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은 달리다 하나만 알면 지문에서 막히는 까닭
"run은 달리다."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단어예요. 그럼 "My uncle runs a small bakery"는 어떻게 해석할까요? 삼촌이 작은 빵집을 달린다? 뭔가 이상하죠. 여기서 run은 운영하다라는 뜻이에요. 쉬운 단어라고 생각했던 run이 사실은 사전에서 한 페이지를 넘게 차지하는 단어라는 걸 알면 깜짝 놀라는 학생이 많아요.
중학교 단어장에는 보통 단어 옆에 대표 뜻 하나가 크게 적혀 있어요. 그 뜻만 외워도 중학교 시험에서는 대부분 통해요.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 방식이 점점 발목을 잡기 시작해요.
쉬운 단어일수록 뜻이 많아요
재미있는 사실이 있어요. 우리가 가장 먼저 배우는 쉬운 단어들이 오히려 뜻이 가장 많아요. take, get, make, have, run, set 같은 단어들이요. 자주 쓰이는 단어일수록 여러 상황에서 쓰이다 보니, 상황마다 조금씩 다른 뜻이 붙게 된 거예요.
그래서 고등학교 지문에서 학생들을 가장 많이 헷갈리게 하는 건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쉬운 단어의 낯선 뜻이에요. 어려운 단어는 모르면 모른다는 걸 알아서 사전을 찾아보거나 문맥으로 추측해요. 그런데 쉬운 단어는 안다고 생각하니까 대표 뜻을 그대로 넣어서 읽어 버려요. 그러면 해석이 어색해지는데, 어디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넘어가게 되죠.
같은 단어, 다른 얼굴
몇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present는 선물이라는 뜻으로 많이 알지만, 현재의, 참석한, 그리고 동사로 쓰면 발표하다, 제시하다라는 뜻도 있어요. address는 주소지만 동사로 쓰면 연설하다, 그리고 문제를 다루다라는 뜻이 돼요. 고등학교 지문에서 "address the problem"이 나왔을 때 주소를 떠올리면 해석이 막혀요.
character도 그래요. 등장인물이라는 뜻으로 많이 알지만, 성격이나 특징, 그리고 글자라는 뜻으로도 쓰여요. 같은 단어가 품사가 바뀌면서 뜻이 바뀌기도 하고, 같은 품사 안에서도 함께 쓰이는 말에 따라 뜻이 달라지기도 해요. 수능 어휘 문제나 내신 서술형에서 이런 단어가 자주 쓰이는 것도 그래서예요. 출제자 입장에서는 학생이 단어를 진짜 아는지 확인하기 딱 좋은 단어들이거든요.
문맥이 뜻을 정해 줘요
그렇다고 단어마다 뜻을 열 개씩 외우라는 건 아니에요. 그건 너무 부담스럽고, 외워도 금방 잊혀요. 더 좋은 방법은 단어를 문장과 함께 외우는 거예요. 대표 뜻 하나와 함께, 그 단어가 다르게 쓰인 예문을 하나 더 알아 두는 거죠.
지문을 읽다가 아는 단어인데 해석이 이상하게 느껴지면 그 자리에서 멈추세요. 그리고 "혹시 이 단어에 다른 뜻이 있나?" 하고 사전을 찾아보세요. 이렇게 찾은 새로운 뜻은 문장과 함께 기억에 남아서, 단어장에서 외운 것보다 훨씬 오래가요.
단어장을 이렇게 바꿔 써 보세요
지금 쓰는 단어장이 있다면 조금만 다르게 활용해 보세요. 단어장에 뜻이 여러 개 적혀 있으면 첫 번째 뜻만 보지 말고 두세 번째 뜻까지 한 번씩 읽어 보는 거예요. 모든 뜻을 완벽히 외울 필요는 없어요. 이런 뜻도 있구나 하고 한 번 만나 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지문에서 그 뜻을 만났을 때 알아볼 가능성이 높아져요.
나만의 단어 노트를 만든다면 단어 옆에 내가 실제로 만난 문장을 적어 두세요. 교과서 본문이나 읽기 책에서 만난 문장이요. 그리고 그 단어를 다른 뜻으로 만나면 같은 줄에 새 문장을 하나 더 적어요. 한 단어 옆에 문장이 하나둘 쌓이면 그 단어의 여러 얼굴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들어와요.
중2 때 들인 습관이 고등학교에서 빛나요
중학교 때는 단어 뜻 하나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여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 지문이 길어지고 추상적인 내용이 늘어나면, 단어의 여러 뜻을 아는 학생과 모르는 학생의 차이가 확 벌어져요. 지금부터 단어를 문장과 함께 보는 습관을 들이면, 그때 가서 따로 고생할 필요가 없어요.
오늘 영어 교과서 본문을 읽다가 아는 단어 중 하나를 골라 사전에서 찾아보세요. 내가 알던 뜻 말고 다른 뜻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 보는 거예요. 생각보다 많은 뜻에 놀라면서, 단어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