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EBS 연계, 소문 말고 쓰임새를 따져 봐요
"수학은 EBS 실질 연계율이 70%래요. 그럼 수능특강이랑 수능완성만 달달 외우면 되는 거죠?" 수능을 한 달쯤 앞두면 교무실 앞에서 이런 질문을 꼭 듣게 돼요. 기대 섞인 목소리라서 바로 아니라고 하기도 조금 미안하죠.
먼저 숫자부터 바로잡고 갈게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시행 계획에서 EBS 연계는 문항 수 기준 50% 수준이고, 방식은 간접 연계예요. 70%라는 말은 공식 숫자가 아니라, 시험을 치른 사람들이 느낀 체감에 가까운 표현이에요. 그 체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면 EBS를 어떻게 써야 할지도 함께 보여요.
간접 연계는 같은 문제가 나온다는 뜻이 아니에요
간접 연계라는 말은 EBS 교재 문제의 숫자만 바꿔서 그대로 내는 게 아니라, 교재에 나온 개념이나 상황, 자료를 바탕으로 새 문제를 만든다는 뜻이에요. 수학에서는 교재 문제에 쓰인 아이디어나 함수의 모양, 조건을 주는 방식이 비슷하게 나오는 정도로 느껴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시험이 끝나고 교재를 펼쳐 보면 "이거 수특에 있던 거랑 비슷한데?" 싶은 문제가 꽤 보여요. 체감 연계율이 높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죠. 하지만 그 비슷함은 문제를 외운 학생보다 아이디어를 이해한 학생에게만 보여요. 시험장에서 그 순간 알아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답을 외우는 대신 장면을 기억하세요
EBS 수학 교재를 볼 때 문제와 답을 짝지어 외우는 학생이 있어요. 수학에서는 이 방법이 거의 힘을 못 써요. 조건 하나만 바뀌어도 답이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대신 이렇게 보세요. 문제를 풀고 나서 "이 문제는 어떤 장면이었나"를 짧게 적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절댓값이 씌워진 함수가 미분 가능하려면 꺾이는 점에서 접해야 하는 장면", "수열의 규칙이 홀짝으로 갈리는 장면" 같은 식이에요. 장면을 기억하면 시험지에서 비슷한 장면이 나왔을 때 풀이의 방향이 먼저 떠올라요. 이게 연계를 실제 점수로 바꾸는 방법이에요.
교재 속 그래프나 표도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수학 연계는 문제 속 함수의 모양이나 주어진 조건의 짜임새가 닮는 경우가 많아서, 교재에서 본 그래프 모양을 기억해 두면 시험지에서 비슷한 그림을 만났을 때 반가운 얼굴처럼 알아볼 수 있어요. 문제를 다 푼 뒤 그 그래프를 노트 귀퉁이에 작게 따라 그려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한 달 남았다면 다 풀기보다 골라서 다시 보세요
수능을 한 달 앞둔 지금,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풀 시간은 사실상 없어요.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어요. 이미 한 번 풀어 본 교재에서 표시해 둔 문제, 틀렸거나 오래 걸렸던 문제, 그리고 풀이가 독특했던 4점 문제를 골라 다시 보는 쪽이 훨씬 남는 게 많아요.
교재를 아예 안 봤던 학생이라면 수능완성의 실전 모의고사 쪽을 먼저 권해요. 시험지 형태로 묶여 있어서 실전 연습과 연계 대비를 한 번에 할 수 있거든요. 다만 이때도 채점보다 중요한 건 틀린 문제의 장면을 한 줄씩 적어 두는 일이에요.
EBS만 보면 생기는 빈틈도 있어요
연계율이라는 숫자에 마음이 쏠리면, 연계되지 않는 나머지 문항을 잊기 쉬워요. 수능 수학에서 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항은 EBS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아요. 그 문항들은 결국 평가원 기출에서 길러진 사고력으로 풀어야 해요.
그래서 지금 시기의 공부는 EBS와 기출을 저울질하는 게 아니라 둘을 엮는 쪽이 좋아요. 오전에는 기출 분석, 오후에는 EBS 다시 보기처럼 하루 안에서 나누면 한쪽으로 쏠리지 않아요. EBS는 비슷한 장면에 대한 준비, 기출은 처음 보는 장면에 대한 준비라고 생각하면 역할이 깔끔하게 나뉘어요.
시험장에서 연계를 알아보는 순간을 위해
연계 문제를 알아봤을 때 가장 큰 이득은 시간이에요. 풀이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그 시간을 어려운 문제에 쓸 수 있죠. 반대로 연계라고 생각하고 덤볐다가 조건이 달라서 틀리는 경우도 있어요. 익숙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조건을 한 번 더 읽는 습관이 필요해요.
오늘 공부를 마칠 때, EBS 교재에서 기억에 남는 문제 하나를 골라 그 장면을 한 문장으로 적어 보세요. 그런 문장이 수능 날까지 서른 개쯤 모이면, 시험지를 넘길 때 아는 얼굴이 훨씬 많아져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