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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PISA 읽기 점수 14점 하락 뉴스, 집에서 확인해 볼 세 장면

EDU HIGH 운영자 · 2026.10.17

515점에서 501점. 지난 9월 OECD가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 결과에서 한국 15세 학생들의 읽기 점수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3년 전 조사보다 14점이 내려간 거예요. 뉴스를 본 부모님들 사이에서 "우리 애도 그런 거 아냐?" 하는 이야기가 많이 오갔죠.

먼저 숫자를 차분하게 볼 필요가 있어요. 한국은 여전히 OECD 평균보다 한참 높은 자리에 있고, 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상위권이에요. 다만 하락 폭이 작지 않았고, 이번 조사에서는 여러 나라가 함께 내려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교육부도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디지털 매체와 SNS 사용이 늘어난 것이 읽기 동기와 태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어요.

나무 탁자 위에 쌓인 신문

PISA가 재는 읽기는 받아쓰기가 아니에요

PISA의 읽기 평가는 글자를 읽을 줄 아느냐를 묻지 않아요. 글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글쓴이의 의도를 짐작하고, 그 글이 믿을 만한지 따져 보는 힘을 봐요. 여러 글을 비교하거나, 서로 다른 주장 사이에서 근거를 판단하는 문제도 나와요.

이 차이가 중요해요. 우리 아이가 책을 술술 읽는다고 해서 이 능력이 다 갖춰졌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반대로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아이라도 글을 따져 읽는 힘은 있을 수 있고요. 점수 하락 뉴스를 보며 걱정할 건 독서량 자체보다 글을 꼼꼼히 따져 읽는 습관이 얼마나 자리 잡았느냐예요.

요즘 아이들이 읽는 글의 모양을 떠올려 보면 이 습관이 왜 흔들리는지 짐작이 가요. 휴대전화 속 글은 짧고, 금방 다음 글로 넘어가고, 출처가 무엇인지 따로 확인하지 않아도 읽히게 만들어져 있어요. 그런 글에 익숙해지면 긴 글을 끝까지 붙잡고, 앞뒤를 맞춰 보고, 이게 믿을 만한 정보인지 따지는 일이 점점 번거롭게 느껴져요. 아이가 글을 못 읽게 된 게 아니라, 따져 읽을 기회가 줄어든 거예요. 기회가 줄었다면 다시 만들어 주면 돼요.

집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세 장면

우리 아이 상태가 궁금하다면 거창한 검사보다 일상의 몇 장면을 눈여겨보세요. 첫째, 학교 가정통신문이나 안내문을 아이에게 읽게 하고 "그래서 우리가 뭘 해야 한대?"라고 물어보세요. 글의 요지를 행동으로 옮겨 말할 수 있는지 보는 거예요.

둘째, 아이가 본 기사나 영상 이야기를 할 때 "그거 누가 한 말이야?"라고 한번 물어보세요. 정보의 출처를 의식하는지, 그냥 내용만 받아들이는지가 드러나요. PISA에서도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봐요.

셋째, 교과서 한 쪽을 읽고 세 문장으로 줄여 보게 하세요. 줄이지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다면, 읽긴 했는데 구조를 잡지 못한 상태일 가능성이 커요.

걱정이 앞설 때 피했으면 하는 것

이런 뉴스가 나오면 문해력 학원이나 문제집이 눈에 많이 띄어요.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가 이미 글 읽기를 싫어하는 상태라면 문제집 한 권이 더 해롭기도 해요. 읽기가 숙제가 되는 순간 아이는 더 멀어지거든요.

벤치에 앉아 신문을 읽는 남성

또 하나는 스마트폰을 갑자기 빼앗는 일이에요. 화면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건 필요하지만, 아무 대안 없이 빼앗으면 갈등만 남아요. 아이가 화면으로 읽던 것 가운데 글로 된 것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는 편이 훨씬 오래 갑니다. 게임 공략 글이든 좋아하는 아이돌 인터뷰든, 긴 글을 끝까지 읽는 경험이면 무엇이든 시작이 될 수 있어요.

학년에 따라 볼 곳도 조금 달라요. 중학생이라면 교과서 설명문을 읽고 요점을 말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되고, 고등학생이라면 두 개의 서로 다른 의견을 읽고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까지 봐 주세요. PISA가 측정하는 것도 결국 이렇게 여러 글을 견주어 판단하는 힘이에요.

함께 읽는 시간이 가장 확실해요

문해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고, 반대로 한 번에 무너지지도 않아요. 매일 조금씩 쌓이는 힘이라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도 결국 함께 읽는 시간이에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라도 마찬가지예요. 저녁 식탁에서 오늘 읽은 기사 하나를 두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글을 다시 떠올리고, 정리하고, 자기 생각을 덧붙이게 돼요.

오늘 저녁에 아이와 같이 볼 짧은 글 하나만 골라 보세요. 길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이가 무엇을 읽었는지보다, 읽고 나서 무슨 말을 하는지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그게 우리 아이 문해력을 가장 정확하게 알려 주는 성적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