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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수강 신청서 앞에서 펜이 멈춘 고1에게

EDU HIGH 운영자 · 2025.06.25

가을이 깊어지면 고1 교실에 종이 한 장이 돌아요. 2학년 때 들을 선택과목을 고르는 수강 신청서예요. 사회 쪽에서 두 과목을 골라야 하는 칸 앞에서 펜이 멈춘 학생이 많죠. 그리고 대부분 이렇게 결정해요. 경영학과 가고 싶으니까 경제, 법대 생각하니까 법과 사회. 진로에 맞추면 틀릴 일은 없을 것 같거든요.

진로를 따지는 건 당연히 필요해요. 그런데 진로만 보고 고르면 놓치는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고1이 선배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어요. 이 학생들이 치르는 수능에서는 사회탐구 과목을 고르지 않는다는 거예요.

필통에 꽂힌 펜과 연필

수능 과목을 고르는 시간이 아니에요

선배들은 사회탐구 과목을 고를 때 수능을 함께 생각했어요. 어떤 과목이 점수 따기 쉬운지, 응시자가 많은지를 따졌죠. 그런데 이 학생들이 치를 수능에서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출제되고, 모든 학생이 두 과목을 다 봐요. 선택과목이 없어요.

그러니 지금 고르는 사회 선택과목은 수능 과목이 아니라 학교에서 2학년 동안 배우고 내신 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 과목이에요. 이 차이를 알고 나면 고르는 기준이 달라져요. 수능 유불리 대신 내가 이 과목을 1년 동안 잘 배울 수 있는지, 이 과목이 내 기록에 어떤 이야기를 남겨 줄지를 봐야 해요.

우리 학교에 무엇이 열리는지부터 보세요

진로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우리 학교 교육과정 편성표예요. 2학년과 3학년에 어떤 사회 과목이 어떤 순서로 열리는지 적혀 있어요. 어떤 과목은 2학년에만 열리고, 어떤 과목은 3학년에 이어지는 심화 과목이 따로 있어요. 2학년 과목이 3학년 과목의 바탕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

이걸 모르고 2학년 과목을 고르면 3학년 때 듣고 싶은 과목의 앞 단계를 놓칠 수 있어요. 그래서 수강 신청서를 받으면 2학년 칸만 보지 말고, 3학년까지 이어지는 줄을 그어 보세요. 학교마다 편성이 꽤 다르니 담임 선생님이나 교육과정 담당 선생님께 묻는 게 가장 정확해요.

수강 인원은 내신과 바로 이어져요

고등학교 내신은 상대평가로 등급이 매겨지는 과목이 많아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어서 상위 10%까지가 1등급이에요. 수강 인원이 적은 과목은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자리 자체가 아주 적어져요. 스무 명이 듣는 과목이면 1등급은 두 명 정도예요.

반대로 사회와 과학의 일부 융합선택 과목은 상대평가 등급 없이 성취도만 기록돼요. 이런 과목은 등급 부담은 적지만, 그만큼 성취도 A를 받고 수업에서 무엇을 했는지가 더 중요해져요. 과목마다 평가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작년에 몇 명이 들었는지는 학교에 물어보면 알 수 있어요. 진로에 맞는 과목이라도 이런 조건을 알고 고르는 것과 모르고 고르는 것은 결과가 달라요.

책상과 의자가 놓인 빈 교실

내가 잘 배울 수 있는 과목인가요

두 번째로 볼 것은 나와 과목의 궁합이에요. 사회 과목이라고 다 비슷하지 않아요. 경제는 그래프와 계산이 꽤 나오고, 윤리 과목은 긴 글을 읽고 사상가의 생각을 비교해야 하고, 지리는 지도와 통계를 읽는 힘이 필요해요. 법과 사회는 낯선 법률 용어와 사례 판단이 많아요.

1학년 통합사회를 배우면서 어떤 단원이 재미있었는지, 어떤 단원에서 점수가 잘 나왔는지 떠올려 보세요. 그게 꽤 정확한 단서예요. 진로에 딱 맞지만 1년 내내 힘들어할 과목과, 진로와 조금 거리가 있지만 잘 해낼 수 있는 과목 사이에서 고민된다면 둘 중 하나씩 섞는 것도 방법이에요.

진로와의 연결은 그다음에 봐요

이 두 가지를 확인했다면 이제 진로를 볼 차례예요. 대학 중에는 학과별로 고등학교에서 들으면 좋은 과목을 안내하는 곳이 있어요. 서울대처럼 이런 권장과목을 서류평가에 반영한다고 밝힌 대학도 있고요.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의 안내 자료를 찾아보면, 사회 과목 중 무엇을 권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대학마다 다르니 꼭 해당 대학 자료를 직접 보세요.

진로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 너무 좁게 고르지 않는 게 좋아요. 여러 학과와 이어질 수 있는 과목을 하나 넣어 두면 나중에 진로가 바뀌어도 기록이 어색해지지 않아요.

신청서를 내기 전 하루만 더 생각해요

수강 신청은 생각보다 빨리 끝나고, 나중에 바꾸기는 쉽지 않아요. 오늘 신청서를 받았다면 바로 내지 말고 하루만 들고 있어 보세요. 그리고 학교 편성표를 펴서 3학년까지 이어지는 줄을 그어 보고, 1학년 통합사회 시험지를 꺼내 내가 어떤 단원에 강했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 하루가 2학년 1년을 꽤 편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