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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장문을 찍게 되는 영어 시험, 풀이 순서가 문제였어요

EDU HIGH 운영자 · 2026.07.24

종료 5분 전 안내 방송이 나왔는데 아직 41번 장문을 읽고 있다면,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을 아마 아실 거예요. 마킹도 안 했고, 앞쪽에 별표 쳐 둔 문제도 세 개나 남아 있고요. 고3 학생들에게 영어 시험에서 가장 무서운 게 뭐냐고 물으면 많은 학생이 어려운 문제보다 시간이 모자란 게 더 무섭다고 답해요.

수능 영어는 70분 동안 45문항을 풀어요. 그중 앞의 17문항이 듣기라 대략 25분 가까이가 방송에 묶여 있어요. 독해 28문항을 사실상 45분 남짓에 풀어야 하니 한 문제에 1분 30초 정도예요. 이 계산을 알고 나면 왜 순서가 중요한지 보이기 시작해요.

인쇄된 글이 가득한 펼친 책 위에 놓인 안경

1번부터 차례로 푸는 게 늘 정답은 아니에요

대부분의 학생은 듣기가 끝나면 18번부터 45번까지 번호 순서대로 풀어요. 자연스러운 방식이지만 문제가 하나 있어요. 수능 영어는 30번대 중후반에 빈칸, 순서, 삽입 같은 고난도 문제가 몰려 있어요. 번호 순서대로 가다 보면 가장 지친 시점에 가장 어려운 문제를 만나고, 거기서 시간을 쓰다가 뒤의 장문을 서둘러 풀게 되죠.

장문 독해는 지문이 길 뿐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시간만 있으면 맞힐 수 있는 문제를 시간이 없어서 틀리는 것만큼 아까운 일은 없어요.

많이 쓰는 순서 하나, 쉬운 것 먼저 어려운 것 나중

학생들이 가장 많이 시험해 보는 방식은 듣기가 끝나면 18번부터 시작해 쉬운 유형을 먼저 쭉 풀고, 41번부터 45번 장문을 먼저 해결한 뒤, 마지막에 빈칸과 순서, 삽입으로 돌아오는 순서예요. 이렇게 하면 점수가 확실한 문제를 먼저 챙겨 두니까 마음이 편해져요. 어려운 문제를 풀 때 "이거 못 풀면 장문도 못 푸는데" 하는 압박이 사라지거든요.

다른 방식도 있어요. 번호 순서대로 가되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별표만 치고 지나가서 마지막에 돌아오는 방식이에요. 익숙한 번호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에요. 다만 표시해 둔 문제를 잊고 지나치지 않도록 눈에 확 띄게 표시해 두는 습관이 필요해요.

어떤 순서가 정답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워요. 앞쪽 쉬운 문제에서 손이 빠른 학생이 있고, 빈칸 같은 추론 문제에 강한 학생도 있으니까요. 중요한 건 나의 강한 유형과 약한 유형을 알고, 약한 유형을 가장 지친 시점에 만나지 않도록 배치하는 거예요. 지난 모의고사 세 회분 정도의 오답을 유형별로 모아 보면 내가 어디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지 금방 드러나요.

문제마다 시간 상한을 정해 두세요

순서만큼 중요한 게 한 문제에 쓰는 시간의 상한이에요. 고난도 문제에서 2분을 넘겼는데도 답이 보이지 않으면 표시하고 넘어가는 규칙을 미리 정해 두세요. 시험장에서 이 판단을 즉석으로 하려고 하면 "조금만 더 하면 풀릴 것 같은데" 하는 마음 때문에 5분, 6분을 그냥 흘려보내요.

규칙은 모의고사에서 몸에 익혀야 실전에서도 지켜져요. 집에서 기출을 풀 때도 타이머를 켜 두고, 상한을 넘긴 문제는 일단 넘어가는 연습을 해 보세요. 처음엔 넘어가는 게 불안하지만, 몇 번 해 보면 다시 돌아왔을 때 오히려 더 잘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머리가 한 번 쉬고 나면 처음에 못 본 단서가 눈에 들어오거든요.

도서관에 길게 늘어선 책

마킹 시간도 계획에 넣어 두세요

시간이 모자란 학생들의 시험지를 보면 마킹을 맨 마지막에 한꺼번에 하려다 쫓기는 경우가 많아요. 답안지에 옮겨 적는 데만 몇 분이 걸리고, 급하게 하다 보면 한 칸씩 밀려 쓰는 사고도 생겨요.

듣기 답은 듣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마킹하고, 독해는 한 페이지나 열 문제 단위로 끊어서 옮겨 적는 습관을 들이면 마지막 5분이 훨씬 여유로워져요. 그 5분은 별표 친 문제 하나를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남은 모의고사는 순서를 실험하는 자리예요

수능 전까지 남은 모의고사와 사설 모의고사는 점수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맞는 순서를 찾는 실험실이기도 해요. 한 번은 번호 순서대로, 한 번은 장문을 먼저, 이런 식으로 바꿔 가며 어떤 방식에서 시간이 남는지 비교해 보세요.

다만 수능 2주 전쯤부터는 순서를 하나로 정하고 더 이상 바꾸지 않는 게 좋아요. 시험장에서 고민할 거리를 하나라도 줄이는 게 집중력을 지키는 길이니까요. 이번 주말 기출 한 회분을 풀 때, 종이 맨 위에 내가 시험해 볼 순서를 적어 놓고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