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자꾸 보게 되는 탐구 시간, 손이 떨릴 때
탐구 영역 시험지를 받아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시계를 한 번 봐요. 두 번째 문제를 풀고 또 봐요. 다섯 번째 문제에서 막히면 시계를 보고, 머릿속에서 "벌써 몇 분 썼지?"라는 계산이 시작돼요. 그 순간부터 문제의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요. 수능 과탐에서 점수를 잃는 학생들이 공통으로 겪는 장면이에요.
과탐은 실력만큼이나 마음 상태가 점수에 크게 영향을 주는 과목이에요. 시간이 빠듯하고, 계산과 자료 해석이 많고, 한 문제의 실수가 등급을 가르니까요. 실력은 충분한데 조급함 때문에 점수를 잃는 학생을 해마다 봐요.
조급함은 실수의 모양으로 나타나요
조급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면 특정한 실수가 늘어요. 문제의 조건을 끝까지 읽지 않고 풀기 시작하거나, "옳은 것"을 고르라는 문제에서 "옳지 않은 것"을 고르거나, 그래프의 단위를 잘못 읽어요. 계산 과정에서 부호를 빠뜨리거나 숫자를 옮겨 적다 틀리기도 해요.
시험이 끝나고 채점해 보면 "이걸 왜 틀렸지?" 싶은 문제가 꼭 있어요. 그 문제들을 모아 보면 대부분 실력이 아니라 조급함에서 나온 실수예요. 아는 문제를 틀리는 것만큼 아까운 일이 없죠. 그리고 과탐에서는 이런 실수 한두 개가 등급을 바꿔요.
막히는 문제에서 빠져나오는 연습
조급함이 가장 크게 터지는 순간은 막히는 문제를 만났을 때예요. 한 문제에 매달려 시간을 쓰다 보면 남은 문제가 걱정되고, 그 걱정이 지금 문제를 푸는 데도 방해가 돼요. 결국 이 문제도 못 풀고 뒤 문제도 시간에 쫓겨 풀게 되죠.
그래서 막히는 문제에서 과감하게 넘어가는 연습이 필요해요. 평소 모의고사를 풀 때 한 문제에 쓸 수 있는 시간의 상한선을 정해 두세요. 그 시간을 넘기면 표시만 하고 다음 문제로 가는 거예요. 처음에는 넘어가는 게 불안하지만, 몇 번 해 보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져요. 다 풀고 돌아왔을 때 막혔던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도 많아요.
시계를 보는 횟수를 정해 두세요
시계를 자주 보는 것도 조급함을 키워요. 볼 때마다 남은 시간을 계산하게 되고, 그 계산이 머릿속을 차지해요. 그래서 시계를 보는 시점을 미리 정해 두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시험지 중간쯤 왔을 때 한 번, 마지막 문제를 풀기 전에 한 번 정도요.
이 방법은 연습이 필요해요. 평소 모의고사를 풀 때부터 시계를 보는 시점을 정해 두고 지키는 연습을 해 보세요. 처음에는 불안하지만, 익숙해지면 시험 중에 시간 걱정에 쓰는 에너지가 줄어들어요.
시험장에서는 손목시계를 쓰게 되니, 평소에도 휴대폰 타이머 대신 수능 때 찰 시계를 책상 위에 두고 연습하는 게 좋아요. 시계 바늘을 보는 감각까지 미리 익숙해져 있으면 시험 당일 낯선 요소가 하나 줄어들어요. 작은 차이 같지만, 낯선 것이 적을수록 마음은 덜 흔들려요.
문제를 읽는 속도는 늦춰도 돼요
조급할수록 문제를 빨리 읽으려고 해요. 그런데 과탐에서 시간을 아끼는 건 읽는 속도가 아니라 정확하게 읽는 데서 나와요. 조건을 하나 놓치면 그걸 찾느라 다시 읽어야 하고, 잘못 이해한 채로 풀다가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할 때도 있어요.
문제를 읽을 때 중요한 조건에 밑줄을 긋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옳은 것", "옳지 않은 것", 단위, 조건의 숫자 같은 것들이요. 밑줄 긋는 데 몇 초가 들지만, 그 몇 초가 다시 읽는 몇 분을 아껴 줘요. 다 푼 뒤 남은 시간에는 새로 풀지 말고, 밑줄 그은 조건과 내가 고른 답이 정말 맞물리는지만 빠르게 훑어보세요.
수능 날 아침의 마음
수능 날 탐구 시간은 하루 중 늦은 시간이에요. 국어와 수학, 영어를 치르고 나면 이미 많이 지쳐 있어요. 앞 시간 시험을 잘 못 봤다는 생각까지 들면 조급함이 더 커지죠. 그래서 탐구 시험 전 쉬는 시간에는 앞 시험을 떠올리지 않는 연습이 필요해요.
지금부터 수능까지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탐구 시간 직전에 깊게 숨을 세 번 쉬고 시작하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작은 의식이지만, 그 세 번의 숨이 수능 날 내 손을 차분하게 붙잡아 줄 거예요. 연습 때 한 적 없는 일을 시험장에서 갑자기 해내기는 어려워요.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연습이 필요한 기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