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한 권에 모든 자료를 모아 두는 단권화
시험 전날 밤 중3 학생의 책상을 떠올려 보세요. 교과서, 수업 필기 공책, 선생님이 나눠 준 학습지 묶음, 학원 교재, 문제집 두 권. 다 펼쳐 놓았는데 정작 무엇부터 봐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넘기다 시간이 가요.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오히려 길을 잃게 만드는 거예요.
중학교 내신에서 꾸준히 높은 점수를 받는 학생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시험 전날 펼치는 책이 딱 한 권이에요. 흩어진 자료를 한곳에 모아 놓은 책, 흔히 단권화라고 부르는 방법이에요.
단권화는 새 노트가 아니라 기준 책 한 권에서 시작해요
단권화라고 하면 예쁜 새 노트에 처음부터 정리하는 걸 떠올리는 학생이 많아요. 그렇게 하면 정리하는 데만 몇 주가 걸리고, 정작 공부할 시간은 사라져요. 단권화의 출발점은 이미 가지고 있는 책 한 권이에요. 중학교 내신이라면 대부분 교과서가 가장 좋은 기준 책이에요. 시험이 교과서에서 나오니까요.
교과서를 기준으로 정했다면, 이제 다른 자료에 있는 내용을 교과서 위로 옮겨 와요.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덧붙인 설명은 교과서 여백에, 학습지에만 있는 자료는 해당 쪽에 작게 붙이거나 요점만 옮겨 적어요.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는 관련 내용이 있는 교과서 쪽에 짧게 메모해요.
옮겨 적을 때는 짧게, 내 말로
여백은 좁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짧게 쓰게 돼요. 이게 단권화의 좋은 점이에요. 선생님 설명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게 아니라 핵심만 골라 내 말로 줄여야 하니까, 옮겨 적는 과정 자체가 이해하는 과정이 돼요.
색은 두세 가지만 써요. 선생님이 강조한 것은 빨간색, 내가 틀린 것은 파란색, 이런 식으로 뜻을 정해 두면 나중에 다시 볼 때 한눈에 구분돼요. 색이 많아지면 오히려 무엇이 중요한지 흐려져요.
과목마다 기준 책은 달라질 수 있어요
모든 과목에서 교과서가 기준 책인 건 아니에요. 수학은 교과서보다 선생님이 나눠 준 학습지나 자주 쓰는 문제집 한 권이 기준이 되기도 해요. 영어는 본문과 문법 정리가 함께 있는 학교 프린트가 더 나을 수 있어요. 기준은 하나예요. 시험 문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자료가 그 과목의 기준 책이에요.
기출문제를 보면 이 판단이 쉬워져요. 지난 시험 문제가 어느 자료에서 많이 나왔는지 확인하고, 그 자료를 기준으로 삼으면 돼요. 과목마다 한 권씩, 중3이라면 주요 과목 대여섯 권이 단권화 대상이에요.
시험 4주 전부터 쌓아 가는 책이에요
단권화는 시험 직전에 몰아서 하는 작업이 아니에요. 평소 수업이 끝날 때마다 조금씩 쌓아 가는 게 가장 좋아요. 오늘 수업에서 선생님이 강조한 게 있다면 그날 교과서에 옮겨 적고, 학습지를 받으면 그날 해당 쪽에 붙여요. 이렇게 하면 시험 4주 전쯤에는 이미 단권화가 반 이상 되어 있어요.
시험 준비 기간에는 이 책에 문제 풀이 결과만 더해요. 틀린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련 쪽에 표시하고, 같은 곳에 표시가 두 번 생기면 그곳은 시험 전날 꼭 다시 볼 곳이에요. 시험 전날 밤에는 이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넘기며 표시된 곳만 확인하면 돼요.
단권화 책을 만들 때 자주 하는 실수도 하나 짚어 둘게요. 모든 자료를 빠짐없이 옮기려다 교과서 여백이 글씨로 꽉 차서 오히려 읽기 힘들어지는 경우예요. 옮길지 말지 고민되는 내용이 있으면 하나만 물어보세요. 이게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빼도 돼요. 단권화의 목적은 모든 걸 담는 게 아니라 시험 전날 볼 것만 남기는 거예요. 시험이 끝난 뒤에는 이 책을 넘겨 보며 실제로 나온 문제에 체크해 두세요. 다음 학기 단권화가 훨씬 정확해져요.
고등학교로 가져가는 가장 좋은 습관
중3에 단권화를 해 본 학생은 고등학교에 가서도 같은 방법을 쓸 수 있어요. 고등학교는 과목도 많고 자료도 훨씬 많아져서, 단권화를 할 줄 아는 학생과 모르는 학생의 차이가 더 커져요. 시험 전날 무엇을 볼지 아는 학생은 마음부터 차분해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어요. 오늘 가장 자신 없는 과목 하나를 골라, 교과서를 기준 책으로 정하고 이번 주 수업 필기 한 쪽만 옮겨 적어 보세요. 단권화 노트는 그렇게 한 쪽씩 자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