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다섯 개와 중간고사가 한 주에 몰렸어요
"이번 주에 수행평가가 다섯 개예요. 다음 주부터 중간고사 공부해야 하는데요." 고2 교실에서 시험 3주 전쯤 자주 듣는 하소연이에요. 국어 발표, 영어 에세이, 화학 실험 보고서, 체육 실기, 음악 가창. 하나하나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한 주에 몰리니 숨이 막혀요. 그러다 보면 지필 공부 시작이 일주일씩 밀려요.
이 시기를 잘 버티는 학생과 무너지는 학생의 차이는 체력이나 머리가 아니라 일정을 보는 방식에 있어요. 수행평가와 지필을 서로 싸우는 두 일로 보면 계속 밀리고, 하나의 일정표 안에 같이 놓고 보면 생각보다 길이 보여요.
마감 날짜부터 한 장에 모아요
첫 번째로 할 일은 지금 걸려 있는 모든 마감을 한 장에 모으는 거예요. 수행평가 마감, 발표 날짜, 실기 날짜, 그리고 지필고사 시험 날짜까지. 각 과목 선생님이 따로 알려 주신 날짜가 머릿속과 휴대폰과 공책에 흩어져 있으면 무엇이 급한지 판단이 안 돼요.
한 장에 모으면 보이는 게 있어요. 사실 이번 주에 정말로 끝내야 하는 건 두 개뿐이고, 나머지 세 개는 다음 주 초 마감이라는 식이요. 막연하게 다섯 개라고 생각할 때보다 훨씬 덜 무서워요. 반대로 생각보다 더 빠듯하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정확히 아는 게 먼저예요.
수행평가를 크기별로 나눠요
다음은 수행평가마다 필요한 시간을 대략 가늠해 보는 거예요. 한 시간이면 끝나는 것, 서너 시간이 필요한 것, 며칠에 걸쳐 조금씩 해야 하는 것. 이렇게 크기를 나누면 일정 짜기가 쉬워져요.
작은 것은 쉬는 시간이나 자습 시간 틈에 바로 해치워요. 미루면 계속 머릿속에서 신경 쓰이거든요. 큰 것은 며칠에 나눠서 매일 조금씩 해요. 보고서나 에세이는 하루 만에 몰아 쓰면 질이 떨어지기 쉬워요. 하루는 자료 모으기, 다음 날은 초안 쓰기, 그다음 날 고치기처럼 나누면 하루 부담이 줄어요.
지필 공부는 멈추지 말고 작게 이어 가요
수행평가가 몰린 주에 가장 흔한 실수는 지필 공부를 완전히 멈추는 거예요. "수행평가 끝나고 시작하자" 하다 보면 그 주가 끝나고 나서야 시작하게 되고, 이미 남은 시간이 부족해요. 수행평가 주간에도 지필 공부를 하루 한 시간이라도 이어 가는 게 좋아요.
이때 하기 좋은 지필 공부는 머리를 덜 쓰는 일이에요. 시험 범위 확인하기, 교과서 한 번 훑어 읽기, 단어 외우기 같은 것들이요. 수행평가로 지친 머리에 어려운 수학 문제를 넣기보다, 가벼운 준비를 꾸준히 해 두면 수행평가가 끝났을 때 바로 본격적인 공부로 넘어갈 수 있어요.
수행평가와 지필이 겹치는 과목을 노려요
같은 과목의 수행평가와 지필은 내용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요. 화학 실험 보고서를 쓰다 보면 그 단원 개념을 다시 정리하게 되고, 영어 에세이를 쓰면서 쓴 표현이 지필 서술형에 도움이 되기도 해요. 수행평가를 하면서 지필 범위와 관련된 내용을 짧게 메모해 두면, 나중에 그 과목 지필 공부를 할 때 출발점이 생겨요.
그래서 수행평가를 대충 끝내고 지필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은 아까울 때가 많아요. 수행평가를 제대로 하는 게 그 과목 지필 준비의 첫 단계가 되기도 하니까요. 특히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담기는 내용도 이런 수업 활동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선생님께 미리 여쭤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마감이 겹쳐 도저히 감당이 안 될 때, 마감 직전에 사정을 말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지만 일주일쯤 전에 계획을 보여 드리며 상의하면 조언을 얻을 수 있어요. 마감을 바꿔 주시지 않더라도, 어느 부분에 힘을 주면 좋은지 알려 주시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아낄 수 있어요.
잠을 줄이는 건 마지막 수단이에요
일이 몰리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잠이에요. 하루 이틀은 버틸 수 있어도, 시험 기간 전체를 잠을 줄여 버티면 정작 시험 날 컨디션이 무너져요. 수행평가 때문에 밤을 새웠다면 다음 날은 일찍 자서 회복하는 게 오히려 시간을 아끼는 길이에요.
부모님도 이 시기만큼은 아이 일정표를 한 번 같이 봐 주세요. 무엇을 대신해 주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어디서 막히는지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요. 오늘 휴대폰과 공책에 흩어져 있는 마감 날짜를 종이 한 장에 모두 옮겨 적어 보세요. 그 한 장이 이 시기를 버티는 지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