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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전날 새벽까지 단어를 외웠는데 모의고사를 망쳤어요

EDU HIGH 운영자 · 2025.06.13

모의고사 전날 밤, 독서실에서 새벽 두 시까지 영어 단어장을 넘기는 고2 학생이 있어요. 내일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는 마음에 내신 시험처럼 벼락치기를 하는 거죠. 다음 날 아침, 1교시 국어 시간에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지문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요. 결과는 평소보다 낮게 나오고, 아이는 더 초조해집니다.

이 장면에서 뭔가 거꾸로 됐다는 느낌이 드시나요. 모의고사는 내신처럼 범위를 외워서 점수를 끌어올리는 시험이 아니에요. 이름 그대로 진짜 시험을 흉내 낸 연습 경기예요. 연습 경기에서 이기려고 몸을 망가뜨리면 본 경기에서 쓸 힘이 남지 않아요.

검은 줄 종이 위의 만년필

내신 성적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건 기회라는 뜻이에요

모의고사 성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도, 내신에도 남지 않아요. 많은 학생이 이 사실을 듣고 "그럼 대충 봐도 되네"라고 생각해요. 반은 맞는 말이에요. 점수 자체에 매달릴 필요는 없거든요. 그런데 나머지 반은 이렇게 읽어야 해요. 점수가 기록되지 않으니 마음껏 실험해 볼 수 있다는 거예요.

내신 시험에서는 새로운 풀이 순서를 시도하기가 겁나요. 망치면 그대로 기록되니까요. 하지만 모의고사에서는 국어를 문학부터 풀어 볼지 독서부터 풀어 볼지, 수학 어려운 문제를 몇 분까지 붙잡을지, 영어 듣기 시간에 다른 문제를 읽어 둘지 같은 걸 마음껏 시험해 볼 수 있어요. 이런 실험을 고2 때 충분히 해 둔 학생은 고3이 되면 자기만의 방식이 이미 정해져 있어요.

실험을 할 때는 한 번에 하나만 바꾸는 게 좋아요. 국어 순서도 바꾸고 수학 시간 배분도 바꾸고 영어 듣기 방식도 바꾸면, 점수가 올라도 내려가도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거든요. 이번 시험에서는 국어 순서 하나만, 다음 시험에서는 수학 시간 배분 하나만. 이렇게 천천히 쌓아 가면 1년 뒤에는 꽤 단단한 나만의 시험 방식이 만들어져 있어요.

전날에는 새로운 걸 넣지 말고 몸을 맞추세요

수능 날과 비슷한 하루를 보내는 연습부터 해 보세요. 모의고사 전날에는 평소 하던 공부를 가볍게 마무리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요. 아침에는 수능 날 먹을 법한 아침밥을 먹고, 시험 시작 전에는 짧은 국어 지문 하나를 읽으며 머리를 깨워요. 이런 루틴을 모의고사 때마다 반복하면 수능 날 아침이 낯설지 않아요.

시험 중에는 점수보다 내 모습을 관찰해 보세요. 어느 교시에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몇 번 문제에서 시간을 많이 썼는지, 마킹은 언제 했는지. 시험지 여백에 문제를 푼 시각을 작게 적어 두면 나중에 돌아볼 때 큰 도움이 돼요.

진짜 공부는 시험이 끝난 다음부터예요

많은 학생이 모의고사를 마치면 채점하고 등급을 확인한 뒤 시험지를 덮어요. 그런데 모의고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의 대부분은 시험 이후에 있어요. 가능하면 당일이나 다음 날, 기억이 생생할 때 다시 풀어 보세요. 해설을 보기 전에 틀린 문제를 시간 제한 없이 다시 풀어 보는 거예요.

이때 다시 풀어서 맞힌 문제와 다시 풀어도 못 푼 문제는 전혀 다른 신호예요. 다시 풀어서 맞혔다면 실력은 있는데 시험장에서 꺼내지 못한 거예요. 시간 관리나 긴장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죠. 다시 풀어도 안 된다면 그 부분 개념이 아직 비어 있는 거예요. 두 경우를 구분해서 적어 두면 다음 한 달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져요.

작은 알람시계를 든 손

고2의 모의고사는 수능 시험장을 미리 걷는 일이에요

앞으로 치르는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이 모두 공통 과목으로 치러지고, 탐구도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바뀌어요. 선택과목 고민이 줄어든 만큼, 같은 범위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푸느냐가 더 중요해져요. 결국 시험 운영 능력이 차이를 만든다는 뜻이고, 그 능력은 모의고사를 몇 번이나 제대로 연습했느냐에 달려 있어요.

1년에 몇 번 없는 모의고사를 그냥 흘려보내면 수능장에서 처음 해 보는 일이 너무 많아져요. 반대로 모의고사마다 하나씩 실험하고 돌아본 학생은 수능 날 "이건 해 본 적 있어"라는 마음으로 시험지를 펼 수 있어요. 그 마음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요.

다음 모의고사에서 시험해 볼 것 하나

다음 모의고사를 보기 전에 이번엔 무엇을 실험해 볼지 하나만 정해 보세요. 수학 어려운 문제는 5분 넘으면 표시하고 넘어가기, 국어는 독서 지문부터 풀어 보기 같은 작은 것이면 충분해요. 점수가 아니라 그 실험의 결과를 확인하는 마음으로 시험장에 들어가면, 모의고사가 훨씬 덜 무섭게 느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