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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전략

AI 신약을 꿈꾼다면 코딩 말고 무엇을 더 쌓을까요

EDU HIGH 운영자 · 2026.03.16

AI로 신약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뉴스에 자주 나오면서, 이 길을 꿈꾸는 고2 학생이 확실히 늘었어요.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두 부류로 나뉘어요. 코딩은 잘하는데 생명과학 기록이 거의 없는 학생, 그리고 생명과학 탐구는 깊은데 AI는 "관심이 있음" 한 줄로 끝난 학생이에요. 둘 다 아까워요.

이 분야를 지망하며 의약·바이오 계열에 합격한 학생들의 학생부는 대체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어요. 몸속에서 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려는 기록과, 그걸 데이터로 다뤄 보려는 기록이 함께 있었죠. 두 날개가 다 보여야 'AI 신약'이라는 진로가 말뿐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요.

검은 바탕 위의 분자 모형

약이 몸에서 하는 일부터 이해해요

AI가 신약 개발에서 하는 일을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수많은 화합물 중에서 우리 몸의 특정 단백질에 잘 달라붙을 후보를 빨리 골라내는 거예요. 그러려면 먼저 '달라붙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야 하죠. 효소와 기질이 열쇠와 자물쇠처럼 맞물린다는 생명과학 내용, 분자의 모양과 결합을 다루는 화학 내용이 여기서 바로 연결돼요.

그래서 이 계열 합격생들의 학생부에는 화학과 생명과학에서 단백질, 효소, 분자 구조를 다룬 기록이 꽤 단단하게 남아 있어요. 예를 들어 효소 반응 실험을 하고 나서 "억제제가 효소의 어느 부위에 작용하는지에 따라 반응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더 찾아본 장면 같은 거예요. 화려한 AI 이야기보다 이런 기초가 먼저 보여야 뒤의 기록이 믿음직해져요.

AI는 도구로 써 본 흔적이 남아요

반대로 AI 쪽 기록은 '배웠다'보다 '써 봤다'가 좋아요. 정보 수업에서 간단한 분류 모델을 만들어 보는 활동이 있다면, 그 데이터를 생명과학과 관련된 것으로 골라 보는 식이죠. 공개된 의약품 정보 일부를 모아 성질별로 나눠 보거나, 분자의 특징 몇 가지로 어떤 성질을 예측해 보는 정도면 고등학생 수준에서 충분히 의미 있어요.

여기서 정말 중요한 건 결과의 정확도가 아니에요. 데이터가 적어서 모델이 엉뚱한 답을 냈다면, 왜 그런지 생각해 본 기록이 더 값져요. 실제 신약 개발에서도 데이터의 질이 큰 문제라는 걸 학생이 스스로 체감했다는 뜻이니까요.

코딩 실력이 아직 부족해서 걱정하는 학생도 있어요. 괜찮아요. 고등학교에서 대학 연구실 수준의 모델을 만들 필요는 전혀 없어요. 엑셀로 데이터를 정리해 보고 경향을 찾는 것만으로도 데이터를 다루는 사고방식은 충분히 드러나요. 도구의 수준보다 '무엇을 알고 싶어서 이 데이터를 모았는지'가 분명한 게 훨씬 중요해요.

흰색 분자 구조 3D 렌더링

두 날개를 이어 주는 한 문장

화학·생명과학 기록과 정보 기록이 따로 놀면 읽는 사람은 '관심사가 두 개인 학생'으로 봐요. 둘을 이어 주는 고리가 있어야 하죠. 그 고리는 대개 학생이 품은 질문 하나예요. "왜 신약 하나를 만드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릴까?"라는 질문을 가진 학생이라면, 생명과학에서는 임상 단계와 부작용을 살펴보고, 정보에서는 그 과정 중 어느 단계를 계산으로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어요.

이렇게 한 질문이 두 과목을 지나가면, 학생부를 처음 읽는 사람도 두 기록을 하나의 이야기로 읽게 돼요. 진로 희망 칸에 'AI 신약 개발 연구원'이라고 적는 것보다 이 연결이 훨씬 설득력 있어요.

수학과 윤리도 슬쩍 챙겨 두세요

데이터를 다루려면 확률과 통계 감각이 필요해요. 수학 시간에 배운 내용을 실험 결과 분석에 써 본 흔적이 있으면 좋아요. 그리고 의외로 많은 학생이 놓치는 게 윤리예요. AI가 고른 약 후보를 사람에게 시험할 때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데이터에 포함된 환자 정보는 어떻게 보호되는지 생각해 본 기록은 의약 계열에서 특히 좋게 읽혀요. 윤리 과목이나 통합사회 시간에 한 번쯤 다뤄 볼 만한 주제예요.

학과 이름은 대학마다 달라요. 약학, 생명공학, 바이오의약, 의생명 등으로 나뉘고, 어떤 과목을 권장하는지도 학교마다 차이가 있어요. 지원 전에 관심 있는 대학 입학처의 권장 과목 안내를 직접 확인해 두세요.

고2 남은 학기에 할 일

이번 학기 화학이나 생명과학 교과서에서 단백질이나 효소가 나오는 쪽을 펴 보세요. 그리고 "이걸 컴퓨터로 계산한다면 무엇을 입력해야 할까?"라고 한 번 스스로 물어보세요. 답을 몰라도 괜찮아요. 그 질문을 들고 정보 선생님이나 과학 선생님께 가는 순간, 두 날개가 처음 맞닿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