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안 나와도 미적분Ⅱ와 기하를 듣는 학생들
"수능에 안 나오는데 왜 들어요? 내신만 깎아 먹을 것 같은데요." 고2 수강 신청 기간, 이공계를 꿈꾸는 학생에게서 이런 말이 나오면 사실 반박하기가 쉽지 않아요. 계산이 틀리지 않았거든요. 수능 수학은 선택과목 없이 공통 과목 체제로 바뀌고, 출제 범위는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예요. 미적분Ⅱ와 기하는 수능 범위에 들어가지 않아요.
시험에 안 나오는 과목에 시간을 쓰는 건 손해처럼 보여요. 그런데 대학 입시는 수능 한 가지로만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리고 대학에 들어간 뒤의 공부는 더더욱 그렇고요.
대학은 수능 밖에서도 과목을 봐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학은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골라 들었는지를 살펴봐요. 특히 지원 전공과 관련된 과목을 들었는지, 들었다면 얼마나 깊이 공부했는지가 평가의 중요한 재료가 돼요. 공대에 지원하는 학생이 미적분Ⅱ와 기하를 모두 피했다면, 평가자는 자연스럽게 그 이유를 궁금해하겠죠.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서울대는 전공 연계 권장과목을 지원 자격과는 상관없지만 수시 서류 평가와 정시 교과역량평가에 반영한다고 밝혔어요. 정시에서도 고등학교 과목 이수가 의미를 갖게 된 거예요.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권장과목 안내를 내놓고 있어서, 관심 있는 대학의 자료를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대학 첫 학기에 차이가 드러나요
공학이나 자연과학 계열 학과에 들어가면 1학년 때 대학 미적분, 일반물리 같은 수업을 들어요. 이 수업들은 지수함수, 로그함수, 삼각함수를 미분하고 적분하는 걸 기본으로 깔고 시작해요. 바로 미적분Ⅱ에서 다루는 내용이에요. 벡터와 공간 좌표도 물리와 공학 수업 곳곳에 등장하는데, 이건 기하에서 배우고요.
고등학교에서 이 과목들을 들은 학생은 대학 수업을 복습하듯 따라가요. 듣지 않은 학생은 새로 배우면서 동시에 응용까지 해야 하니 부담이 두 배가 되죠. 첫 학기 성적은 장학금이나 전과, 복수전공 같은 이후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이 차이를 가볍게 볼 수 없어요.
내신 부담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미적분Ⅱ와 기하는 진로선택 과목이에요. 이 과목들은 석차 등급 없이 성취도(A~E)로 기록돼요. 세부 평가 방식은 우리 학교 학업성적관리규정이나 수강 신청 안내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성적 산출 방식을 알면 막연한 두려움이 꽤 줄어들어요.
그리고 이 과목들은 이공계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주로 들어서, 수업 분위기가 진지한 경우가 많아요.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해요. 수업 중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탐구 활동을 하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전공과 연결된 기록을 남기기도 좋아요.
기하도 비슷해요. 벡터와 공간 도형을 다루면서 길러지는 공간 감각은 수능 공통과목의 도형 문제나 함수 그래프를 머릿속에 그리는 데도 도움이 돼요. 직접 시험에 나오지 않더라도 수학적 사고의 폭을 넓혀 주는 과목이에요.
수능 공부와 시간이 겹칠 때
현실적인 고민은 시간이에요. 고3이 되면 수능 공부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한데, 수능에 안 나오는 과목까지 챙기기가 버겁죠. 그래서 이 과목들을 언제 듣느냐도 중요해요. 학교 교육과정 편제를 보고 가능하다면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시기에 듣는 쪽으로 계획을 짜 보세요.
그리고 미적분Ⅱ는 미적분Ⅰ의 연장선이라서, 미적분Ⅱ를 공부하면서 미적분Ⅰ 개념이 더 단단해지는 효과도 있어요. 수능 범위 밖이라고 해서 수능 공부와 완전히 따로 노는 과목은 아닌 셈이에요.
부모님과도 이 이야기를 꼭 나눠 보세요. 수능에 안 나오는 과목을 듣겠다고 하면 걱정부터 하시는 부모님도 계세요. 대학 자료와 학교 성적 산출 방식을 함께 보여 드리면, 걱정 대신 응원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지금 확인해 볼 것 하나
수강 신청서를 내기 전에, 가고 싶은 대학 두세 곳의 입학처에서 전공 연계 권장과목 자료를 찾아보세요. 내 지망 학과 칸에 미적분Ⅱ나 기하가 적혀 있는지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요. 그 한 줄을 직접 확인하고 나면, 수능에 안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고르던 선택이 조금 다르게 보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