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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략

6월 성적표 뒷면에 다섯 줄만 적어 두세요

EDU HIGH 운영자 · 2025.05.12

6월 모의평가 성적표가 나오는 날, 고3 교실에는 두 종류의 한숨이 섞여 있어요. 생각보다 낮게 나와서 쉬는 한숨, 그리고 이제 정말 다섯 달밖에 안 남았다는 걸 실감해서 쉬는 한숨이요. 어느 쪽이든 그날 저녁에는 대개 비슷한 결심을 해요. 내일부터 다시 제대로 하자.

그런데 다음 날 무엇부터 제대로 할지는 정하지 않은 채 잠드는 경우가 많아요. 6월 성적표는 그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예요. 그냥 등급만 보고 서랍에 넣기엔 담긴 정보가 너무 많아요.

나무 탁자 위의 노트와 펜

6월 성적표가 특별한 이유

6월 모의평가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만드는 시험이에요. 3월 학력평가와 달리 졸업생도 함께 응시해요. 그래서 처음으로 수능에서 만날 경쟁자들과 같은 시험지를 받아 본 셈이에요. 3월보다 등급이 내려갔다고 놀라는 학생이 많은데, 함께 시험을 본 집단이 바뀌었으니 어느 정도는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또 이 시험은 그해 수능이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 보여 주는 신호이기도 해요. 지문 길이, 문항 배치, 어려운 문제가 어디에 놓였는지를 눈여겨보면 남은 기간 어떤 유형에 더 익숙해져야 할지 감이 와요.

과목별로 '남은 거리'를 재 보세요

성적표를 펴고 과목마다 지금 등급과 목표 등급 사이의 거리를 적어 보세요. 목표는 막연한 1등급이 아니라,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최저 기준이나 정시 목표를 바탕으로 정해야 해요. 수시에서 최저 기준이 있는 전형을 생각한다면, 어떤 과목 조합으로 그 기준을 맞출지가 첫 번째 질문이에요.

그다음엔 거리를 좁히는 데 드는 노력을 따져 봐요. 같은 한 등급이라도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리는 것과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리는 것은 필요한 시간이 다를 수 있어요. 국어처럼 실력이 천천히 쌓이는 과목도 있고, 탐구처럼 집중해서 정리하면 비교적 빨리 오르는 과목도 있어요. 거리와 속도를 함께 보면 어디에 시간을 더 줄지가 보이기 시작해요.

다섯 달을 세 토막으로 나누면 덜 막막해요

다섯 달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면 막막해요. 여름방학이 끝나는 8월 말까지, 9월 모의평가 이후 10월까지, 그리고 수능 직전 몇 주. 이렇게 세 토막으로 나눠 보세요.

첫 토막은 빈 곳을 메우는 시간이에요. 6월 시험에서 드러난 개념 구멍을 여름방학 동안 집중해서 채워요. 둘째 토막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시간이고요.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보고 시간 관리와 풀이 순서를 다듬어요. 마지막 토막은 새로운 걸 넣기보다 이미 아는 걸 확실하게 다지는 시간이에요. 이렇게 나눠 두면 지금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이 구분돼요.

수시 원서를 쓸 계획이라면 이 세 토막 사이에 원서 접수와 자기소개 준비, 면접 준비 같은 일이 끼어든다는 점도 미리 계산에 넣어 두세요. 9월에는 생각보다 공부 시간이 많이 줄어요. 그래서 여름방학인 첫 토막이 사실상 가장 길고 귀한 시간이에요. 이 시기에 개념 구멍을 메워 두지 못하면 가을에는 메울 틈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맞아요. 반대로 여름에 기초를 다져 둔 학생은 원서 기간에 흔들려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와요.

흰 종이에 쓰는 손

하루 시간표는 성적표가 정하게 하세요

남은 거리와 세 토막이 정해지면 하루 시간표를 짜요. 이때 흔히 하는 실수는 모든 과목에 똑같이 시간을 나누는 거예요. 마음이 편하긴 한데, 거리가 먼 과목은 계속 멀고 이미 가까운 과목만 더 가까워지기 쉬워요.

예를 들어 국어와 영어는 목표에 거의 닿았고 수학과 탐구 하나가 멀다면, 하루 공부 시간의 절반 이상을 그 두 과목에 주는 식이에요. 대신 가까운 과목도 매일 조금씩은 꼭 손을 대요. 감각이 끊기지 않게요. 이렇게 짠 시간표를 2주 정도 지켜 보고, 7월 학력평가 결과를 보며 한 번 더 조정하면 돼요.

오늘 저녁, 성적표 뒷면에 적을 것

6월 성적표 뒷면에 과목마다 지금 등급, 목표 등급, 그리고 여름방학 동안 메울 빈 곳 하나씩을 적어 보세요. 다 해도 다섯 줄이 안 될 거예요. 그 다섯 줄이 남은 다섯 달의 나침반이 돼요. 막연한 결심보다 종이 한 장이 훨씬 오래 버텨 줘요. 그리고 그 종이를 책상 앞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두세요. 지치는 날 고개를 들었을 때 오늘 왜 이 과목을 펴야 하는지 바로 떠오르게요.