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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시험지 앞쪽 지문에서 새는 시간, 고1 독서 습관으로 막아요

EDU HIGH 운영자 · 2025.02.11

수능이 끝나면 "이번엔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 왜 이렇게 어려웠지?"라는 말이 꼭 나와요. 킬러 문항, 그러니까 정답률이 극히 낮은 초고난도 문제를 빼겠다는 방침이 나온 뒤로도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도는 크게 줄지 않았어요. 오히려 문제 하나하나는 풀 만한데, 시험지 전체를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는 학생이 많아요.

이유를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아주 어려운 한 문제 때문에 무너진 게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긴 지문 서너 개에서 시간이 조금씩 새어 나갔던 거예요. 어려운 시험일수록 승부는 문해력에서 갈려요.

노트에 펜으로 글을 쓰는 사람

어려운 시험은 읽는 양부터 늘려요

시험을 어렵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개념을 깊이 묻는 것도 있지만, 지문을 길게 만들거나 정보를 촘촘하게 넣는 것도 있죠. 킬러 문항을 없애면 출제자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변별력을 만들어야 하고, 그중 가장 손쉬운 게 읽어야 할 양과 밀도를 높이는 거예요.

이건 국어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영어 지문도, 수학의 긴 조건 문장도, 탐구 과목의 자료 해석도 결국 읽는 힘을 요구해요. 문해력이 약한 학생은 모든 과목에서 조금씩 손해를 봐요. 그 손해가 시험지 전체에 걸쳐 쌓이면 한두 문제 차이로 끝나지 않아요.

수능 날의 상황도 생각해 봐야 해요. 아침 8시 40분부터 국어를 시작해서 오후 늦게까지 시험이 이어져요. 긴 글을 오래 읽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은 국어 80분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빠져요. 그 상태로 수학과 영어를 치르면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흐려지죠. 문해력은 문제를 푸는 능력이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글을 읽어 내는 체력이기도 해요. 이 체력은 시험 몇 달 전에 급하게 만들 수 없고, 평소 독서 습관으로만 쌓여요.

고1의 독서는 양보다 밀도예요

고1에게 독서 습관을 이야기하면 "한 달에 몇 권 읽어야 해요?"라는 질문이 먼저 나와요. 권수도 의미가 있지만, 수능을 생각하면 그보다 중요한 건 한 권을 얼마나 밀도 있게 읽었느냐예요. 가볍게 넘긴 열 권보다 끝까지 따져 읽은 두세 권이 수능 지문 앞에서 더 큰 힘이 됩니다.

밀도 있게 읽는다는 건 이런 거예요. 한 장을 다 읽고 나면 책을 덮고 그 장에서 글쓴이가 말한 걸 한두 문장으로 떠올려 봐요. 떠오르지 않으면 다시 펴서 확인하고요. 처음엔 속도가 많이 느려지지만, 이 과정이 몸에 배면 지문을 읽는 동안에도 머릿속에서 저절로 요약이 돌아가기 시작해요.

낯선 분야의 책을 일부러 섞어 보세요

수능 독서 지문은 경제, 법, 과학, 기술, 철학, 예술처럼 분야가 넓어요. 평소 좋아하는 분야의 글은 잘 읽히는데, 처음 보는 분야가 나오면 갑자기 문장이 미끄러지는 학생이 많아요. 내용 지식이 없어서라기보다 그 분야 글의 말투와 짜임이 낯설어서 그래요.

펼친 노트 위에 놓인 연필

그래서 독서 목록에 일부러 낯선 분야를 하나씩 넣어 보길 권해요.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철학 입문서를, 문학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경제 교양서를 한 권씩요. 청소년을 위한 교양서 정도면 충분해요. 어려운 원전을 읽을 필요는 없어요. 낯선 분야의 글을 끝까지 읽어 본 경험이 수능장에서 처음 보는 지문 앞에서도 덜 당황하게 만들어 줘요.

시간을 재는 읽기도 한 번씩 해 보세요

독서는 원래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하는 거지만, 수능 대비라면 가끔은 시간을 재 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기출 독서 지문 하나를 골라 문제는 풀지 말고 지문만 읽어 보세요. 다 읽는 데 몇 분이 걸렸는지, 다 읽고 나서 내용을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이 연습을 한 달에 몇 번씩 해 두면, 자기가 어떤 분야의 글에서 느려지는지 알게 돼요. 느려지는 분야가 바로 다음에 읽을 책의 분야예요. 독서와 수능 대비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서로를 이끌게 되는 거죠.

이런 습관은 혼자 만들기보다 친구와 함께할 때 더 오래 가요. 같은 책을 읽는 친구가 한 명만 있어도 "너 거기까지 읽었어?" 하는 말이 서로를 끌어 줘요. 다 읽은 뒤 서로 가장 어려웠던 대목을 하나씩 꺼내 설명해 보면, 책 한 권이 두 번 읽힌 효과가 나요.

이번 주에 읽을 책 한 권만 정해 보세요

고1 지금은 시간이 많은 것 같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을 펼 시간은 줄어들어요. 그래서 습관은 지금 만들어야 해요. 이번 주에 읽을 책 한 권만 정해 보세요. 평소라면 손이 가지 않았을 분야의 책이면 더 좋아요. 그 한 권을 끝까지 읽어 낸 경험이 3년 뒤 시험장에서 여러분을 버티게 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