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을 중학교 방식으로 봤다면 기말 전에 손볼 것
고1 첫 중간고사가 끝난 다음 주 교실은 묘하게 조용해요.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온 아이도, 생각보다 안 나온 아이도 저마다 계산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맘때 꼭 듣는 말이 있어요. "중학교 때처럼 했는데 왜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바로 그 말 안에 답이 있어요. 중학교 때처럼 했다는 것. 첫 시험은 중학교 방식이 고등학교에서 어디까지 통하고 어디서 안 통하는지를 처음으로 알려 준 시험이에요. 기말고사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지만, 바꿔야 할 것을 세 가지로 좁히면 충분히 손볼 수 있어요.
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날짜가 너무 늦었어요
첫 번째로 바꿀 건 시작 시점이에요. 중학교 때는 시험 2주 전에 시작해도 범위를 한두 번 볼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는 과목 수도 많고 한 과목의 범위도 훨씬 넓어요. 2주 전에 시작한 학생은 대부분 마지막 과목을 한 번도 제대로 못 보고 시험장에 들어가요.
첫 중간고사 결과에서 유독 점수가 낮은 과목이 있다면, 그 과목을 준비 순서에서 맨 뒤에 두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세요. 기말고사는 4주 전에 시작하는 걸 기본으로 잡고, 첫 주에는 지난 시험에서 가장 약했던 과목부터 손대는 게 좋아요. 순서만 바꿔도 결과가 꽤 달라져요.
수업과 시험 사이의 연결이 끊겨 있었어요
두 번째는 수업 활용이에요. 시험지를 다시 보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강조했던 내용이 꽤 많이 나와 있어요. 그런데 많은 고1이 수업 시간을 듣는 시간으로만 쓰고, 정작 시험공부는 문제집으로 해요. 학원 교재로 공부하다 보면 우리 학교 선생님의 출제 방향과 어긋나는 일이 생기죠.
기말고사까지는 수업이 끝난 날 그날 필기를 오 분만 다시 보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선생님이 "이건 중요해" 하고 말한 부분에 작은 표시를 해 두면, 시험 4주 전에 그 표시만 모아도 학교 시험의 뼈대가 나와요. 중학교 때보다 선생님마다 강조점이 더 뚜렷해지는 게 고등학교 시험의 특징이에요.
틀린 문제를 다시 보지 않았어요
세 번째는 오답이에요. 첫 중간고사 시험지, 지금 어디 있나요? 가방 어딘가에 구겨져 있거나 이미 버렸다면 여기서부터 바꿔야 해요. 고등학교 시험은 같은 선생님이 1년 내내 출제하는 경우가 많아서, 중간고사 문제 스타일이 기말에서도 이어지는 일이 흔해요.
틀린 문제마다 옆에 이유를 적어 보세요. 개념을 몰랐는지, 알았는데 실수했는지, 시간이 모자랐는지. 이유를 세 가지로만 나눠도 내게 필요한 공부가 보여요. 개념을 몰라 틀린 게 많으면 교과서로 돌아가야 하고, 실수가 많으면 문제 풀 때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시간이 모자랐다면 시간 재고 푸는 연습이 필요해요.
서술형에서 깎인 점수가 있다면 그것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채점된 답안지를 들고 선생님께 어디서 감점됐는지 여쭤보면, 그 선생님이 서술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정확히 알 수 있어요. 고1 학생들은 이런 질문을 쑥스러워하는데, 선생님 입장에서는 시험지를 다시 들고 오는 학생이 반가워요. 기말고사 서술형의 채점 기준을 미리 듣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셋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지 마세요
세 가지를 동시에 다 바꾸려고 하면 금방 지쳐요. 이번 주에는 오답 정리, 다음 주에는 수업 필기 다시 보기, 그다음 주에 기말 계획 세우기처럼 하나씩 들여오면 돼요. 습관은 한 번에 하나씩 자리 잡을 때 오래 가요.
첫 시험을 잘 본 학생도 예외는 아니에요. 운 좋게 범위가 잘 맞았을 수도 있고, 중학교 방식이 그 시험에서만 통했을 수도 있어요. 기말고사는 보통 범위가 더 넓고 난도도 올라가요. 잘 본 학생일수록 이번에 이 세 가지를 점검해 두면 2학기가 훨씬 편해져요.
부모님은 결과보다 바꾼 것 하나를 물어봐 주세요
첫 시험 결과를 보고 걱정이 크시겠지만, 아이에게 "다음엔 몇 점 받을 거야?"보다 "이번에 뭘 하나 바꿔 볼 거야?"라고 물어봐 주세요. 점수 목표는 아이를 조급하게 만들지만, 바꿀 것 하나를 정하는 질문은 아이가 스스로 방법을 생각하게 해요.
오늘 가방 속에서 첫 중간고사 시험지를 꺼내 보세요. 그리고 틀린 문제 하나를 골라 왜 틀렸는지 한 줄만 적어 보세요. 기말고사 준비는 그 한 줄에서 시작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