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법 문제 밑줄은 늘 비슷한 자리에 그어져요
어법 문제 하나에 3분을 넘게 쓰고도 결국 찍었던 경험, 있지 않나요? 다섯 군데 밑줄이 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다 틀린 것 같기도 해서요. 그런데 수능과 모의고사의 어법 문제를 몇 년 치 모아 놓고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보여요. 밑줄이 그어지는 자리가 생각보다 정해져 있다는 거예요.
출제자가 어법으로 묻고 싶은 건 영어 문장의 뼈대를 제대로 아느냐예요. 그래서 뼈대와 관련된 몇 가지 문법이 해마다 모양만 바꿔 다시 등장해요. 오늘은 그중 자주 보이는 일곱 가지를 이야기해 볼게요.
문장의 중심, 주어와 동사
가장 자주 나오는 건 주어와 동사의 수 일치예요. 주어가 단수면 동사도 단수, 복수면 복수. 단순해 보이지만 출제자는 주어와 동사 사이에 긴 꾸밈말을 끼워 넣어요. 동사 바로 앞에 있는 명사에 맞추면 틀리도록 일부러 만드는 거죠. 밑줄이 동사에 그어져 있으면 항상 진짜 주어를 거슬러 찾아가 보세요.
두 번째는 동사 자리에 동사가 제대로 왔는지 묻는 문제예요. 한 문장에는 진짜 동사가 있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 to부정사나 분사가 들어가 있으면 틀린 문장이에요. 반대로 이미 동사가 있는 문장에 동사가 하나 더 들어가 있어도 틀려요. 접속사 없이 동사가 두 개 오면 안 되거든요. 문장마다 진짜 동사가 몇 개인지 세어 보는 습관이 이런 문제를 잡아 줘요.
꾸밈말의 모양, 분사와 관계사
세 번째는 분사의 능동과 수동이에요. 꾸밈을 받는 명사가 행동을 하면 ing, 당하면 ed. 감정을 나타내는 동사에서 특히 자주 나와요. 놀라게 하는 소식은 surprising news, 놀란 사람은 surprised people이에요.
네 번째는 관계대명사예요. 특히 that과 what, 그리고 관계대명사와 관계부사를 구분하는 문제가 단골이에요. what은 앞에 꾸밈받는 명사가 없을 때 쓰고, that이나 which는 앞에 명사가 있을 때 써요. 관계대명사 뒤에는 주어나 목적어가 빠진 불완전한 문장이 오고, 관계부사 뒤에는 빠진 것이 없는 완전한 문장이 와요. 밑줄 뒤 문장에 빠진 성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판단의 열쇠예요.
품사와 형태를 묻는 문제들
다섯 번째는 형용사와 부사를 구분하는 문제예요. 명사를 꾸미거나 보어 자리에 오면 형용사, 동사나 형용사나 문장 전체를 꾸미면 부사예요. 특히 look, seem, become, remain 같은 동사 뒤에는 부사처럼 보이는 자리에 형용사가 와야 해요. "She looks happily"가 아니라 "She looks happy"인 이유죠.
여섯 번째는 대명사의 수와 재귀대명사예요. 대명사가 가리키는 명사가 단수인지 복수인지, 그리고 주어와 목적어가 같은 대상이면 재귀대명사를 써야 하는지를 물어요. 대명사에 밑줄이 있으면 그 대명사가 가리키는 대상을 앞 문장에서 찾아 연결해 보세요.
병렬 구조와 준동사
일곱 번째는 병렬 구조예요. and, or, but 같은 말로 이어진 요소들은 같은 형태여야 해요. 앞에 to부정사가 왔으면 뒤에도 to부정사, 앞에 동명사가 왔으면 뒤에도 동명사. 문장이 길어지면 무엇과 무엇이 연결되어 있는지 놓치기 쉬워서 단골 함정이 돼요.
여기에 더해 to부정사와 동명사를 목적어로 쓰는 동사 구분, 수동태가 맞는지 능동태가 맞는지 묻는 문제도 자주 섞여 나와요. 이것들은 모두 앞의 일곱 가지와 연결되어 있어서, 일곱 가지를 탄탄히 해 두면 함께 잡혀요. 결국 어법 문제는 문장의 뼈대를 얼마나 정확히 보느냐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기출로 내 약점 지도를 만드세요
일곱 가지를 알았다면 이제 기출을 볼 차례예요. 최근 몇 년 치 모의고사와 수능 어법 문제를 모아서 풀어 보고, 틀린 문제마다 일곱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적어 보세요. 몇 회분만 해도 내가 유독 약한 포인트가 보여요.
약한 포인트가 보이면 그 문법만 따로 문법책에서 다시 정리하고, 같은 포인트의 기출을 몰아서 풀어요. 이번 주말에 지난 모의고사 어법 문제 다섯 개를 다시 펴고, 밑줄 하나하나 옆에 일곱 가지 중 무엇을 묻는지 이름을 붙여 보세요. 이름이 붙는 순간 어법 문제가 훨씬 덜 막막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