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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전략

입학사정관은 행동특성 칸에서 무엇을 찾을까

EDU HIGH 운영자 · 2025.09.17

행특은 다 좋은 말뿐이라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학생들한테서 종종 들어요. 성실하다, 배려심이 깊다, 책임감이 강하다. 어느 학생부를 열어도 비슷한 단어가 나오니 그렇게 느낄 만하죠. 그런데 바로 그래서 사정관은 이 칸을 다르게 읽어요. 형용사는 건너뛰고, 그 형용사를 뒷받침하는 장면을 찾아요.

'배려심이 깊다'는 문장 하나와, '모둠 활동에서 의견을 내지 못하는 친구에게 먼저 역할을 나눠 주며 참여를 이끎'이라는 문장은 같은 성품을 말하지만 무게가 달라요. 두 번째 문장은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여 주니까요. 사정관이 행특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보는 건 이런 구체성이에요.

책상에서 서류를 읽는 안경 쓴 여성

다른 칸과 맞물리는지를 봐요

행특은 학생부의 맨 끝 쪽에 있어요. 사정관이 교과 성적, 세특, 창체 기록을 다 읽은 다음에 만나는 칸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행특을 읽을 때는 앞에서 본 모습과 맞아떨어지는지를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돼요.

세특에서 질문이 많고 토론을 이끄는 모습이 보였는데 행특에도 학급 회의에서 의견을 정리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이 학생의 성향이 여러 자리에서 일관되게 드러난다는 확신이 생겨요. 반대로 행특 내용이 다른 칸과 전혀 이어지지 않으면 인상이 흐려져요. 행특은 따로 빛나는 칸이라기보다 앞의 기록들을 한 사람으로 묶어 주는 칸이에요.

학업 바깥의 모습이 보이는 유일한 자리

세특은 수업, 동아리는 동아리 시간, 진로활동은 진로 탐색이라는 틀이 있어요. 행특은 그런 틀이 없어요. 담임 선생님이 교실 생활 전반에서 본 모습을 담기 때문에, 학업과 직접 관련 없는 인성과 태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자리예요.

학종에서 대학이 보는 역량 가운데 공동체 역량은 바로 이 칸에서 많이 확인돼요. 협력하는 모습, 규칙을 지키는 모습, 갈등을 풀어 가는 모습 같은 것들이요. 공부 잘하는 학생은 많지만, 함께 지내고 싶은 학생인지는 행특에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아요.

종이 위에 놓인 돋보기

변화가 보이면 강한 기록이 돼요

사정관이 반가워하는 행특 문장 중 하나는 변화가 담긴 문장이에요. 학기 초에는 발표를 어려워했지만 학기 말에는 학급 회의 사회를 맡았다거나, 처음에는 혼자 공부하는 걸 편해했지만 점점 친구들과 공부 모임을 꾸렸다는 식이요.

완벽한 학생의 모습보다 자라는 학생의 모습이 더 설득력 있게 읽혀요. 대학은 지금의 완성도보다 앞으로 대학에서 얼마나 더 성장할지를 궁금해하니까요. 그래서 학년이 올라간 지금, 내가 1학년 때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생각해 보는 건 의미가 있어요. 1학년 행특과 올해의 내 모습을 나란히 놓고 보면, 선생님께 전해 드릴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르기도 해요. 같은 학생인데 학년마다 다른 선생님이 같은 방향의 변화를 적어 주셨다면, 그건 꽤 믿을 만한 성장의 증거로 읽혀요.

아쉬운 점이 적혀 있어도 읽는 법이 있어요

행특에 좋은 말만 있는 건 아니에요. 가끔 '다소 소극적인 면이 있으나' 같은 표현이 들어가기도 해요. 학생들은 이걸 보고 크게 걱정하는데, 사정관은 이런 문장을 단점 목록으로 읽지 않아요. 보통 그 뒤에 이어지는 문장, 그러니까 그 점을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를 함께 읽어요. 오히려 아쉬움과 노력이 함께 적힌 문장은 담임 선생님이 학생을 꼼꼼히 지켜봤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해요.

학생이 할 수 있는 건 재료를 남기는 일

행특은 담임 선생님이 쓰시는 칸이라 학생이 문장을 정할 수는 없어요. 다만 선생님이 구체적인 장면을 쓰실 수 있도록 재료를 남길 수는 있어요. 학급에서 맡은 일을 성실히 하고, 상담 시간에 자기 이야기를 하고, 학기 말 자기 평가서에 장면 중심으로 내 모습을 적는 것이요.

특히 자기 평가서에 '성실함', '책임감' 같은 단어를 쓰는 대신 "체육대회 때 반 응원 도구를 혼자 챙기다가 친구들에게 역할을 나눠 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장면을 써 보세요. 그 장면이 선생님의 기억과 겹치면 기록이 훨씬 생생해져요.

오늘은 1학년 행특을 다시 열어서, 형용사 말고 장면이 담긴 문장이 몇 개인지 세어 보세요. 그 숫자가 올해 내가 남겨야 할 재료의 방향을 알려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