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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밤 열 시 아이 방의 혼잣말이 수학 실력이 되는 이유

EDU HIGH 운영자 · 2025.03.24

밤 열 시, 아이 방에서 혼잣말이 들려와요. "그러니까 이게 음수 곱하기 음수라서 양수가 되는 거고, 왜냐면..." 부모님은 문을 열어 볼까 잠깐 고민하시겠지만, 그냥 두셔도 괜찮아요. 아이가 지금 꽤 좋은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수학을 눈으로만 공부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교과서 설명을 읽고, 예제 풀이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요. 그런데 다음 날 같은 개념을 설명해 보라고 하면 첫 문장부터 막혀요. 읽을 때는 분명 알았는데 말이죠.

펼쳐 놓은 오래된 책

알 것 같은 기분과 아는 것은 달라요

설명을 듣거나 읽을 때 드는 "아, 그렇구나" 하는 느낌은 꽤 강해요. 그래서 그 느낌이 들면 이미 알았다고 착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그건 남이 깔아 둔 길을 따라 걸은 경험이지, 내가 길을 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혼자서 처음부터 설명해 보려고 하면 그 차이가 금방 드러나요. 어디서 말이 끊기는지, 어떤 단어를 쓸지 몰라 머뭇거리는지가 보이거든요.

말로 하는 공부는 바로 그 머뭇거리는 지점을 찾는 방법이에요. 막히는 곳이 곧 아직 내 것이 되지 않은 곳이에요. 문제집을 열 장 더 푸는 것보다 막히는 곳 하나를 찾아내는 게 훨씬 빠를 때가 많아요.

선생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말해 보세요

방법은 간단해요. 오늘 배운 개념 하나를 고르고, 동생이나 친구에게 가르친다고 생각하면서 소리 내어 설명하는 거예요. 상대가 없으면 인형이나 빈 의자를 앞에 둬도 돼요. 쑥스러우면 작게 중얼거려도 괜찮아요.

설명할 때는 세 가지를 꼭 넣어 보세요. 이게 뭔지, 왜 그런지, 어디에 쓰는지. 예를 들어 소인수분해라면, 자연수를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내는 거라는 정의, 어떤 수든 소수로 쪼개는 방법이 하나뿐이라는 성질, 그리고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를 구할 때 쓴다는 쓰임까지요. 이 셋 중 하나라도 말이 안 나오면 그 부분을 다시 교과서에서 찾아보면 돼요.

예를 직접 만들 수 있어야 진짜예요

설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를 들게 돼요. 이때 교과서에 나온 예를 그대로 쓰지 말고 새로 만들어 보세요. 일차방정식의 이항을 설명한다면 교과서의 2x + 3 = 7 대신 자기만의 식을 하나 만드는 거죠. 예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건 개념의 규칙을 이해했다는 증거예요.

반대로 이상한 예도 만들어 보면 좋아요. "이 경우에는 왜 안 될까?"를 스스로 묻는 거예요. 0으로 나누면 왜 안 되는지, 음수의 제곱근은 왜 중학교에서 다루지 않는지. 이런 질문에 답하려고 애쓰다 보면 개념의 테두리가 선명해져요. 어디까지가 되고 어디부터 안 되는지 알게 되는 거죠.

식탁에서 함께 아침을 먹는 두 소녀

녹음해서 다시 들어 보는 것도 좋아요

휴대폰 녹음 기능을 켜고 설명해 본 뒤 다시 들어 보면 의외의 발견이 있어요. 스스로는 매끄럽게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들어 보면 "그러니까", "그게" 같은 말로 빈 곳을 때우고 있는 부분이 들려요. 바로 그 부분이 아직 흐릿한 곳이에요.

녹음이 부담스러우면 백지에 써 보는 방법도 있어요. 교과서를 덮고 빈 종이에 오늘 배운 개념을 아는 만큼 써 보는 거예요. 다 쓰고 나서 교과서와 비교하면 빠뜨린 부분이 바로 보여요. 말로 하든 글로 하든, 핵심은 책을 덮고 내 머리에서 꺼내 보는 거예요.

부모님이 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부모님이 집에서 해 주실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질문하는 사람보다 들어 주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수학 내용을 잘 몰라도 괜찮아요. 오히려 모르는 척 "그게 왜 그런 거야?"라고 물어봐 주시면 아이는 더 쉬운 말로 설명하려고 애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정리가 돼요.

다만 틀린 설명을 바로 고쳐 주려고 하지는 마세요. 아이가 스스로 "어, 이상하네" 하고 멈추는 순간이 가장 좋은 공부의 순간이에요. 그때 "교과서에서 한번 찾아볼까?" 정도만 말해 주시면 충분해요.

오늘 배운 것 중 딱 하나만

오늘 수학 시간에 배운 개념 중 하나만 골라서, 자기 전에 3분 동안 소리 내어 설명해 보세요. 막히는 곳이 있으면 그 자리에 표시만 해 두고 내일 아침에 교과서를 펴 보면 돼요. 혼잣말이 조금 어색해도 괜찮아요. 그 3분이 문제집 한 장보다 오래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