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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전략

수능에서 빠진 미적분Ⅱ, 그래도 시간을 쓸 가치가 있을까

EDU HIGH 운영자 · 2026.07.21

"수능에 안 나오면 시간 낭비 아니에요?" 이 질문에는 숨은 계산이 하나 들어 있어요. 수능 공부할 시간도 모자란데, 시험에 안 나오는 과목까지 들으면 손해라는 계산이죠. 틀린 계산은 아니에요. 다만 그 계산에는 수능 하나만 들어 있고, 학생부와 대학 강의실은 빠져 있어요.

이공계, 특히 공대나 자연대, 의약 계열을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미적분Ⅱ는 여전히 들어 두는 쪽을 권해요. 수능 점수에는 보탬이 되지 않아도, 서류와 대학 생활에서 이 과목이 하는 일이 꽤 크거든요. 반대로 인문사회 계열이라면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이 글은 주로 이공계를 생각하는 고1, 고2를 위한 이야기예요.

교재에 인쇄된 수학 공식

수능에서는 정말 빠졌어요

사실부터 확인할게요. 개편된 수능에서는 수학 영역을 선택과목 없이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모두 공통으로 봐요. 미적분Ⅱ와 기하는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고, 이 둘을 묶은 별도의 심화 수학 시험도 만들지 않기로 했어요. 그러니 "수능에 안 나온다"는 말은 정확해요. 정시만 바라보는 학생에게는 미적분Ⅱ가 점수와 직접 이어지지 않는 과목인 게 맞아요.

학생부에서는 오히려 더 눈에 띄어요

그런데 학생부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바뀌어요. 수능에서 빠지면서 미적분Ⅱ를 안 듣는 학생이 늘어나면, 듣는 학생은 그만큼 더 또렷하게 보여요. 서울대는 고교학점제 세대를 위한 전공 연계 권장과목을 발표하면서 많은 이공계 모집단위에 미적분Ⅱ를 포함했고, 이 안내가 지원 자격과는 무관하지만 서류평가와 정시의 교과역량평가에 반영된다고 밝혔어요.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안내를 내놓는 경우가 있으니, 관심 있는 대학의 입학처 자료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수능이 아니라 학생부가 이 과목의 무대가 된 셈이에요.

양복을 입고 칠판에 글을 쓰는 소년

대학 1학년 강의실을 떠올려 보세요

세 번째 장면은 대학 강의실이에요. 공대나 자연대 1학년이 듣는 미적분학이나 공업수학 수업은 고등학교 미적분Ⅱ에서 다루는 지수·로그함수, 삼각함수의 미분과 적분을 이미 안다고 보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고등학교에서 이 내용을 한 번도 만나지 않은 학생은 첫 학기부터 두 배로 뛰어야 해요. 수능 범위에서 빠졌다고 대학이 가르치는 내용까지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진학 상담을 하다 보면 "점수 말고 입학한 다음을 생각하라"는 말을 자주 하게 돼요.

그래도 부담이 크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현실적인 걱정도 알아요. 진로선택 과목이라 듣는 인원이 적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뒤로는 진로선택에도 5등급 상대평가가 함께 매겨지니 내신이 흔들릴 수 있죠. 수능 공부 시간과도 겹치고요. 그럴 땐 미적분Ⅱ 공부를 수능과 떼어 놓지 말고 이어서 생각해 보세요. 미적분Ⅱ를 배우다 보면 미적분Ⅰ의 개념을 더 깊이 다시 보게 돼서, 수능 미적분Ⅰ 문항을 볼 때 시야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어요. 완전히 따로 노는 과목이 아니라는 거예요.

학교에서 미적분Ⅱ가 열리지 않는다면 공동교육과정을 알아보고, 그것도 어렵다면 미적분Ⅰ 수업 안에서 이어지는 탐구를 해 보는 방법이 있어요.

시간 배분도 미리 그려 두면 좋아요. 미적분Ⅱ는 보통 3학년 과목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서, 수능 준비가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기와 겹쳐요. 그래서 고2 겨울방학에 미적분Ⅰ을 확실히 정리해 두면 3학년 미적분Ⅱ 수업이 훨씬 가볍게 느껴져요. 미적분Ⅱ 내신 준비를 하면서 미적분Ⅰ 복습이 저절로 되고, 그게 다시 수능 대비가 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어요. 과목 하나를 더 듣는다고 생각하기보다, 같은 산을 조금 더 높이 올라가 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져요.

정시 위주로 준비하는 학생이라도 생각해 볼 지점이 있어요. 앞서 말했듯 정시에서 교과 이수 내용을 함께 보는 대학이 생겼으니까요. 정시만 본다고 학생부를 완전히 놓아도 되는 시대는 아니라는 걸 기억해 두세요.

진로가 아직 흐릿하다면

이공계로 갈지 확실하지 않은 학생도 있어요. 그렇다면 고1 겨울에 미적분Ⅱ를 일단 신청해 두는 쪽이 나중에 후회가 적어요. 들어 보고 아니다 싶으면 진로를 정리할 계기가 되지만, 안 들었는데 나중에 이공계로 마음이 기울면 그때는 되돌리기 어렵거든요.

오늘 수학 교과서 맨 뒤의 목차를 한번 넘겨 보세요. 미적분Ⅰ이 어디서 끝나는지 보고, 그다음 내용이 궁금해진다면 그 호기심이 이미 답을 알려 주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