 이런 안내는 지원 자격과는 무관하지만 서류평가에서 참고된다고 밝히고 있어요.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안내를 내는 경우가 있으니, 목표 대학의 입학처 자료를 꼭 직접 확인해 보세요.

수학교육과가 보고 싶은 건 '설명할 수 있는 이해'예요

수학교육과 지망생에게 기하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기하는 공식을 외워 대입하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고, 왜 그런지 말로 따져 보는 과정이 많은 과목이에요. 벡터 문제 하나를 놓고도 좌표로 풀 수 있고, 도형의 성질로 풀 수도 있죠. 두 방법을 비교해서 어느 쪽이 친구에게 더 잘 설명되는지 고민해 본 아이는, 그 장면 하나로 예비 교사로서의 감각을 보여 줄 수 있어요.

실제로 수학교육과 지망생의 세특에서 인상 깊은 기록은 대개 이런 거예요. 어려운 문제를 풀었다는 결과보다, 모둠 친구가 헷갈려하는 개념을 그림으로 다시 설명했더니 친구가 이해했다는 과정이요.

칠판에 복잡한 수식을 쓰는 여성

미적분Ⅱ와 둘 다 들어야 할까요

수학교육과 지망생이라면 미적분Ⅱ와 기하를 모두 듣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그림이에요. 하지만 학교 시간표나 내신 사정으로 하나만 골라야 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학생 본인의 관심을 따라가세요. 함수와 변화에 더 끌리는 아이라면 미적분Ⅱ, 도형과 공간에 더 끌리는 아이라면 기하를 먼저 두고, 나머지 하나는 공동교육과정으로 들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식이에요.

여기에 하나를 더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수학교육과는 수학과 교육이 만나는 곳이라서, 수학만큼 사람에 대한 관심도 보여 주면 좋아요. 학교에 수학과 문화 같은 융합선택 과목이 있다면, 수학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전했고 사람들이 왜 어려워했는지 살펴보는 경험이 될 수 있어요. 교육학 관련 교양 과목이 열리는 학교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아요. 수학 과목을 촘촘히 채우되, 한 칸 정도는 '가르치는 사람'의 시선을 담을 자리로 남겨 두는 셈이에요.

학교에 기하가 열리지 않는다면 다른 길도 있어요

수강 신청 인원이 적어 기하가 개설되지 않는 학교도 있어요. 이건 학생 잘못이 아니라서, 학교 교육과정 편성 자료를 통해 대학도 어느 정도 사정을 알 수 있어요. 다만 그냥 넘어가기보다는 공동교육과정이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찾아보는 시도를 해 보세요. 그마저 어렵다면 수학과제 탐구 같은 과목이나 수학 수업 시간 탐구 활동에서 기하적인 주제를 다뤄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할 수 있는 만큼 해 봤다는 흔적이 남는 것과 아무것도 없는 것은 다르게 읽혀요.

기하가 무섭다면

"기하는 너무 어렵다던데요"라는 걱정도 많이 들어요.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뒤로는 진로선택 과목에도 5등급 상대평가가 함께 매겨지니 내신 걱정이 드는 게 당연해요. 그래도 수학 선생님을 꿈꾼다면 어려운 단원을 어떻게 넘어섰는지가 곧 미래의 수업 재료가 돼요. 오늘 공통수학 교과서에서 도형 단원 문제 하나를 골라, 식 대신 그림만으로 친구에게 설명하는 연습을 해 보세요. 기하가 조금은 덜 낯설게 느껴질 거예요. 설명하다 막히는 지점이 바로 내가 아직 덜 이해한 곳이라는 것도, 그 연습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