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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종이 울릴 때 뒷장이 비어 있는 수학 시험지

EDU HIGH 운영자 · 2026.01.02

"5분만 더 있었으면 다 풀었는데." 수학 시험이 끝나는 종이 울리면 교실 곳곳에서 이 말이 들려요. 시험지 뒷장에 손도 대지 못한 문제가 두세 개씩 남아 있어요. 집에 와서 풀어 보면 대부분 풀 수 있는 문제였대요. 아는 문제를 시간이 없어서 놓친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죠.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대부분 계산이 느려서가 아니에요. 50분을 어떻게 쓸지 정해 두지 않고 들어가서, 앞쪽 문제 몇 개에 시간을 다 써 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시간 배분은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에요. 연습하면 늘어요.

흑백 아날로그 계기판

시간은 대개 앞에서 새요

시험지를 받으면 대부분 1번부터 차례대로 풀어요.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문제는 앞쪽에서 한 문제가 막혔을 때예요. "이건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마음에 5분, 7분을 붙잡고 있게 돼요.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이미 시험 시간의 절반이 지나 있죠.

이렇게 앞에서 새어 나간 시간은 뒤쪽 문제에서 고스란히 모자라요. 뒤쪽에는 배점이 높은 서술형이나 고난도 문항이 몰려 있는 경우가 많아서 손해가 더 커요. 결국 쉬운 문제 하나에 매달린 대가로 큰 문제 두세 개를 놓치는 셈이에요.

50분을 세 구간으로 나눠 보세요

그래서 시험 시간을 미리 세 구간으로 나눠 두는 걸 권해요. 학교 시험이 50분이라면 첫 구간은 약 30분, 두 번째 구간은 약 15분, 마지막 구간은 약 5분으로 생각해 보세요. 문항 수와 서술형 비중은 학교마다 다르니 지난 시험지를 기준으로 조금씩 조정하면 돼요.

첫 구간 30분은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가면서 바로 풀리는 문제는 풀고, 1분 넘게 막히는 문제는 표시만 하고 넘어가요. 이 구간의 목표는 아는 문제를 빠짐없이 다 맞히는 거예요. 두 번째 구간 15분은 표시해 둔 문제로 돌아가는 시간이에요. 이제는 마음 놓고 고민해도 돼요. 마지막 5분은 답안지 마킹과 서술형 마지막 줄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남겨 둬요.

넘어갈 용기가 가장 어려워요

이 방법에서 가장 어려운 건 넘어가는 거예요. 머리로는 알아도 막상 시험장에서 문제를 두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아요.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발목을 잡거든요. 그리고 넘어간 문제가 계속 머릿속에 남아서 다음 문제에 집중이 안 되기도 해요.

이건 연습으로만 길러져요. 평소 문제를 풀 때부터 1분 규칙을 정해 두세요. 1분 안에 실마리가 안 보이면 표시하고 넘어간다. 처음에는 불안하지만, 몇 번 해 보면 넘어갔다 돌아왔을 때 오히려 더 잘 풀리는 경험을 하게 돼요. 다른 문제를 풀면서 머리가 한 번 쉬었다가 돌아오면 아까는 안 보이던 길이 보이기도 해요.

종이에 원을 그리는 컴퍼스

평소 연습은 시계 옆에서

시간 배분은 시험장에서 갑자기 되지 않아요. 집에서 문제를 풀 때부터 시계를 옆에 두세요. 일주일에 한 번은 지난 시험지나 부교재 한 단원을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풀어 보는 거예요. 휴대전화 타이머보다는 시험장처럼 아날로그 시계를 보는 연습이 더 좋아요.

다 풀고 나서는 점수만 보지 말고 시간 기록도 보세요. 어떤 문제에서 오래 걸렸는지, 첫 구간 30분 안에 어디까지 갔는지. 이 기록이 쌓이면 내가 어떤 유형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지 보여요. 그 유형만 따로 모아서 빠르게 푸는 연습을 하면 전체 속도가 올라가요.

계산 속도 자체를 올리는 연습도 조금은 필요해요. 시험에서 시간이 새는 곳을 보면 의외로 단순 계산에서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아요. 분수 계산, 전개와 인수분해, 근의 공식 같은 기본 계산은 손이 자동으로 움직일 정도가 되어야 해요. 하루 10분, 계산 문제만 빠르게 푸는 시간을 따로 가져 보세요. 한두 주만 지나도 문제 하나당 몇십 초씩 줄어드는 게 느껴질 거예요.

서술형은 시간을 따로 떼어 두세요

서술형이 있는 시험이라면 서술형 시간을 따로 계산해 두는 게 좋아요. 객관식을 다 풀고 나서 서술형을 시작하면 시간이 모자라서 풀이를 급하게 쓰게 되고, 그러면 감점이 생기기 쉬워요. 서술형 한 문제에 대략 몇 분이 드는지 평소에 재 두면, 첫 구간에서 서술형을 위해 몇 분을 남겨야 하는지 알 수 있어요.

시험 전날에는 새 문제를 풀기보다 이 시간 계획을 한 번 더 머릿속으로 그려 보세요. 30분에 한 바퀴, 15분에 돌아가기, 5분에 확인. 시험지를 받기 전에 계획이 이미 서 있으면 긴장도 덜해요.

오늘 문제집 한 단원을 펴고, 타이머를 맞추고, 1분 규칙으로 한 번 풀어 보세요. 넘어갔다가 돌아오는 그 경험 한 번이 다음 시험의 마지막 5분을 지켜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