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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빈칸, 순서, 삽입에서 두세 개 날아가는 이유

EDU HIGH 운영자 · 2026.05.26

"영어는 절대평가니까 90점만 넘으면 되잖아요." 고3 교실에서 이 말을 하는 학생이 점점 줄고 있어요. 절대평가로 바뀐 뒤에도 수능 영어 1등급이 5%를 밑돈 해가 있었고, 어느 해에는 3%대까지 내려갔거든요. 스무 명 중 한 명도 1등급을 받지 못한 셈이에요.

이런 해에 점수를 가르는 건 대개 시험지 후반부의 몇 문제예요. 듣기와 앞쪽 독해에서 거의 다 맞힌 학생도 빈칸 추론, 글의 순서, 문장 삽입에서 두세 개가 무너지면 80점대로 내려앉아요. 그래서 오늘은 이 세 유형만 이야기해 볼게요.

단어가 인쇄된 종이 클로즈업

세 유형은 사실 같은 능력을 묻고 있어요

빈칸, 순서, 삽입은 겉모양이 다르지만 결국 한 가지를 확인해요. 글쓴이가 문장과 문장을 어떤 논리로 이어 붙였는지 따라갈 수 있느냐는 거예요. 빈칸은 글 전체의 주장을 한 구절로 압축할 수 있는지 묻고, 순서와 삽입은 앞뒤 문장이 왜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를 묻죠.

그래서 고난도 문제를 "감으로 푼다"는 학생은 쉬운 해에는 버티다가 어려운 해에 크게 흔들려요. 지문이 낯설고 추상적일수록 감이 기댈 곳이 사라지니까요. 반대로 문장 사이의 연결을 읽는 습관이 있는 학생은 소재가 철학이든 경제든 비슷한 속도로 풀어 나갑니다.

빈칸은 선택지를 보기 전에 답을 먼저 만들어 보세요

빈칸 문제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지문을 대충 읽고 선택지 다섯 개를 하나씩 넣어 보는 거예요. 출제자는 그럴듯해 보이는 오답을 일부러 만들어 두기 때문에, 넣어 보기 방식으로는 두 개쯤에서 꼭 망설이게 돼요.

연습할 때는 선택지를 손으로 가리고,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우리말로 먼저 적어 보세요. 완벽한 문장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결국 익숙한 것이 더 정확하다고 착각한다" 같은 거친 한 줄이면 충분해요. 그다음 선택지를 열어 내가 적은 말과 가장 가까운 것을 고르는 거예요. 처음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이 연습을 두세 주 하면 선택지에 끌려다니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요.

순서와 삽입은 연결 고리에 동그라미를 치세요

순서 문제를 틀린 시험지를 보면 대부분 내용으로만 순서를 맞추려 한 흔적이 있어요. 하지만 출제자가 힌트를 숨겨 두는 곳은 내용보다 연결 고리예요. 대명사 they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this가 받는 말이 앞 문장의 어느 부분인지, however 다음에 방향이 어떻게 꺾이는지, 정관사 the가 붙은 명사가 처음 등장한 건지 이미 나온 건지 같은 것들이요.

문장 삽입은 이 원리를 반대로 써요. 주어진 문장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는 보통 앞뒤 문장 사이에 논리가 뚝 끊기는 틈이 있어요. 갑자기 대명사가 가리킬 대상이 없어지거나, 앞 문장과 상관없는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지점이죠. 기출을 풀 때 이런 단서에 연필로 동그라미를 치는 습관을 들이면, 실전에서도 손이 먼저 그 자리를 찾아가요.

글씨가 적힌 종이 클로즈업

남은 기간에는 새 문제보다 같은 지문을 두 번 보세요

수능이 가까워지면 문제집을 한 권이라도 더 풀고 싶어져요. 그런데 고난도 유형은 양으로 밀어붙일 때보다 한 지문을 깊이 볼 때 실력이 더 붙어요. 평가원 기출과 모의평가에서 틀린 고난도 문항을 모아, 하루에 서너 개만 골라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보세요.

두 번째 읽을 때는 정답을 이미 아니까 "왜 이게 답인지"보다 "내가 왜 다른 걸 골랐는지"를 따져 보는 게 좋아요. 어느 문장을 잘못 읽었는지, 어떤 단어 때문에 방향을 놓쳤는지 한 줄로 적어 두면 그게 나만의 약점 지도가 돼요. 시험 전날 다시 펼쳐 볼 건 두꺼운 문제집이 아니라 이 메모 몇 장이에요.

시간이 모자랄 땐 버릴 문제를 미리 정해 두세요

불영어인 해에는 시간도 부족해요. 고난도 한 문제에 5분 넘게 붙잡혀 있다가 뒤의 쉬운 장문을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모의고사 때부터 한 문제에 쓸 수 있는 최대 시간을 정해 두고, 그 시간이 지나면 표시만 하고 넘어가는 연습을 해 두세요.

다 맞히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면 오히려 점수가 올라가는 시험이 바로 어려운 해의 영어예요. 오늘 저녁엔 지난 모의고사에서 틀린 빈칸 문제 하나만 다시 꺼내, 선택지를 가린 채 내 말로 답을 적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