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책과 문제 많은 책, 우리 아이는 어느 쪽일까
중학생 과학 문제집 코너에 가 보면 유독 손이 많이 탄 두 책이 있어요. 완자와 오투예요. 과학 개념서를 하나 사려는 부모님은 대부분 이 둘 사이에서 고민하시죠. 아이 친구는 완자를 쓴다고 하고, 학원에서는 오투를 추천했다고 하고요. 결국 상담 때 이런 질문이 나와요. "둘이 뭐가 다른 거예요?"
두 책은 비슷해 보이지만 성격이 꽤 달라요. 어느 책이 더 좋은지를 따지기보다, 각 책이 어떤 공부에 맞게 만들어졌는지를 알면 아이에게 맞는 쪽이 자연스럽게 보여요.
완자는 혼자 읽는 아이에게 친절해요
완자는 흔히 자습서에 가까운 개념서로 알려져 있어요. 개념 설명이 자세하고 그림과 정리가 많아서, 수업을 듣지 않고 혼자 읽어도 내용을 따라가기 쉬운 편이에요. 개념을 쉽게 풀어 주는 장치가 많고, 문제도 개념을 확인하는 수준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구성이에요.
그래서 과학에 자신이 없는 아이, 수업 시간에 놓친 부분을 집에서 혼자 메워야 하는 아이, 시험 전에 교과서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싶은 아이에게 잘 맞아요. 대신 친절한 만큼 분량이 많아서, 이미 개념을 잘 알고 있는 아이에게는 읽을 게 너무 많게 느껴질 수 있어요.
오투는 문제로 확인하고 싶은 아이에게 맞아요
오투는 개념 정리와 함께 문제 비중이 꽤 높은 책으로 알려져 있어요. 개념을 핵심 위주로 정리한 뒤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바로 연결해요. 특히 그래프나 실험을 해석하는 문제가 많아서, 학교 시험의 응용 문제를 대비하는 데 쓰는 학생이 많아요.
그래서 수업 시간에 개념은 어느 정도 잡혔는데 문제에서 자꾸 틀리는 아이,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확인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 학교 시험에서 고득점을 노리는 아이에게 잘 맞아요. 반대로 개념이 아직 흐릿한 아이가 오투부터 시작하면 문제에서 계속 막혀서 지칠 수 있어요.
두 책 모두 개정이 이뤄지면서 구성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지금 판본은 서점에서 직접 펴 보고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해요.
아이의 공부 습관과 나란히 놓아 보세요
책을 고르기 전에 아이가 평소 과학을 어떻게 공부하는지 떠올려 보세요. 교과서를 읽으면서 이해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인지, 문제를 풀면서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인지요. 앞쪽이라면 완자, 뒤쪽이라면 오투가 손에 잘 붙을 가능성이 높아요.
최근 과학 성적도 함께 보세요. 시험에서 개념을 묻는 기본 문제부터 틀리고 있다면 먼저 개념을 탄탄히 해야 하니 설명이 자세한 책이 맞아요. 기본 문제는 다 맞는데 그래프나 실험 문제에서 점수가 깎인다면 문제 연습이 많은 책이 도움이 돼요. 같은 아이라도 학년이나 단원에 따라 필요한 책이 바뀔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둘 다 필요해 보인다면 순서를 정해요
과학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는 아이라면 두 책을 함께 쓰는 방법도 있어요. 다만 동시에 펴 놓고 번갈아 보는 건 권하지 않아요. 한 단원을 완자로 개념 정리하고, 같은 단원을 오투로 문제 풀이하는 식으로 순서를 정해서 쓰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두 책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어느 책도 중간에 버려지지 않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에게는 한 권이면 충분해요. 과학은 수학처럼 문제를 아주 많이 풀어야 실력이 느는 과목이라기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걸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을 적당히 하면 되는 과목이에요. 한 권을 제대로 끝내고, 시험 전에 학교 교과서와 프린트를 꼼꼼히 보는 게 문제집 두 권을 반쯤 푸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어떤 책을 고르든 학교 교과서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학교 시험은 교과서와 수업 시간에 나눠 준 학습지를 바탕으로 출제되니까요. 개념서는 교과서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길잡이로 쓰고, 시험 직전에는 반드시 교과서로 돌아와 마무리하는 게 좋아요. 개념서에서 본 그림과 교과서 그림이 다르게 생겼다면 둘을 나란히 놓고 같은 내용인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복습이 돼요.
서점에서 같은 단원을 펴 보세요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두 책의 같은 단원을 펴 보는 거예요.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단원이면 더 좋아요. 아이에게 몇 쪽씩 읽어 보게 하고, 문제도 몇 개 풀어 보게 하세요. 그리고 "어느 쪽이 더 편해?" 하고 물어보는 거예요.
아이가 직접 고른 책은 끝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요. 오늘 저녁에는 아이에게 지금 과학 시간에 배우는 단원이 어디인지만 먼저 물어봐 주세요. 그 단원이 서점에서 두 책을 비교할 출발점이 되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