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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시험 끝나면 사라지는 공식, 한 번 만들어 보면 남아요

EDU HIGH 운영자 · 2025.02.10

"선생님, 수학은 결국 공식 외우는 과목 아니에요?" 중1 기말고사를 앞두고 이렇게 묻는 아이가 꽤 있어요. 틀린 말만은 아니에요. 공식을 외우면 당장 문제는 풀리거든요. 문제는 그 공식이 몇 개 안 될 때까지만이라는 거예요.

중학교 도형 단원에는 공식이 쏟아져요. 부채꼴의 호의 길이와 넓이, 기둥과 뿔의 부피, 겉넓이, 구의 부피, 피타고라스 정리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 공책 뒷장에 공식 목록이 길어지고, 시험 전날에는 그걸 통째로 외우느라 밤을 새워요. 그리고 다음 학기가 되면 거의 다 잊어요.

키보드가 보이는 휴대전화 화면

외운 공식은 조금만 비틀어도 쓸 수 없어요

부채꼴 넓이 공식을 외운 아이에게 중심각이 주어지지 않고 호의 길이만 주어진 문제를 내면 손이 멈춰요. 공식에 넣을 재료가 하나 빠졌으니까요. 반면에 부채꼴이 원을 피자처럼 자른 한 조각이라는 걸 아는 아이는 다르게 생각해요. 호의 길이가 원 둘레의 몇 분의 몇인지 보면, 넓이도 원 넓이의 똑같은 몇 분의 몇이라는 걸 바로 알거든요.

이게 유도의 힘이에요. 공식이 어디서 왔는지 알면 재료가 바뀌어도 길을 새로 낼 수 있어요. 시험 문제는 대부분 공식을 그대로 쓰는 문제가 아니라 조금 비튼 문제라서, 이 차이가 점수 차이로 그대로 나타나요.

뿔의 부피에 붙은 3분의 1은 어디서 왔을까요

원뿔의 부피는 원기둥 부피의 3분의 1이에요. 이건 외우는 아이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왜 3분의 1인지 궁금해 본 적 있나요. 교과서에는 같은 밑면과 높이를 가진 원뿔 그릇에 물을 담아 원기둥 그릇에 부으면 세 번 만에 가득 찬다는 실험이 나와요. 이걸 한 번 상상해 본 아이는 원뿔이든 사각뿔이든 삼각뿔이든 뿔이면 모두 3분의 1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엄밀한 증명은 고등학교 이후에 배우지만, 이 정도 이유만 붙여 둬도 공식이 머릿속에서 혼자 떠다니지 않아요. 기둥과 뿔이 짝을 이루고 있다는 그림이 생기니까요. 공식 열 개를 따로 외우는 것과 그림 하나에 공식 열 개를 매달아 두는 것은 기억에 남는 정도가 전혀 달라요.

칠판 앞에서 수학 공식을 살펴보는 정장 차림의 소년

유도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요

유도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공책 반 쪽이면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원기둥의 겉넓이를 예로 들어 볼게요. 원기둥을 펼치면 위아래 동그라미 두 개와 직사각형 하나가 나와요. 직사각형의 가로가 왜 원의 둘레와 같은지만 이해하면 공식은 저절로 써져요. 펼친 그림을 한 번 그려 보는 데 2분이면 돼요.

피타고라스 정리도 마찬가지예요. 정사각형 안에 직각삼각형 네 개를 돌려 붙인 그림을 그려 보면, 가운데 남는 정사각형의 넓이로 정리가 바로 보여요. 교과서마다 여러 가지 증명이 실려 있는데 그중 하나만 자기 손으로 그려 봐도 충분해요.

구의 겉넓이와 부피처럼 중학교에서 완전히 유도하기 어려운 공식도 있어요. 그럴 때는 교과서에 나온 설명을 따라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구의 겉넓이가 같은 반지름을 가진 원 넓이의 네 배라는 사실을, 귤껍질을 벗겨 원 네 개를 채우는 장면으로 떠올려 두는 식이에요. 완벽한 증명이 아니어도 "왜 4지?"에 대한 그림이 하나 있으면 기억은 훨씬 오래 갑니다.

그래도 외워야 하는 순간은 와요

모든 공식을 시험장에서 유도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시간은 한정돼 있고, 자주 쓰는 공식은 결국 바로 떠올라야 해요. 순서를 바꾸자는 거예요. 먼저 한 번 만들어 보고, 그 다음에 외우는 거죠. 한 번 만들어 본 공식은 외우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고, 혹시 시험장에서 갑자기 생각이 안 나도 다시 꺼낼 길이 있어요.

고등학교에 가면 이 차이가 훨씬 커져요. 고등 수학의 공식은 중학교보다 훨씬 많고 서로 얽혀 있어서, 하나하나 따로 외워서는 버틸 수가 없거든요. 중학교 도형에서 공식을 만들어 보는 습관을 들인 아이는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공부해요.

오늘 외우려던 공식 하나만

이번 시험 범위에 외워야 할 공식이 있다면 그중 딱 하나만 골라 보세요. 교과서를 펴고 그 공식이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한 부분을 찾아 읽은 뒤, 책을 덮고 공책에 직접 그 과정을 써 보는 거예요. 막히면 다시 펴 보면 돼요. 하나를 이렇게 해 보면 다음 공식부터는 저절로 "이건 어디서 왔지?" 하고 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