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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어려운 한 문제가 사라진 국어, 1등급은 어디서 갈릴까요

EDU HIGH 운영자 · 2026.03.02

"킬러 문항 없앤다면서요. 그럼 국어는 쉬워지는 거 아니에요?" 수능을 앞두고 교육 당국이 공교육 범위를 벗어난 초고난도 문항을 내지 않겠다고 밝힌 뒤로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 뒤로 치러진 수능을 받아 든 학생들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어요. 국어는 여전히 만만하지 않았거든요.

킬러 문항이 사라졌다고 변별력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변별의 자리가 옮겨 갔을 뿐이죠. 예전에는 한두 문제에 몰려 있던 어려움이 이제는 시험지 여러 곳에 고르게 흩어져 있어요. 그래서 '그 한 문제만 잡으면 된다'는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아요.

흰 종이에 글을 쓰는 남성

어려운 한 문제 대신 애매한 여러 문제

예전 시험에서 상위권은 대개 한두 개의 극악한 문제에서 갈렸어요. 그 문제를 맞히느냐 마느냐가 1등급을 결정하는 식이었죠. 요즘 시험지는 결이 좀 달라요. 그 정도로 튀는 문제는 줄었지만, 선지 두 개 사이에서 한참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가 여러 개 깔려 있어요.

이런 문제는 하나하나는 해볼 만해요. 그런데 다섯 개, 여섯 개가 이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하나에 1분씩만 더 써도 시험 시간 끝에서 지문 하나를 통째로 못 보게 되거든요. 지금 국어의 변별력은 개별 문제의 난도보다 이 누적된 판단 피로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매력적인 오답의 정교함이 높아졌어요

애매한 문제의 정체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오답 선지가 아주 그럴듯하게 만들어져 있어요. 지문의 표현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면서 범위를 살짝 넓히거나, 두 대상의 특징을 조용히 바꿔치기하거나, 원인과 결과를 뒤집는 식이에요. 지문을 대충 기억하는 학생에게는 이 선지가 정답처럼 보여요.

이걸 이기는 방법은 정확한 근거 확인밖에 없어요.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다"가 아니라 "몇 문단 몇째 줄에 이렇게 쓰여 있다"까지 확인하는 습관이요. 처음엔 느려요. 그런데 이 습관이 붙으면 애매했던 선지가 더는 애매하지 않게 돼요. 근거가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니까요.

연습할 때는 정답을 고른 뒤 그 근거 문장에 밑줄을 긋고, 오답 하나를 골라 왜 틀렸는지 한 문장으로 적어 보세요. "지문은 '일부'라고 했는데 선지는 '모든'이라고 했다"처럼요. 이걸 몇 주 하면 오답이 틀리는 방식이 몇 가지로 정리된다는 걸 알게 돼요. 정리된 만큼 시험장에서 헤매는 시간이 줄어요.

문학과 화법·언어도 무시할 수 없어요

변별이 흩어졌다는 건 독서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문학에서 보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문제, 문법 개념을 정확히 적용해야 하는 문제도 상위권을 가르는 자리가 됐어요. 예전처럼 "독서 고난도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문학과 문법을 빠르게 넘겨 왔다면 지금 그 자리에서 점수가 새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특히 문법은 개념을 정확히 알면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는 영역이에요. 여기서 시간을 벌어야 뒤에서 독서 지문을 여유 있게 읽을 수 있어요. 문법에서 아낀 3분이 독서 한 지문의 정확도를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흔해요.

탁자에 앉아 종이에 글을 쓰는 여성

80분 전체를 운영하는 힘

결국 지금 국어에서 1등급을 가르는 건 시험지 전체를 끝까지 같은 집중력으로 밀고 가는 힘이에요. 이건 문제 하나를 잘 푸는 능력과는 조금 다른 근육이에요. 모의고사를 볼 때 마지막 15분에 정답률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면, 실력보다 운영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남은 기간에는 한 회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을 재고 푸는 연습을 꾸준히 해 두세요. 끝나고 나서는 점수보다 시간대별로 어디서 시간을 많이 썼는지, 어디서 판단이 흔들렸는지를 적어 보세요. 그 기록이 쌓이면 나만의 풀이 순서와 시간 배분이 보이기 시작해요.

한 문제에 매달리지 않는 연습

애매한 선지 앞에서 3분을 쓰는 것보다, 표시해 두고 넘어갔다가 마지막에 돌아오는 게 나은 경우가 많아요. 돌아왔을 때 신기하게도 답이 보이기도 하고요. 이 판단을 연습으로 미리 익혀 두지 않으면 시험장에서는 놓아 주지 못하고 붙들게 돼요.

오늘 모의고사를 푼다면 한 가지만 정해 보세요. 한 문제에 2분을 넘기면 무조건 표시하고 넘긴다. 그리고 다 풀고 나서 표시한 문제가 몇 개였는지, 돌아와서 몇 개를 맞혔는지 세어 보세요. 그 숫자가 다음 연습의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