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변형 문제 없이 외부 지문 서른 개를 넘기는 길
같은 반 친구들 단톡방에 학원에서 받은 변형 문제 파일 이야기가 오가는 걸 보면 괜히 불안해지죠. "나만 저 자료가 없는데 괜찮을까?" 영어 내신 시험 범위에 교과서 말고 부교재, 모의고사, 선생님 프린트 지문까지 서른 개 넘게 들어가는 학교라면, 학원에 다니지 않는 고2 학생은 시험 기간마다 이런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학원 자료의 상당수는 결국 같은 지문을 여러 모양으로 바꿔 놓은 문제예요. 지문을 스스로 깊게 공부해 두면, 그 문제들이 묻는 것의 대부분은 이미 내 손에 들어와 있어요. 학원이 없다고 시작부터 지고 들어갈 필요는 없어요.
먼저 지문을 한곳에 모으세요
외부 지문 공부가 힘든 첫 번째 이유는 자료가 흩어져 있어서예요. 부교재 책, 모의고사 시험지, 프린트 몇 장이 가방 여기저기 섞여 있으면 무엇을 공부했고 무엇을 안 했는지 헷갈려요. 시험 범위가 나오면 가장 먼저 모든 지문을 한 파일이나 한 바인더에 모으세요.
모의고사 지문은 교육청이나 평가원 사이트에서 시험지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어요. 필요한 번호만 출력해서 바인더에 차례대로 끼우고, 지문마다 번호를 매겨 두면 돼요. 이 바인더 하나가 시험 기간 내내 내 교재가 돼요.
지문마다 한 장짜리 정리를 만들어요
지문이 모였으면 지문 하나에 정리 한 장씩을 만들어요. 학원에서 주는 분석 자료와 비슷한 걸 내가 직접 만드는 거예요. 지문 위쪽에는 주제를 우리말 한 줄로 적고, 문단별로 흐름을 짧게 적어요. 지문 본문 위에는 직접 표시를 해요. 주어와 동사, 어법 포인트, 핵심 어휘에 각각 다른 색으로요.
처음 몇 개는 한 지문에 30분 넘게 걸려요. 하지만 열 개쯤 하다 보면 표시해야 할 곳이 빠르게 눈에 들어와서 시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요. 내가 직접 만든 자료는 남이 만든 자료보다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장점도 있어요.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공부니까요.
지문 수가 많아서 시간이 부족하다면 시험 4주 전부터 시작하세요. 하루 두세 지문씩만 정리해도 4주면 범위를 한 바퀴 돌 수 있어요. 시험 범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수업에서 이미 다룬 지문부터 먼저 정리해 두면, 범위가 나왔을 때 조급해지지 않아요.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자료를 받는 날 나는 이미 절반을 끝내 놓은 셈이 되죠.
무료 자료를 똑똑하게 쓰세요
학원 없이 공부할 때 기댈 수 있는 무료 자료도 많아요. 모의고사 지문은 해설지가 함께 공개되어 있고, EBS 교재 지문은 EBS 사이트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요. 해설 강의를 들으면 내가 놓친 구문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어요.
다만 해설을 먼저 보지 마세요. 내가 먼저 지문을 분석하고 정리한 다음, 해설과 비교하는 순서가 좋아요. 해설부터 보면 이해한 것 같은 착각만 남고, 실제로 혼자 지문을 볼 때는 손이 안 움직여요.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만 해설을 확인하는 식으로 쓰면 해설이 진짜 도움이 돼요.
친구와 문제를 만들어 바꿔 푸세요
변형 문제가 걱정된다면 친구 두세 명과 함께 서로 문제를 만들어 보세요. 지문을 나눠 맡아서 각자 어법 문제 하나, 순서 문제 하나, 서술형 하나씩 만들어 오는 거예요. 문제를 만들려면 지문을 출제자의 눈으로 다시 봐야 해서, 그 자체로 깊은 공부가 돼요.
친구가 만든 문제를 풀어 보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포인트가 보여요. 사람마다 눈에 들어오는 곳이 다르거든요. 학원 변형 문제집도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거예요. 우리가 직접 만든 문제는 양이 적어도, 우리 학교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어요.
수업 시간이 가장 큰 무기예요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에게 가장 확실한 정보원은 학교 수업이에요. 외부 지문을 수업에서 다룰 때 선생님이 어느 문장을 강조하고, 어떤 문법을 짚었는지가 시험에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수업 시간에 필기를 꼼꼼히 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그날 바로 질문하세요.
학원에서 주는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출제하시는 선생님의 수업을 직접 듣고 있는 건 우리예요. 오늘 영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두 번 이상 말씀하신 문장이 있었다면, 집에 가서 그 문장 옆에 별표부터 그려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