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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필기 공책을 시험 무기로 바꾸는 오 분

EDU HIGH 운영자 · 2025.03.13

고1 학생 공책을 넘겨 보면 놀랄 때가 있어요.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꼼꼼하게 받아 적은 흔적이 빼곡해요. 화살표도 있고, 별표도 있고, 칠판 그림까지 따라 그려 놓았어요. 그런데 물어보면 시험 기간에 이 공책을 다시 본 적이 거의 없대요. 시험공부는 학원 교재와 문제집으로 했고요.

필기는 쓰는 순간보다 다시 볼 때 힘을 써요. 특히 학교 시험은 그 수업을 한 선생님이 내기 때문에, 수업 시간의 필기만큼 시험에 가까운 자료도 드물어요. 문제는 필기를 다시 보는 방법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는 거예요.

쌓여 있는 공책 세 권

필기가 시험 자료가 되지 못하는 이유

필기를 다시 보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비슷하게 답해요. "다시 보면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수업 시간에는 다 이해했던 내용인데, 며칠 지나 펼쳐 보면 글자만 남아 있고 왜 이렇게 적었는지가 기억나지 않는 거예요.

이건 필기를 하는 순간과 다시 보는 순간 사이가 너무 멀어서 생기는 일이에요. 수업이 끝나고 바로는 머릿속에 선생님 목소리와 설명의 흐름이 남아 있어요. 그런데 이게 하루, 이틀 지나면 빠르게 흐려져요. 시험 3주 전에 처음 펼친 필기는 남이 쓴 공책처럼 낯설어요.

수업 끝나고 오 분, 그날 필기에 손대기

그래서 필기 다시 보기의 첫 번째 단계는 그날 하는 거예요.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나 집에 가는 길에 그날 필기를 딱 오 분만 다시 봐요. 그리고 두 가지만 해요. 선생님이 특히 강조했던 부분에 표시하기, 그리고 이해가 덜 된 부분에 물음표 달기.

이 오 분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몇 주 뒤에 필기를 펼쳤을 때 큰 차이를 만들어요. 표시가 있는 필기는 어디를 먼저 봐야 할지 알려 주고, 물음표는 내가 아직 해결 못 한 곳을 알려 줘요. 물음표는 다음 수업 전에 선생님께 여쭤보거나 교과서를 다시 읽어서 지워 두면 좋아요.

시험 준비 때는 교과서와 나란히

시험 준비를 시작하면 필기를 교과서 옆에 펼쳐 놓으세요. 교과서 한 쪽을 읽고, 그 부분을 수업할 때 쓴 필기를 바로 이어서 봐요. 그러면 교과서에는 없는데 필기에만 있는 내용이 눈에 들어와요. 선생님이 덧붙인 예시, 다른 단원과 이어 준 설명, "이건 잘 헷갈려" 하고 짚어 준 부분 같은 것들이요.

표면에 흩어진 형광펜들

이 덧붙인 내용이 시험에서 변별력 있는 문제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요. 교과서 본문만 외운 학생은 맞히기 어려운데, 수업을 들은 학생은 맞힐 수 있는 문제를 내는 게 학교 시험의 성격이거든요. 이 부분을 교과서 여백에 옮겨 적어 두면 교과서와 필기가 한 권으로 합쳐져요.

필기를 보다가 교과서와 다르게 적힌 부분을 발견할 때도 있어요. 선생님이 교과서 설명을 더 쉽게 바꿔 말했거나, 교과서와 조금 다른 관점을 소개했을 수 있어요. 이런 부분은 그냥 넘기지 말고 표시해 두세요. 교과서와 필기가 어긋나는 곳은 선생님이 일부러 힘을 준 곳일 때가 많아서, 시험에서 선택지 하나로 슬쩍 등장하곤 해요. 헷갈리면 시험 전에 선생님께 어느 쪽으로 이해하면 되는지 여쭤보는 게 가장 안전해요.

필기를 질문으로 바꿔 보세요

필기를 그냥 읽기만 하면 금방 지루해져요. 한 단계 더 나가고 싶다면 필기 내용을 질문으로 바꿔 보세요. 필기에 "산업 혁명 이후 도시 인구 급증, 주거 환경 악화"라고 적혀 있다면, 공책 오른쪽 끝에 "산업 혁명 이후 도시에서 생긴 문제는?"이라고 질문을 적는 거예요.

그리고 시험 전에는 필기 내용을 가리고 질문만 보며 답해 봐요. 대답이 나오면 넘어가고, 막히면 필기를 다시 봐요. 이렇게 하면 필기가 저절로 문제집이 돼요. 그것도 우리 학교 선생님의 수업에서 나온, 세상에 하나뿐인 문제집이에요.

필기가 엉망이어도 괜찮아요

필기를 깔끔하게 못 해서 다시 보기 싫다는 학생도 있어요. 글씨가 엉망이고, 중간중간 빠진 곳도 있고요. 괜찮아요. 필기는 예쁘게 보관하는 작품이 아니라 공부를 위한 도구예요. 빠진 부분은 친구 필기를 빌려 채우면 되고, 알아보기 어려운 부분은 그날 오 분 다시 보기 때 고쳐 쓰면 돼요.

오히려 너무 깔끔하게 필기하려다 선생님 설명을 놓치는 경우가 더 아까워요. 수업 시간에는 빠르게 받아 적고, 정리는 나중에 해도 돼요. 오늘 수업이 끝나면 가장 최근 과목 필기를 펼쳐서, 선생님이 강조했던 곳 하나에 별표 하나만 그려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